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 H. 로렌스 유럽사 이야기
데이비드 허버트 로렌스 지음, 채희석 옮김 / 페이퍼로드 / 202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외설시비와 함께 민감한 소재를 거침없는 어조로 써 내려간 문제작가라는 선입견이 있는 로렌스가 단순한 연도의 나열이나 사건의 인과관계만을 보여주는 역사서술을 넘어 역사 그 자체를 관통하는 탁월한 시각과 분석을 보여주기에 로렌스는 그야말로 안성맞춤의 작가이다. 독자로써 이 책을 쉽게 읽을수 있는 로렌스만의 장점이며, 우리가 지루하게만 느낄수 있는 역사를 소설을 읽는것처럼 재미있고, 이해하기 쉽게 써내려갔다.

518페이지의 유럽사이야기는 로마시가 건립된 시기인 기원전 753년부터 독일의 통일까지 유럽의 역사를 담아냈다. 이 한권으로 유럽의 역사를 다 이해하기는 쉽지않을수 있다. 그러나 이 책은 단순하게 역사적 사실을 나열하거나 이야기에 치중한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독특한 역사관을 펼치며 로렌스만의 생생한 서술과 유려한 문체가 돋보인다는 장점이 있다.

역사를 통해 인간의 삶이 주는 의미를 해석하려고했고, 각각의 시대마다 인간은 어떻게 살았고, 어떻게 국가와 사회체계를 만들어냈으며, 어떻게 변화하며 어디로 나아가는지를 밝히는데 중점을 두었다고 이야기한다. 인간의 삶은 역사속에서도 반복되고 있다는 역사관, 즉 순환론적 역사관을 제시하고 있으며, 인간의 역사는 시대와 나라와 상황에 따라 이름과 의상과 풍습이 다를뿐 비슷한 인간 유형의 이야기이며 비슷한 생활패턴의 변형일뿐이라고 보았다. 그 나라를 알려면 그 나라의 역사를 보면 알수 있듯이 인간의 행동양식을 시대별로 나누어 전쟁과 승리, 평화와 번영이라는 대립적인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은 순환론적 역사관과 동양과 유목인, 야만인에 대한 편견을 제외하면 다양한 종족과 인간의 모습을 잘보여주는 작품이라고 할수 있다. 서양사에서 고대를 제국의 시대, 중세는 암흑의 시대 또는 신의시대, 근대를 계몽의 시대라고 부르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주고있다는 점에서도 아주 큰 매력을 지닌작품이다.

유럽역사의 흥미를 가지고 접해보고싶은 독자는 이책을 권하고 싶다. 역사자체를 어렵다고 느끼기보다 흥미있게 바라보게 될것이다. 나또한 역사는 어렵지만 어렵기때문에 더 보고싶은 마음이 든다.

기독교도들이 다신교도들에 의해 처형된 수보다 자기들끼리 죽인 수가 훨씬 더 많으며, 살육의 방법도 더 잔인했다. (77쪽)

407년 그들은 포악한 야만인 무리를 국내로 불러들였는데, 이들 야만족은 라인강을 건너 갈리아로 들어왔다. 이들 야만족 중에서 반달족이 주요 종족이었다. 반달족은 고트족보다 훨씬 더 사납고 더 파괴적이었다. 오늘날 잔인한 파괴행위를 '반달리즘'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여기서 유래한다. (121쪽)

< 이도서는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