나의 삶, 나의 집 - 집을 헐어버리려는 건설감독관과 집을 지키려는 노부인의 아름다운 우정
필립 레먼.배리 마틴 지음, 김정희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12월
평점 :
절판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실제 이야기

 

신기한 우연으로 만난 인연이다. 쇼핑몰 건설 책임자인 배리 마틴과 쇼핑몰 측에서 사려고 하는 집의 주인 이디스의 만남. 현실 속에서라면 서로 대립해야 맞는 입장일텐데, 배리 마틴은 그 집을 제외하고 쇼핑몰을 만들 전략이 있기 때문에, 이디스를 회유하려고 하지 않는다. 아마 이 점이 이들이 인연을 계속 맺어갈 수 있도록 하는 포인트일 것이다.

 

 이디스는 과거에 엄청난 삶을 살았다. 나치 스파이, 수용소 탈출, 엄청난 사람들과의 친분, 결혼 등 실제 일어났다고 믿을 수 없는 사건들을 직접 경험해온 사람이다. 아마 그래서 쇼핑몰 측에서 제시한 100만 달러의 돈도 거절하고, 자신의 집을 지키려고 했던 것 같다. 이디스가 집을 팔려고 하지 않는 이유는, 어머니가 그 집의 쇼파에서 돌아가셨기 때문이고 그 쇼파에서 자신도 역시 죽기를 바랐기 때문인 것 같다. 나이가 85세이고, 성질도 고약하지만 아마 자신이 살 수 있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했던 것 같다. 배리 마틴은 이디스의 성격을 잘 파악하고 그녀에게 잘 맞춰준다.

 결국 이디스는 죽고, 집에 대한 처분권은 배리 마틴에게 양도되었다. 후에 집은 팔리지만 자신의 신념을 지킨 이디스의 모습을 본 구입자가 그 집을 하나의 가치있는 장소로 남겨두었다.

 

 책을 보면서 이해가 어려웠던 행동은, 자신과 혈육관계가 아닌 사람에게 극진하게 대접할 수 있느냐였다. 배리 마틴은 자신의 가족들에게 양해를 구해가며 이디스를 도왔다. 물론 가족이 약간의 짜증을 냈지만, 끝까지 배리 마틴을 자랑스러워 한다. 이디스에게 배운 행동들을 자신의 부모가 알츠하이머에 걸렸을 때 응용하는데, 이것도 영화의 흔한 클리셰 처럼 느껴졌다. 다른 사람을 통해 배운 것을 또 다른 사람에게 베풀며 살아가는 주인공. 정말 믿기 힘든 설정이지만, 실제로 일어난 일들이다.

 

 정말 믿기 힘든 우정과 상황이지만, 우리의 삶은 때로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순간들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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