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먹는 게 삼대를 간다 - SBS 스페셜 생명의 선택
신동화.이은정 지음 / 민음인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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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먹는게 삼대를 간다고?

 

처음 sbs에서 다큐멘터리로 방송되어질때 열심히 봤었다.

이제 갓 태어난 아이의 엄마로서...

평소에도 먹거리에 관심이 많았지만,

아이를 낳고 나서는 육아에 힘쓰다 보니 내 먹거리는 물론 남편의 먹거리까지 대충 넘어가기가 일쑤였기 때문이다. 특히 아이에게 모유수유를 하면서도 시간이 없기에 라면으로 대충 때우고 부족한 영양소는 우유로 대체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던 와중에 방송을 보고는 무척이나 쇼크를 받았다.

그러면서도 임신기간 내내 아침을 차려주고 과일을 챙겨준 신랑에게 고마움을 표한다.

 

어느덧 아이는 돌을 지나고 두돌을 향해가는 지금은...

아이의 먹거리 마저 매끼 고민에 빠지다 대충 해먹이는 내 자신을 되돌아 보고 반성할겸, 게다가 둘째를 계획하고 있으니 내 몸도 다시한번 챙기고 매일 밖에서 고생하는 남편의 몸도 위할겸 이 책을 읽어보고자 했다.

 

 

우선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건

초반 도입부에 전문용어가 많이 나오다 보니

중고등학교 생물시간으로 되돌아 간듯 했다.

후성유전학, 메틸기, 히스톤 등등...단지 용어설명만 되었다면 어려웠을텐데 삽화가 이해하기 쉽도록 되어 있어 아이를 낳고 나선 점점 둔감해지던 머리가 간만에 신선한 자극을 받는 과정이었다.

 

후성유전.

처음 듣는 용어였다. 단순히 유전자에 의해 우리의 모습이 결정되는 게 아니라 유전자에 붙어있는 메틸기에 의해 유전자 조절에 변화가 생기고 이것이 되물림 된다는 것이다. 메틸기는 각각의 유전자에 부착되어 그 유전자를 발현시키거나 기능을 숨김으로써 유전자의 스위치 역할을 한다고 한다. 이러한 메틸기는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게 되는데, 특히 먹거리의 영향을 많이 받는 다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유전자가 만년의 세대에 걸쳐 유전되는 동안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은 메틸기 또한 유전이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설명은 유전인자가 같은 쌍둥이를 통해 설명이 된다. 즉 유전인자는 같지만 평생 살면서 먹거리를 달리한 쌍둥이의 경우 서로간의 건강상태가 판이하게 달라짐을 보여준다.

  또한 이 먹거리의 영향을 많이 받는 시기는 남녀에 각각 차이가 있어 각각의 생식세포(?)을 처음 갖추기 시작하는 경우에 더 많이 영향을 받는 다는 것이다. 즉 여자의 경우 엄마의 몸속에서부터 여자의 생식기관중 하나인 난소가 생성되는 시기, 남자의 경우 정자가 생성되기 시작하는 사춘기 시절에 먹거리 영향을 많이 받는 다는 것이다. 그 예로 네덜란드에서 독일군에 의한 대기근이 일어났을때 임신한 여성이 제대로 먹지 못한 경우 그 대대로 여자들의 건강이 위협을 받았고, 스웨덴 오지의 경우 물류흐름이 원활하지 않아 사춘기 시절 넘쳐나는 식량을 다 먹은 할아버지의 남자 자손들의 건강이 좋지 않음을 예로 들었다.

 

물론 먹거리가 가장 후대에 쉽게 영향을 미치는 경우 또한 있다. 엄마가 임신했을때 엽산의 섭취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바로 태아의 신경관 형성시기에 제대로 발현이 안돼 기형아 출산을 높인다는 것이다. 이부분을 보고 임신 계획단계부터 엽산과 영양제를 챙겨준 신랑에게 다시한번 고마움을 느꼈다. 더불어 올케에게도 엽산을 구입해주고 섭취의 중요성을 설명해준 나에게도 고맙다.*^^*

 

 

이러한 서두부분을 지나면서 우리에게 얼마나 먹거리가 중요한지를 알게한 이 책은 어려운 이론적 토대를 바탕으로 뒷부분은 각 세계의 먹거리 전쟁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알려준다.

먹거리 전쟁...단순히 식량부족에 따른 전쟁이 아닌, 올바른 먹거리들과 단지 대기업들의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한 먹거리 산업에 대한 전쟁을 말한다.

대량생산을 위해 콩, 카놀라 등을 유전조작 하고 소와 돼지, 닭들을 귀한 생명체가 아닌 공장에서 찍어내듯이 하는 대기업들의 먹거리 산업. 처음엔 유전자 조작 식품 안 사먹으면 되지...라고 생각 했지만 이책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유전자 조작식품을 섭취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느꼈다. 유전자 조작식품을 운반하는 트럭에서 한두알 떨어진 낱알이 바람에 휘날려 여기저기로 날아가 자라나고, 그 화분들이 벌에 의해 유기농법으로 재배되는 곡물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에 아연실색하게 되었다. 어느순간 모든 곡식들이 원치않게 유전자 조작 곡물들에 오염이 될 수 있다는 현실에 가슴이 답답해져 온다. 또한 공장같은 좁디좁은 우리 안에서 빽빽하게 자라는 소, 돼지, 닭들... 틱낫한 스님의 '화'란 책에서 읽은 듯 하다. 그런 스트레스를 받으며 자란 동물들의 고기를 섭취하면 안 좋은 영향이 우리 몸에도 미친다고. 이책에서도 그런 내용이 나온다.

 

 

 주부가 되기 전....그저 같은 제품이면 좀 더 저렴한 제품을 고르는 데 의의를 둔 반면, 지금은 유전자 조작되지 않고 좀 더 좋은 환경에서 자란 식품들을 찾게 된다. 나는 엄마이니까...

 

예전엔 한 겨울에도 칠레에서 수입된 포도를 사먹었었다. 지금은 절대 수입된 포도는 안 사먹는다. 이유는? 칠레에서는 oecd에 가입된 국가가 아니기에 허용되지 않은 농약을 많이 쓴다는 것이다. 그로인해 그 주변 어린아이들이나 동물들을 보면 피부병은 물론이고 기형을 가진 아이들이 태어나고 있다는 다큐를 본 적이 있기 때문이다. 작년즈음엔 중국에서 골프장에서나 쓰는 농약을 우리나라 엽채류에 쓴다는 뉴스를 본적이 있다. 키가 작게 자라게하고 단단히 크게 한다는 이유만으로...그 뉴스를 접한뒤....매번 상추나 치커리 등 쌈채소를 먹게될땐 더욱더 고민을 하게 되었다. 나중에 무심코 섭취한 잔류농약들이 이 책의 중후반부에서 예로된 농약의 피해자들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한 집안의 먹거리를 책임져야 하는 소명을 가진 엄마.

그런 엄마인 나는 지금 과연 제대로 된 먹거리를 우리아이에게 먹이고 있는가?

단순히 마트에서 식품 첨가물이 든것만 확인하고 단순히 유전자 조작식품이 아닌 것만 확인하면 될까? 그건 아닌 것 같다. 처음 생산될때의 환경부터 생각해서 먹거리를 골라야 겠다. 조금 더 비싸지만 그만큼 고마움을 갖고 조금 덜 먹더라도 친환경에서 생산된 먹거리를 선택해야 겠다는 것이다. 계란  하나를 고를때도 마트의 할인 전단지를 보고 선택할 것이 아니라는 것을...

오늘 나는 상추 씨앗을 사왔다. 올 봄부터는 우리 아들과 함께 씨를 심고 직접 키워나가는 재미와 더불어 맛있고 안전한 먹거리를 선택하기 위해서이다.

 

육아와 살림에 바쁘다는 핑계로 자칫 소홀해지는 우리의 안전밥상을 위해 이책을 주변에 널리 알려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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