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아려본 세월 - 4.16이 남긴 것
김민웅 외 지음 / 포이에마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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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받아들고 서평을 쓰기로 하고 받아든 책은 기한을 넘길 정도로 마음이 힘들었다. 세월호 1주기에 맞춰 발행된 이 책의 11명의 저자들의 글에도 같은 고통이 묻어난다. 수 백명이 수장되는 그 참혹한 현장을 생중계로 보면서 모든 국민은 경악과 분노 속에 허망했다. 세월호 참사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이라면 누구나 아파할 수 밖에 없는 그런 고통이었다. 그렇기에 정상적 사회라면 지금쯤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위로와 함께 진상이 파악되어졌어야 하고 치유와 회복도 일어났어야 한다. 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 무엇 하나 바뀐 것이 없는 무기력하고 부끄러운 우리의 모습을 대하며 지금 대한민국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다시금 돌아보게 된다. 지금, 이 책을 집어 들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과연 무엇인가? 11명의 저자의 동일한 외침은 기억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 일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며 길고 지루한 싸움이기에 함께 해야 할 많은 과제를 남겨두고 있다.

 

우선, 이 책은 세월호 참사에 관한 마음 깊은 기독교적 성찰의 애도가 담겨있다. 하나님이 그 때, 그 시간에 무엇을 하셨나? 하는 신정론적 질문과 함께 이러한 아픔을 어떻게 공동체 적으로 기억하며 승화시킬 수 있을지 백소영 교수는 논한다. 또한, 시대의 아픔과 일상을 차정식 교수는 그 만의 글체로 악의 문제와 인간의 사악한 죄성에 대해서 말하며 우리의 잘못에 대해 영령들에게 용서를 구한다. 현장 전문가인 정병오 선생을 통해 한국 교육계의 현실과 가만히 있으라는 교육현장의 한계 속에 대안을 전하고 있다. 세월호 사건이 가진 한국사의 중요한 의미와 구조적 현상을 간파하면서 하나님의 뜻하심이 무엇인지 돌아보게 하는 최규창 선생의 글은 많은 울림을 갖게 한다. 그 외에도 이 시대의 여러 지성들이 아픈 생각을 글로 담았다. 그냥 사고로 넘겨 버릴 수 없는 세월호 참사에 함께 울부짖으며 생때같은 생명들의 죽음 앞에 깊은 탄식으로 피같은 글을 썻다. 유가족을 향한 마음 깊은 위로는 물론이요, 때로 속죄의 심정으로 자신의 가슴을 치기도 하고, 세상의 불의에 대한 날카롭게 글로 저항한다. 이 책을 읽는 것은 꽃다운 영혼들에 대한 가슴 깊은 위로요, 잊지 않겠다는 작은 몸부림일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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