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독학 - 정글 같은 일상을 유쾌하게 사는 법
권희린 지음 / 허밍버드 / 2014년 10월
평점 :
절판


 

육아서가 아닌 책은, 정말 오랜만에 읽는군요. 가끔 소설이나 에세이류를 읽기는 하지만 사실 리뷰를 남기지는 않았지요.

대부분 읽고 난 직후에 뭔가를 끄적거리지 않으면 휘발되는 저질 기억력 때문에 그렇기는 하지만요.

아이 셋을 키우며 저질 기억력은 더욱 나빠지려고 하는 중이기 때문에 이번엔 애써 리뷰를 남겨볼까 합니다.

 

세 아이의 엄마가 된 후 육아서나 그림책이 아닌 종류의 책으로는 이 책이 처음인지라 꽤나 진지하게 읽으려고 했지만

네. 세 아이가 교대로 아프고, 심지어 두 달 된 셋째까지 심하게 아팠던 통에 책을 진득하게 붙잡고 읽지는 못했어요.

하지만 이 책은 그렇게 진득하게 붙잡고 읽지 않아도, 한 꼭지만 읽어도 뭔가 시원하게 뻥- 뚫리는 느낌이랄까요.

그것은 아마도, 작가가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그대로 드러낸다고 표현한 하이힐,

그 하이힐의 경쾌한 발자국 소리와 같은 발랄할 또각거림과 책이 읽히는 속도감이 비슷했기 때문에 그런 느낌을 받았는지도 모르겠어요.

 

이 책, 인생독학은 정글같은 일상을 유쾌하게 살아내는 저자만의 세 가지 방법을 소개하고 있어요.

그 셋은 다음과 같답니다.

  

1.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

2. 나만의 확고한 주관과 깡다구가 필요하다.

3. 인생은 셀프.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행동해야 한다.

 

책을 읽다보면 다방면으로 독서했을 뿐만 아니라, 책이 주는 메시지를 깊이 있게 소화해 그것을 전해주는 작가의 모습과 종종 부딪힙니다.

책에 대한 작가의 애정, 열정은, 각 소제목의 내용에 적절한 책을 읽음직스럽게 소개해주어서 '아, 나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자꾸만 들게 하더라구요.

물론 읽었던 책에 대해서는 '맞아. 그랬었지!'라고 새삼스럽게 무릎을 치게 했고요.

2번째와 3번째의 생각은, 삶을 회피하지 않고 부딪혀 깨져본 사람만이 아는 결론이 아닐까 싶기도 해요.

그렇기에 이처럼 당당하게 우리에게 말할 수 있는 것이지요.  여하튼, 이 방식. 참으로 배우고 싶습니다.

 

굳이 1장부터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좋고,

중간중간 끌리는 대로 읽어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인생독학은,

책의 표지에 적혀 있듯 '정글같은 일상을 유쾌하게 사는 법'이라는 부제에 충실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물론 이 책에는 이런 류의 책이 흔히 가지고 있는 유쾌함도 당연히 있고요.

덧붙여 작가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경험이 씨실과 날실이 되어 참으로 세련되게, 당당하게 살 것을 조언하고 있어서 생각해 볼 거리도 많아요.

그 당당한 자신감에, 책을 읽다보면 나도 이렇게 살 수 있겠구나라는 작은 자신감도 얻게 되고요.

 

여행과 책, 음악과 영화. 다방면으로 뛰어가며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주제에서 벗어남이 없어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흘러가고, 경험에서 우러나온, 그리고 그 경험이 정리된 후에 나오는 성찰이 마냥 무겁지만은 않게 다가와,

작가와 동년배로 추정되는 저에게도 생각할 거리를 더러더러 주더라구요.

 

참, 책에서 소개하는 책들을 다 읽지 않아도, 그 책들의 내용을 잘 정돈해서 안내하고 있기 때문에 책을 이해하는 데는 큰 무리가 없어요.

물론 저 역시 100% 책에서 소개하는 책들을 다 읽지는 않았더라구요.

그래도 제법 읽은 책이 있어서, 언급된 책들이 무척 반갑기도 했고요. 처음 접한 책들은 틈을 내어 읽어봐야겠다 생각했답니다.

작가만의 삶의 방식, 그리고 그것을 솔직히 책에 적어놓은 모습을 보면서  이런 저런 생각을 했어요.

작가의 삶의 방식은 다소 튀는 듯해도 그것이 어쩌면 자기다움을 만들어내는 힘이 될테지요.

그리고 그 힘들이 모여서 작가의 삶은 여전히 청춘의 현재진행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살포시 해보았답니다.

그러면서도 담담히 자신만의 생각을 펼쳐나가는데, 삼십대 중반을 달리는 제게도 울림이 컸지만,

이제 막 세상에 부딪히기 시작한 이십대 친구들이 읽어도 좋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노회한 속물이 되기 보다는 여전히 청춘으로 살아가고픈 저에게

어떻게 하면 이렇게 정글과도 같이 험악한 세상 속에서 재미나게 살 수 있을까에 대해

나름의 방식을 열어준 작가에게 고마운 마음을 지니며 나 역시 나름의 삶의 방식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답니다.

 

좋은 책 잘 읽었습니다.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은 책을 읽고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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