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스마트앨범] 엔시티 드림 - 겨울 스페셜 미니앨범 Candy (SMini Ver.)[버전 7종 중 랜덤발송] - Music NFC CD(1종)+포토카드(랜덤 1종)+키링 볼체인(1종)
엔시티 드림 (NCT DREAM) 노래 / SM 엔터테인먼트 / 2022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쏘굿 빠르고좋아용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디자인 트랩 - 당신을 속이고, 유혹하고, 중독시키는 디자인의 비밀
윤재영 지음 / 김영사 / 2022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당신이 무심코 지나쳤던 SNS의 문구 하나, 디자인 하나가 당신들을 속이는 트랩이었다면 어떨까? 이 책은 페이스북, 구글, 트위터, 유튜브 디자인에 숨겨진 ‘트랩’의 원리들을 하나하나 자세하게 풀어나간다.



-미끼와 매운 연기 전략



정말 공감하는 부분이라 기억에 남았다. 가장 대표적인 디자인 트랩의 원리로, 당근과 채찍과 비슷한 개념이다. 예를 들어 이런 것이다. 한달 무료 이벤트를 보여주고 해지를 어렵게 하는 것이다. 너무 공감하는게, 나도 이것 때문에 해지하는데 한 3달 걸렸던 서비스가 있었다. 해지를 하려고 들어가기 전에 검색까지 해가면서 해지 방법을 찾아다녔다. 그 정도로 꼬아 놓았다는 의미다. 흥미로웠던 것은 이는 보상/처벌적 성격이 아니라 행동을 유도한다는 것이었다. 유도와 지나간 행동에 대한 반응의 차이를 생각하면서 이런 해지 문구를 어디에 둘지 디자인 했다고 생각하니, 정말 세세상 그냥인 것은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약관 동의에서도 이런 원리는 드러나는데, 사실 이건 알면서도 속는것에 가깝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동의 내용을 매운 연기처럼 읽고싶지 않게 디자인 해놓은 것도 있겠지만, 그 긴 동의 내용을 어떻게 예쁘게 디자인해도 읽기는 싫을 것이다. 이건 귀찮음의 문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봤다….동시에 이것조차 내가 그동안 수많은 매운연기 약관동의 디자인을 봐서 합리화하는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휘발성 SNS는 새로운 차원의 강박에 부채질을 하고 있다. … 기존 SNS에서 사용자가 소식을 제때 확인하지 못해 발생하는 두려움, 이른바 포모가 휘발성 콘텐츠에서는 극대화하는 것이다.” 본문 48페이지



SNS를 홍보하는 ‘내 기록을 남긴다, 순간을 즐긴다’ 등의 여러가지 문구들 때문에 잊고 있었는데, SNS회사도 기업이다. 이윤을 추구하는 게 1순위 목표라는 뜻이다. 스토리, 플릿 등의 휘발성 SNS도 홍보를 감성적이게 할 뿐이지, 이용자를 늘리기 위한 방식 중 하나라는 것을 깜빡했다. 동그라미 원 모양의 그 디자인조차도, 사람들이 초조함을 느껴 일정 시간 내에 더 많이 어플에 접속하도록 만드는 장치라고 생각하니 약간 뒷통수를 맞은 것 같았다. 배신감까지는 아니지만, 어디에든 의도가 있다는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오기 시작했달까? 그러고보니 인스타에 스토리 기능이 생기면서 , 내가 그 기능을 쓰면서부터 인스타그램에 더 자주 접속하게 된 것 같다. 몇 시간 후면 사라지는 내용들이기 때문이다. 이런 휘발성 콘텐츠가 메신저 앱에도 적용되고 있다는게 충격적이다. 만약 이게 상용화되면 정말 휴대폰을 손에 잡고 전전긍긍해야하는 걸까? 카카오톡에 휘발성 메시지가 접목되는 걸 상상해봤다. 생각만해도 끔찍하다………난 종종 카카오톡이 일과의 연장선 같아서 안볼 때가 있는데, 이젠 그런 시간을 가질 새도 없이 계속해서 어플을 들락날락거려야 한다는 뜻이다. 이렇게까지 될 일은 없을 것 같긴 하다. 이건 진짜 휴대폰 중독을 일으키는 기능일 것이기 때문이다. 디자인이 어떠한 행동을 유도하는 식의 의도를 가지고 있다면 그 결과로 올 문제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가짜 정보는 애초에 의도를 가지고 ‘그럴듯하고 호기심을 자극하는’내용으로 만들어진다. 이를 퍼 나르기 쉽도록 디자인된 SNS에 업로드하면, 순식간에 ‘사용자’사이에 퍼지게 된다.” 151페이지



요즘은 진짜 정보보다 가짜 정보가 더 많은 것 같기도 하고, 뭐가 진짜인지 구분할 수 없게끔 정교하게 가짜 정보를 만들어내는 것 같기도 하다. 특히 유튜브를 보면 가짜 뉴스가 정말 판을 친다. 나는 유튜브에서 가짜 정보들을 진짜인냥 전달하는 일명 ‘사이버 렉카’가 대체 왜 이렇게 많은지, 이들은 뭘 위해 이런 행동을 하는지 궁금했는데, 가짜 정보를 다룬 이 파트를 읽고 생각해보니 결국 돈때문인 것 같다. 아무리 여러분을 위해 진짜를 알려드린다, 뭐다 해도 결국 좋아요 수와 구독자 수를 늘리고 분노와 놀라움을 확산시켜 유튜브 생태계에서 공고한 위치에 오르기 위한 것이다. 그러니 우리는 더더욱 그런 정보들을 바라볼 때 비판적일 필요가 있다. 어차피 가짜 정보들은 누군가의 이익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고, 내 알 권리를 충족시켜주는, 어렵게 입수한 고발성 정보가 아니다. 정보를 옮기기도 쉽고, 올리기도 쉬운 이런 SNS에 가득한 믿을 수 없는 정보들을 마주했을 때 좀 더 냉정해지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 한줄 리뷰

디자인은 단지 예쁜 겉모양새, 미적인 조합만을 이르는 말이 아니다. 우리 삶 깊숙하게 침투해있는 디자인의 함정에 대해서 자세하게, 재미있게 풀어 설명한 책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SNS, 다양한 디지털 플랫폼을 이용해 디자인 트랩에 대해 설명하기 때문에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닿고 싶다는 말 - 공허한 마음에 관한 관찰보고서
전새벽 지음 / 김영사 / 2022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닿고싶다는 말>



프롤로그



‘내 글쓰기의 목적은 소중한 것들에게 ‘닿고 싶다는 말’을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진정으로 닿고 싶다는 마음을 가질 필요가 있다. 그러려면 가끔 멀어져야 한다. 멀어지면 그리움이 선명해진다.’ -프롤로그에서



코로나 이후 제일 많이 느꼈던 감정인 것 같다. 너무 보고싶다는 마음을 가지려면 멀어져야한단게 역설적이긴 하지만 난 이번 재난으로 사람 사이의 거리를 유지하는 법에 대해 좀 배운 것 같다. 매일 봤을 땐 때로 미운 감정이 들었던 사람들이, 혼자 있는 시간이 길어지니 그렇게 보고싶다는 생각만 들었다. 예전에 힘들었거나 싫었던 일들은 기억도 안나고 다 좋았던 시간만 떠오르면서 자동 보정이 된다고 해야되나..? 그래서 요즘은 내가 먼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만나자고 연락을 하는 일들도 심심치 않다. 전에는 자의적으로..밖을 잘 나가지 않아서..ㅎㅎ..내가 정말 좋아하는 사람들이 누군지, 그사람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좀 더 알게 되었다. 물론 코로나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어마무시한 피해를 입었고, 못하게 된 경험도 많지만 적어도 나의 정신상태에 있어서, 코로나로 인해 생긴 사람들과의 거리두기, 나를 돌아보는 시간 같은 것들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내가 이런 행동을 하면 저 사람은 점수표를 꺼내 마이너스 십점을 매기겠지 그런 생각을 시도 때도 없이 하면서 산다. 실은 점수표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는걸 깨닫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그래도 여전히 마음 졸이며 살아가고 있다.’ 27페이지



첫 장부터 공감되는 말과 상황이 너무 많아서 재밌었다. 내가 평소에 소위 ‘찌질하다’라고 생각했던 내 행동들을 글에서 보니까 반갑기도 하고, 나만 이런 생각을 하는게 아니구나 하는 묘한 안도감이 들었다. 특히 술을 마신 다음 그 자리를 곱씹으면서 사람들의 행동에 대해 생각해보고, 카톡을 뒤지면서 그 신경 쓰이는 사람의 반응을 찾아보는게 그랬다. ‘이 사람이 날 싫어하는 것 같아’하는 생각으로 그사람에게 점수를 딸 방법까지 생각하는게 정말 나같았다. 이 책의 저자처럼 나도 생각해보면 부질없는 걱정을 참 많이 했었다. 지금도 마찬가지고. 세상을 속편하게 살아가는 법 중에 빠지지 않는게 남 신경쓰지 않기 인데. 그걸 몇번이나 듣고 배워도 쉽지가 않다. 그래도 요즘은 전보다는 사람들과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고, 시선에서 조금 더 자유로워지는 방법을 터득한 것 같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방법은 내 인생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과 어울렸을 대학생 신입생 때 알게된 것이다. 생각보다 내 곁에는 어차피 멀어질 사람들도 많고, 나에게 큰 신경을 쓰는 사람이 생각만큼 많지 않다는 걸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언젠가 떠나갈 사람들에게 큰 신경을 쏟는건 너무 소모적인 일이다. 이런 생각을 하다가도 내 자신이 가볍게 떠나가는 사람들에게 상처받아서, 혼자 상처받지 않으려고 마음에 갑옷을 두른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일종의 회피랄까? 초연한 법을 배운게 아니라 피하는 방식을 택하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뭐 아무렴 어때. 그래도 좀 더 적당한 거리를 두고, 적당히 신경을 끄니 마음은 편해졌다. 나는 항상 내 마음을 돌보는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이런 마음가짐으로 살려고 노력할 것 같다.



‘얼마 전에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좋아요란 거, 반드시 남이 눌러줘야 하는건가?” 생각해보니 인스타그램은 자기 게시물에도 좋아요 누르는 걸 허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인스타그램에서도, 삶에서도 ‘셀프 좋아요’를 해본적이 없습니다. 남들이 인정해줘야 ‘찐’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본문 59페이지



이 구절은 마음에 깊게 남을 것 같다. 인스타그램, 블로그는 나도 내 게시글에 좋아요를 누를 수 있게 만들어져 있다. 그런데 나는 눌러본적이 없는데, 왜냐면 내가 내 게시글에 좋아요를 누르는게 조금..멋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써놓고 보니 좀 웃기지만 그랬다. 좋아요 수에 집착해서 어떻게든 늘리려고 노력하는 것 같달까? 근데 사실 까놓고 말해보면 맞다. 좋아요 수 신경쓰인다. 근데 이 마음을 드러내는 건 뭔가 찌질(?)해보이고, 내가 내 글에 좋아요를 누를 정도로 좋아요 수가 간절하지 않아서 신경을 안쓰는 듯 무심한데 좋아요 수는 많아야 하고 ..그런 느낌이랄까?? 여튼 써보니 웃기지만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좋아요는 말그대로 좋아요다. 내가 내 게시글이 좋아서 좋아요 누를 수도 있는거다. 내가 내거를 안좋아해주면 누가 내 글을 아껴주나. 안그래도 팍팍하고 다른사람 눈치 많이 보는 세상, 나라도 나를, 내가 만든 것들을 아껴줘야한다는 생각이 요즘은 자꾸 든다. 앞으로 내 글에 좋아요 많이 눌러야지.. 내가 나를 아끼는건 그냥 자연스러운 일이다!



책 한줄 리뷰



작가가 소소한 일상에서 느꼈던 여러 감정에 대한 감상을 쓴 글이다. 다들 한번쯤 경험해봤을 일들로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작가만의 따뜻한 표현으로 위로를 건네는 글이다.



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조각들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91
미나토 가나에 지음, 심정명 옮김 / 비채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조각들> -미나토 가나에



남들보다 통통한 몸은 언제부터 관리의 대상이 된걸까?



유우의 몸은 남들보다 통통하다는 이유로 수많은 추측과 동정, 걱정과 관심을 받았다. 실제 유우의 삶에서 통통하다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없었음에도. 이 책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입장을 대변하며 뚱뚱함과 날씬함, 외모에 있어서 자신의 생각들, 상처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결국 유우의 입장에서 뚱뚱함은 별 의미가 없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아무래도 유우의 선생님의 시선이다.



자신의 유학시절 이야기를 말하며, 틀림없이 무언가 결핍이 있었을 것이다, 엄마가 그 정도로 먹이면 학대다, 몸이 하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자연스럽게 살은 빠진다.. 하는 말들은 결국 오로지 자신의 입장에서 유우의 몸을 바라보며 평가한 결과였다. 유우에게 살을 빼야하는 이유는 딱히 없었는데도, 엄마가 억지로 먹인게 아님에도, 오로지 자신의 경험과 기억으로 조언한 선생님은 그냥 자기 좋은 일을 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자신이 좋은 사람이 되려고 유우에게 살을 빼야한다 말하고 어머니를 찾아가 학대라고 말하는걸 보면, 마치 일부를 어줍잖게 알고 대상에게 욕을 던져대는 익명의 유튜브 댓글들을 보는 것 같다. 게다가 살짝 위선적이라고 느꼈다. 몸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건강하게 살을 뺄 수 있다는 사람이..쌍커풀 수술을 했다는게 앞뒤가 안맞는 느낌이랄까. 눈꺼풀에 귀를 기울여도 쌍커풀은 생길 수 없다는 말에는 공감하지만, 그 정도의 논리라면 유우가 몸에 귀를 기울여도 살이 빠지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도 알아챌 수 있지 않았을까?



여기저기서 들어왔던 외모로 사람을 판단하지 말아라 라는 생각을 여러가지로 확인 받은 느낌이었다. 이 책을 읽은 처음 감상이 그랬다. 사람들은 보통 남들보다 더 통통하다 하면 그 순간부터 통통함의 특별한 이유를 찾는다. 통통의 이유가 정당하지 않다면 특이하고 게으른 사람이 되는 것이다. 읽다보니 비단 외모에만 국한된게 아니라, 그냥 나만의 시선으로 타인을 바라보지 말라는 의미를 담은 글 같았다. 다른사람들과 나는 정말 다른 환경을 타고났다. 저 사람이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무슨 사정이 있는지는 들어보기 전까지 모른다. 그러니 내 시선으로만 타인을 평가하게 되면 그 간극이 생길 수밖에 없는 것이다. 결국 유우의 자살에 영향을 끼쳤던 건 내부적인 이유였는데. 사람들은 그 죽음과 유우의 몸을 연관시켜 수많은 말들을 만들어냈다. 속사정을 알기 전까지 아무것도 속단할 수 없다.



마지막 사노의 말도 날 반성하게 만들었다. 자기가 이상이라 생각하는 형태가 남에게도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는 말. 당연하지만 매일 까먹고 사는 말이다. 솔직히 주변에서 일어나는 갈등, 충돌 중에 남의 일이다 하고 신경끄면 해결되는 일들이 한두개가 아닐거다. 오지랖과 참견, 내 관점에서의 잔소리나 충고가 충돌을 만들어낸다. 내 입장에서 이쪽이 베스트인것처럼 보여도 다른사람에겐 그 선택이 최악일수도 있는거고, 아님 반대일수도 있는거다. 책 소개에서는 외모 강박과 외모지상주의 사회에 던지는 차가운 시선이라고 했지만, 나는 타인을 대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보게 된 책이었다.



끝으로, 유우의 의붓어머니, 요코아미 야에코가 사노를 찾아가 했던 말을 남긴다. 결여된 도넛의 구멍을, 야에코의 결핍을 채워줄 것은 대체 무엇이었을까? 예쁜 얼굴? 지방없이 마른 몸? 자신감이었을까? 그게 사노가 채워줄 수 있는 것들인지는 모르겠다. 어쩌면 야에코는 마음이 도넛처럼 뻥 뚫려있었던게 아닐까? 그래서 그 구멍으로 사람들에게 받았던 온기, 애정, 꿈, 그 온갖 반짝거리는 것들이 빠져나가 말라비틀어진 도넛같이 딱딱하게 굳은 게 아닐까? 사노는 야에코의 결핍을 메꾸지 못할 것 같지만, 그래도 야에코가 도넛 구멍 너머로 볼 풍경을 하나쯤 가지고, 여느 이야기같이 뻔하게 평범하게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뭐가 결여돼 있었던 걸까? 나한테 뭐가 있었다면 유우를 잃지 않아도 됐을까? 네 여행은 아마 여기가 종점이지? 그럼 답을 가르쳐줘. 나는 앞으로 이 구멍 너머에서 뭘 봐야 살아갈 수 있는지, 모른다면 하다못해 이 구멍을 막아줄래. 사노 네 훌륭한 마법의 힘으로.. 나한테 결여돼 있는 걸 전부 채워줘” -본문 중에서



책 한줄리뷰



독특한 형식을 가지고 있는 소설집이다. 소설 목차가 나누어져 있고 화자가 계속 달라지지만 하나의 이야기다. 미스터리 소설이지만 교훈적인 느낌이 강하기도 하고, 또 교훈을 담은 이야기지만 흥미진진하다. 타인을 보는 내 시선이 어떤 성격을 가지고 있었는지 고민해보게 되는 소설이다.



‘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당신의 마지막 이사를 도와드립니다 - 유품정리사의 일
김석중 지음 / 김영사 / 202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당신의 마지막 이사를 도와드립니다>

지은이: 김석중 /김영사



우리나라에서 유품 정리라는 새로운 서비스를 도입하신 분께서 쓰신 책이다. 어쩌면 떠나버린 사람의 마지막 흔적을 보는,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낸 사람들의 슬픔을 가장 많이 접하신 분이 경험하신 것들을 담은 책이다. 유품정리사라는 직업의 일상, 죽음에 대한 태도, 남는 이들의 모습 등 헤어짐과 관련한 다양한 모습을 책에서 느껴볼 수 있다.



...별 수 없이 저는 이들을 막으려고 노란색 접근 금지 테이프로 울타리를 쳐야 합니다. 한바탕 소동이 끝나고 나면 고인의 물건들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물건이 사라진 빈 공간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 아무렇지도 않게 일상이 채워집니다.

본문 67 페이지



책을 읽으면서 조금 충격적인 부분이었다. 우리나라에서 그냥 밖에 내다 두는 가구, 화장대, 침대 등의 물건은, 그냥 가져가서 써도 된다는 암묵적인 합의가 있긴 하지만, 이건 경우가 다르지 않나. 어떻게 유품정리라고 문구가 써져있는 차가 와서 물건을 내리고 싣는데, 이 물건은 가져가도 되나, 가져가면 안되나 물음을 할수 있는지 잘 모르겠다. 내가 아직 죽음에 덤덤하지 못해서 그런걸까? 나는 나와 생판 모르는 사람이어도, '죽었다' 라는 소식을 들으면 심장이 덜컹 하고 내려앉고, 멍하게 그 사람의 집을 보게 된다. 그런데 이 책에서 나온 것처럼, 죽음 이후의 삶이 다시 채워지고, 일상으로 금방 돌아가는 걸 알아서 죽음 보다는 그 뒤 남은것들에 대해 더 빠르게 관심이 가는 사람들도 꽤 많은가보다.



많은 죽음을 겪지는 못했지만, 내가 죽음에 대해 생각할 때 가장 무서운 점, 혹은 씁쓸한 점, 또는 다행인 점은 죽음 이후에도 일상은 회복된다는 것이다. 내가 만약 떠나버린 사람의 가족이라면 이 점은 정말 원망스러울 것이다. 나는 이렇게나 슬프고 괴로운데, 어제까지만 해도 옆에 있던 사람의 빈자리가 너무 외로운데 다른 사람들은 또 잘만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난 솔직히 견디기가 힘들 것 같다. 그 사람들에겐 당연한 일상이겠지만 난 그게 너무 야속할 것 같다. 그러면서도 시간이 흐르고 흐르면 또 그 빈자리에 익숙해지고, 잠깐 빈자리를 잊을때도 있고, 일상을 살아가는 날이 점점 더 많아지겠지? 딱히 사후세계를 믿는것은 아니지만, 죽은 후 내 가까운 사람이 그렇게 일상을 되찾아가는것을 보면 참 다행이다 싶을 것 같다. 사람이 죽은 후에도 일상이 채워진다는 말을 보면서, 마음이 이상했다. 역시 아직은 죽음에 대해 생각하면 싱숭생숭, 조금은 부정적인 마음이 들고, 좀 무서운 마음이 든다.



일본은 우리보다 먼저 고령화사회를 맞았습니다. 고령자가 많아진다는 건 그만큼 사망자도 증가한다는 의미입니다. 이런 영향으로 요코하마에서는 해마다 장례산업박람회가 성황리에 개최되고 있습니다.

본문 178페이지



죽음이 무서운 것과 별개로, 죽음은 언젠가 맞이할 것이다. 운명이라고 하면 조금 거창한가..? 언젠가는 내가, 내 가족들이 마주할 일이란 뜻이다. 죽음에 대해 꺼리는 분위기와 두려움이 생기는건 나도 정말 공감하고 동의한다. 생각하거나 입 밖으로 꺼내는 것만으로도 사실 썩 기분 좋은 주제는 아니다. 일단 나부터가 죽음 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무서워지고 조금은 불안해지니까. 그래도 맞이할 일에 대한 준비는 철저할수록 좋다고 본다. 이 책을 읽고서는 더 그런 생각이 들었다. 죽기 전에 이것저것 준비해놓자 하는 느낌보다는, 죽음과 그 이후의 삶, 누군가 떠난 후 진행되는 일들에 대해 좀 알아두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죽음에 대해 터부시하는 분위기를 가지고 있어서 그런지, 장례 박람회나 엔딩박람회를 우리나라에서 들어본 기억은 조금 희미하다. 생각해보면 마지막을 정리하고 매듭짓는 것도 꼭 필요한 분야고 과정인데, 이런 부분은 조금 더 활성화 되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것들이 산업화, 로봇화, 자동화 되는 이 시점에 장례도 언젠가는 자동화가 될 수도 있다. 이 책에서 나온 것처럼 로봇이 대신해서 마지막 인사를 건낼 수도 있고, 제단이 시뮬레이션으로 만들어질 수도 있다. 언젠가 맞이할 죽음과 이별을 가려놓지만 말고, 좀 더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 간단 리뷰



이 책을 통해 유품정리사 라는 직업을 처음 접했다. 삶의 마지막을 함께 하시는 분이 보시는 죽음과 이별은 내가 여태껏 생각했던 죽음과는 또 달랐다. 떠남 이후 사람들의 생활, 이별을 두고 벌어지는 일들, 죽음 그 자체에 대한 태도 등 유품 정리사의 시선으로 본 생의 끝을 간접적으로 체험해볼 수 있다.



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