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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정신과 의사의 사람 도서관 - 낙인과 혐오를 넘어 이해와 공존으로
나종호 지음 / 아몬드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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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따뜻한 저자와 진료실에서 이야기하는 기분. 그런데 양이 조금 적은 느낌. 에피소드가 적은 건 아닌데 에피소드에 대한 자기 소회와 의학적 내용이 있었으면 더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에피소드를 좀 음미하다 다음 에피소드로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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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곡 특성상 과장된 측면이 내게 거부감을 줬지만 후반으로 향할 수록 이야기에 매료되었다. 흔한 멜로 드라마와 같이 신데렐라식 신분상승하는 여자 주인공이 아니라, 자신의 힘으로 고군분투하는 여성을 그린다.


피그말리온은 그리스 신화에서 자신의 조각상과 사랑에 빠지는 남성인데, 여기에선 히긴즈가 피그말리온의 역할을 한다. 자신이 만든 작품인 일라이자와 사랑에 빠지진 않았지만 말이다. 자신이 만들었다는 그 사실/업적으로서의 일라이자는 사랑했을지도 모르겠다.


히긴즈로 인해 상류층 숙녀로 재탄생한 일라이자는 히긴즈를 좋아하다 이내 "당신과는 결혼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함으로써 마음을 접어버린다. 아마 좋아하는 마음은 마음 한 켠에 있을지도 모르지만 독실한 비혼주의자이자 젊은 여성을 혐오하는 히긴즈와는 이어질 수 없다는 현실이 일라이자가 히긴즈에게 시비를 거는 듯한 모습으로 나타난 것 아닐까?


대중들은 이러한 가능성에서 쇼가 기존 멜로 드라마와의 결말에서 탈피하고자 의도저긍로 비튼 결말을 "일라이자와 히긴즈가 서로 사랑에 빠진다"는 기존의 공식대로 바꿔버린 내러티브에 열렬히 호응한다.


연극, 뮤지컬, 영화 등 각종 매체에서 사랑받던 이야기가 사실은 쇼의 허락 없이 함부로 변형한 것이라니···.


자신을 창조한 피그말리온을 거부하는 것으로 여성으로서 '숙녀'를 탈피하고 자율성과 독립성을 좇는 일라이자를 통해오늘날의 관점에서 페미니즘적 메세지를 전달하려 했던 쇼의 의도가 '대중성'이란 미명하에 제거됐다는 사실에 화가 난다.


쇼의 의도와는 정반대로 변형된 이야기만 알고 있는 사람들은 반드시 피그말리온 희곡을 정독하길 바란다. 그의 바람대로 신분제의 허상과 모순, 페미니즘, 통일된 언어의 중요성(음성학)의 메세지가 제대로 전달됐으면 한다.


재밌기도 재밌고 사회적 메세지를 여럿 내포하고 있어 유익했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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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 기능에 문제가 없다는 걸 전제하는 기존의 교육으로는 인지 기능이 약한 아동, 청소년을 교육하기 어렵다. 경도 지적 장애나 경계선 지능 장애는 특히 발달 장애로 분류되지 않아 인지 기능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모르는 경유가 많고, 이들에게 획일적인 교육과 프로그램을 시행한다. 무슨 뜻인지도 모르는데 학습 효과는 당연히 없다. 사회성이 낮거나 학습 부진 등의 문제를 겪는 이들은 집단 따돌림을 당하기 쉽고, 이는 자신보다 약자인 여아들에게 성폭력을 가하는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실제로 아동 성폭력 가해자의 대부분(90% 이상)은 성폭력 피해자였을 것이란 편견과 달리, 집단 따돌림의 피해자였다.


일본 교정국에 따르면 수감자의 30% 정도가 경도 지적장애·경계선 지능 장애로 사회 평균 수치보다 훨씬 많은 비율을 차지한다. 즉, 경도·경계선 지능 장애가 범죄에 연루되는 경우가 많고 이를 막기 위해선 이들에게 맞춤형 교육이 필요하다. "자존감이 낮다", "대인 관계에 서투르다"는 진부한 소견과 "성공 경험을 하게 만들어준다", "사회적 기술 향상 프로그램에 참여시킨다"는 진부한 코멘트로는 인지 기능이 약한 범죄자들을 교화 시키기 어렵다. 모두 추상적이다. "어떻게"가 아닌, "왜"에 초점 맞춰진 관점일 뿐이다. 전문가들은 단지 평론가에 지나지 않는다.


성범죄의 경우 '상대의 동의 여부와 같은 당사자 간의 관계성'이 범죄 성립 요건이 되는데 저지능 소년들은 이를 이해하지 못한다. 

부적절한 부분을 고치고 싶다는 마음은 "적절한 자기 평가"에서 시작한다. "자기 인식 이론"에서 자신에게 주목해 자기 통찰과 자기 반성을 함으로써 자신의 사고·감정·동기를 자각하는 것을 자기 규범이라고 한다. 자기 규범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구체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시행해야 한다.



___


범죄를 저지르는 소년의 대부분이 평균보다 지능이 낮았다는 사실이 충격적이었다.

지능이 낮아 사회 규범을 온전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법을 어기거나 순진해서 범죄에 이용 당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현장에서 저지능·경계선 지능 장애 아이들을 본 저자의 맞춤 교육의 필요성에 절실히 공감한다.

 

공감 능력은 다른 말로 공감 지능이라고 하는데, 지능이 낮으면 공감 능력도 떨어진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참고로 최근 연구에 의하면 Nrxn3 유전자는 SST뉴런의 시냅스 전달 기능을 조절해 공감 능력에 관여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결국 공감능력이 떨어지는 것은 유전적 결함에 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편 전전두엽(전두엽의 앞부분)은 18~21세가 돼야 성숙하게 된다는데, 집행 기능을 수행하는 기관으로, 청소년은 더욱이 충동 조절이 어려운데 지능이 낮은 아이들은 전전두엽 또한 동일 집단 평균에 미치지 못해 더욱 충동적일 것이다. 


따라서 충동 조절이 어려운 아이들에겐 전전두엽을 성숙할 수 있는 구체적인 훈련을, 공감능력이 떨어지는 아이에겐 향후 개발될 약물 치료로 개인별 맞춤형 치료와 교육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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