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본 것에 의지해서 보지 않고, 말하여진 것에 의지해서 말하지 않으려고 애썼다. 나는 끌고 다니던 말을 버리고 다가오는 말을 맞으려고 애썼다. 나는 이루지 못했고 버리지 못했다. 투명 벽은 자꾸만 내 앞을 가로막았다.
나는 공적 개방성을 갖춘 글 안에 많은 독자들을 맞아들이려는 소망을 갖지 못한다. 나는 나의 사적 내밀성의 순정으로 개별적 독자와 사귀고, 그 사귐으로 세상의 목줄들이 헐거워지기를소망한다. 글을 써서 세상에 말을 걸 때 나의 독자는 당신 한 사람뿐이다. 나의 독자는 나의 2인칭(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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