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세상을 어떻게 바꾸는가 - 장동선 박사의 인공지능 이야기 굿모닝 굿나잇 (Good morning Good night)
장동선 지음 / 김영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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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상에서 내가 직접 그곳에 있지 않아도 사람들이 내가 거기에 있는지 없는지 구분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이 말은 서로가 서로를 볼 때 어디까지가 알고리즘이 보여주는 나인지, 실제로 거기에 있는 나인지 알 수 없게 된다는 얘기다.” 50페이지



메타버스는 요즘 세상을 뜨겁게 달구는 주제들 중 하나다. 메타버스 라는 개념이 처음 등장했을 때, 굉장히 의아했던 기억이 있다. 가상 세계에서 활동이 중요해진다는 것이, 내가 이해한 메타버스의 가장 간단한 개념이었는데, 도대체 왜 이게 중요해지고 부흥할 기술인지 잘 납득이 가지 않았었다. 어차피 가상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메타버스의 정의를 조금 다르게 내리고 있고,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내리고 있는 것 같아서, 이런 사회라면 정말 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완전 가상의 세계인 메타버스는 별로 와닿지 않지만, 현실과 가상의 세계가 섞인 그 경계에서의 세계는 정말 생겨날 법 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사실 둘 다 알 수 없는 거부감이 든다. 새로운 기술이 생겨나고 그에 따라서 도태될 수도 있는 것이고, 어쨌든 새로운 것들이 도래하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 왜이렇게 거부감이 들고 영원히 올 것 같지 않은 미래처럼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특히 요즘 인기가 있는 것들은 모두 ‘가짜’에 기반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더 그렇게 느껴진다. 딥페이크도, 메타버스도 실제 내가 아니라 가상의 캐릭터를 만들어 내는 느낌이고, 내 자아와 많이 멀어져있는 느낌이 든다. 굉장히 비과학적인 감상이지만 내가 느느끼는 것이 그렇다. 언젠간 이 책에서 말하듯 몇가지 시나리오 중 하나가 실현될 것 같은데, 그 안의 내가 인공지능과 어떻게 지낼 수 있을지 벌써부터 걱정이다.



-중국어 방 논쟁과 인공지능



인공지능의 현재, 미래에 대해 설명하는 파트를 지나서, 인공지능이란 무엇인가 설명하는 정의 파트에 도달했다. 어떤 개념에 대해 공부하든, 나는 정의 파트를 가장 흥미로워 하는 편인데, 그 이유는 아무래도 지피지기면 백전 백승, 내가 알고자 하는 것을 정확히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 인공지능의 정의에 대한 설명은 굉장히 다양하게 나누어졌다. 제일 재미있었던 부분은 중국어 방 예시로 인공지능의 정의를 설명하는 부분이었다. ‘이것을 중국어를 안다고 표현할 수 있는가?’ 부분에서 사실 나는 굉장히 동감했다. 어떠한 처리 기준과 방법만을 학습시키고 데이터를 투입해 결과물을 낸다면 이 과정은 사고를 거쳤다고 보기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개를 끄덕이며 다음장을 넘겼는데, 인간의 사고가 이 과정과 다를 게 뭐냐고 말하는 부분을 보고 잠깐 머리를 한대 맞은 느낌을 받았다. 솔직히 이 과정이 뇌에서 일어나지 않는다고 단언할 수 없다. 내 뇌세포 안에서 마치 인사이드 아웃이나 유미의 세포들처럼 세포들이 주어진 규칙에 따라서 정보를 받아들이고 처리하고 정리하지 않을 것이라 말할 수 없는 것이다. 꼭 인간의 사고를 특별하게 놓고 인공지능을 구별할 필요는 없다는 말을 보면서, 인간과 기계의 다른 점은 무엇인가 하는 생각을 했다. 그 언젠가 논술 시험 준비를 하면서 인간과 기계의 다른점에 대해서 생각해 본 것들이 기억 났다. 그 때 내가 주저리 적어놓은 것들이 정말 인간과 기계를 구분해줄 수 있는 포인트 였을까? 나는 내가 인간이기 때문에 날 특별한 존재로 만드느라 다른 존재들을 오만하게 구분지어 버리는 건 아닐까? 근본적인 차이점이 무엇인지 궁금해지면서, 그 경계를 알아내지 못한다면 인공지능이나 똑똑한 기계들에 대한 거부감은 점차 줄여나가는 게 내가 인공지능 세상에서 살아남는 법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인간과 인공지능의 공존



내가 인공지능의 정의를 보면서 걱정했고 고민했던 것들의 답이 바로 다음 장에 나왔다. ‘인간과 기계를 구분지을 수 있는 기준은 무엇인가? 인간을 특별한 존재로 만드는 요소는 무엇인가?’ 저자는 이에 대한 답을 생명, 지능, 연결로 꼽았다. 굉장히 의외의 대답이었다. 특히 지능과 연결이 그랬는데, 그 개념을 보니 또 이해가 가는 듯 했다. 내가 생각한 지능이란 것은 외부에서 주어진 자극을 이용하여 무언가 분석하고 예측하고, 정리할 수 있는 능력 이었는데, 지능을 스스로 생각하고 학습하는 것이라 정의한다면 이야기가 다르다. AI는 아직까지는 인간이 주는 데이터를 이용해 학습하고 스스로 배워 업그레이드 하는 능력은 다소 부족하다고 한다. 그 다음은 연결인데, 이 연결이라는 것이 단순하게 같이 무언가 활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뇌와 관련한 것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협동하고 정보를 연결하고 지식을 나누는 소통이 가능해야 한다는 것이다. 너무 인간 중심적으로 생각한 탓인지 나는 연결 정도는 당연히 가능한 것이라 생각했는데, 이 개념이 인간과 기계를 나눌 수 있는 특징이라는 것이 좀 놀라웠다. SF 영화에서 보던 로봇끼리 담합하고 인공지능끼리 소통해 인간을 지배하는 일은 생각처럼 쉽지 않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찌됐든 인간과 기계를 나눌 수 있는 지점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조금 마음은 놓인다. 존재의 이유는 충분하기 때문이다. 다만 인공지능과 공존하는 사회는 이제 정말 생각할 필요가 있는 문제인 것 같다. 내가 아무리 불편함을 느껴도 피할 수 없는 부분이라는 이야기이다. 시나리오는 여러가지다. 이제 인공지능에 대한 불신과 두려움 보다는 그들과 함께할 미래를 고민해야 한다. AI도 일종의 기술이다. 제대로 사용하고 공존할 방법을 찾으면 여태껏 그래왔던 것처럼, 적응하며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갈라설 수 없는 관계는 긍정적으로 가꾸어나가야 하듯이, 인공지능과 인간이 공존하는 긍정적 미래를 만들기 위해서는 모두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미래는 우리 손안에 있다. 스스로 선택할 것인가, 아니면 그저 주어진 선택에 따를 것인가. 그것이 문제다.” 163 페이지





인공지능에 대한 교양 서적이다. 인공지능이 무엇인지, 지금의 인공지능은 어떤 수준인지, 인공지능과 앞으로 어떻게 공존해야하는지를 인문학과 과학 그 가운데의 관점에서 설명하는 책이다. 전문가가 아닌 사람도 쉽게 이해가 가능하고, 인공지능과 관련된 여러 이슈를 한번에 접해볼 수 있는 책이다. AI에 대해 궁금하거나, 인간과 AI의 차이점에 대해 한번이라도 고민해본 적이 있다면 꼭 추천한다!

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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