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참 좋다.쉬운 어조로 쉽지 않은 말을 한다.가끔 어이없는 상상을 해보기도 한다.제일 아파트 꼭대기층에서 소파에 누어 티비를 보던 사람이 바닥이 무너져 아래층으로 내려가도 소파로 떨어질 것이며 그 층이 무너져도 아래층으로 내려가면 그 사람과 같이 아래층 소파로 떨어질 것 같다는 생각. 그래서 20층부터 1층까지 차곡차곡 떨어지면 스무명의 사람이 티비 앞 소파로 떨어질 수도 있겠단 생각과 대부분이 아저씨 일수도 있다는 생각.남향을 고집하며 비싼 값을 치루고 들어온 아파트의 거실의 남향엔 커다란 티비와 소파 그리고 킹사이즈의 침대에게 내어주고 아이들과 주방은 반대향에 생활할 수도 있는 우리의 생활방식.권위적인 배열과 구조로 싸우기 수월한 국회의사당이나추모와 두려움을 효율성으로 버무린 장례문화,경쟁적으로 높이 쌓아버린 마천루,기괴한 영어이름으로 차별화시킨 괴상한 아파트 단지 문화 등등의 우리가 미처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우리 생활에 익숙한 도시 문화에 대해 작가는 말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향'을 포기할 수 없고'단지'를 포기할 수 없고'좋은 자동차'를 포기할 수 없는 이유는 아마도 타인의 시선을 포기할 수 없는 인간의 욕구때문이라면 이는 변화시키기 힘들 것이며 과거의인간지향적인 공간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니 사람을 위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선 국가시스템의 수준에서 누구나 누릴 수 있는 최소한 '인간적'인 도시구조를 제공해야할 것이다. 아파트의 문제를 건설사에게 떠넘기며 적당히 처리하고, 교통문제에 대해 인간의 양심에 기대라고 하지 말아야할 것이다. 인간이 가져야할 여러 감정들을 도시의 발전이나 효율성이라는 명분으로 축소시키거나 없앨 수는 없다.작가는 인간적인 도시형태를 막연히 기대하는 것을 낙관적 도시관이라고 했는데 낙과적인 기대만으로는 도시의 문제는 해결될 수 없다. 인간의 많은 문제는 미시적 관점보다는 구조적으로 접근해야 할 경우가 많으니, 방임형 행정처리의 결과로 오는 불편함과 불균등함을 인간성의 문제로 책임을 전가할 수없을 것이라는데 너무도 공감한다.
털없는 원숭이의 작가로 유명한 데즈먼드 모리스는 동물학자다. 우연찮게 난 이 동물학자의 미술책을 두 권째 읽었다.초현실주의자들의 은밀한 매력은 재밌는 책이다. 그림에 관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고 그들과 지인이었던 작가의 경험담과 주변사람들의 증언을 모아 만든 그들의 사적인 이야기들로 400페이지 가량을 꽉 채운다. 사실 유명인들의 뒷얘기들은 좋아하지 않나... 30명이 넘는 초현실주의자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 각각 인물의 할당량이 많진 않지만 충분히 흥미롭다.초현실주의는 이성을 배제하고 순수한 의식의 흐름을 표현한 것이다보니 작가들의 사생활도 그들의 작품과 무관하지 않을만큼 퇴폐적이거나 문란한 성생활을 하고, 술판파티를 즐기며 난잡한 생활을 했던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너무도 평범하고 오히려 그것이 매력적인 54년간 자신의 아내와 해로하고 90살에 죽은 호안미로와 같은 사람이 더 위대해보이기도 했으며, 기괴하고 공포스러운 그림으로 의도적으로 피했던 프란시스베이컨은 그림이 없으니 읽을 수 있었다. 지독한 동성애자였던 그의 과거와 억압된 생활을 알고 보면 그의 난폭한 그림들을 이해할 수도 있겠다.어쩌면 아이디어 도용한 뒤샹의 샘, 여러번의 시도끝에 자살한 어머니를 둔 르네마그리트, 관음증과 자위중독자, 미치광이 화가 달리, 호안미로와 절친이 된 알렉산더 칼더, 막스 에른스트나 다다에서 넘어와 초현실주의를 열었던 앙드레브르통 등 많은 이들의 사생활을 엿볼 수 있었다.나는 초현실주의 그림에 작가별 호불호가 극심한 편이었는데 그들의 사생활을 보고 나니 호불호는 여전하나 그 작가의 작품이 바뀔 듯 하다. 또한 그런 자유로운 사고를 가진 이들이 어떻게 한 그룹안에서 활동을 할 수 있었을까 의문을 가지고 그들의 네트워크를 따라 가며 읽다보면 순식간에 책이 넘어간다.
아름다운 책이다.
보급판으로 만들어져 읽기도 훨씬 수월하다. 책이 두께가 있어 들고 다니며 읽기 어려울 것 같았는데 그 분제가 수월하게 해결되었다.
그동안 예술분야는 여성에게 불모지였다고 해야하나. . 제대로 인정받지 아니 시도조차 못하던 것이 현실이었는데 그러한 편견들 사이에 꿋꿋이 살아남은 위대한 여성 예쑬가들의 소개에 대한 시도가 좋았던 것 같다. 프리다 칼로나 베르트 모리조 처럼 그 당시 유명한 작가부터 현대의 작가에 이르기까지 백과사전처럼 유명한 작품 사진과 짧은 작가 소개많으로도 많은 것들을 얻어갈 수 있다.
그림부터 글까지 모두 훌륭항 책.
두 개의 나어제 오늘 시간 날때마다 붙잡고 있었다.핑크색 표지가 예쁘다.제인버킨은 여름에 읽은적이 있는데 '두개의 나' 에서 전에 내가 읽은 책이 언급되어 반갑기도 했다.내가 제인과 갱스브루를 좋아하게 된 건 순전히 그의 딸 샤를로뜨 갱스부르 덕분이다.미소년같은 모습으로 늙지 않을 법한 샤를로뜨는 프렌치시크라는 장르를 대표하는 배우다.전엔 그의 무표정한 얼굴과 깡마른 몸에서 드러나는 시크함이 멋있어 보였다. 그러다 그녀가 에르메스버킨백의 주인공(지금은 결별)제인버킨과, 프렌치팝의 세르주 갱스브루의 딸이라는 것을 알고 관심을 갖기 시작했었다. 르몽드의 기자였던 작가는 영국에서 프랑스로 십대에 건너와 아웃오브 아프리카,007시리즈 음악가 존베리와 짧은 결혼 후 이혼했던 스무살 제인이 브리짓바르도와 불같은 사랑을 하다 헤어진 20살연상인 세르주 갱스부르를 만나는 과정부터 ,애정있게 그들의 사생활을 스케치하듯 보여준다. 다양한 인터뷰, 그 시설 대중성있는 스타들과의 관계, 부부가 된후 가족을 꾸리고 결국 헤어지는 , 그리고 제인버킨이 살아가는 이야기까지.. 애정이 없이 쓸수없는 스토리에 종일 책장을 붙잡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데카당스의 대표주자 여서 일까 세르주가 보여주는 아름다움으로 미화된 성의식과 가치관을 제인은 다 감당할 수 없었던 것 같기도 하여 안타까웠지만 그녀가 갱스부르에 대한 사랑은 진심으로 느껴진다. 그녀의 끊어질듯 가느다란 실같은 목소리의 yesterday yes a day 가 머리에맴돈다.50년전 사진속의 사랑하던 커플은 지금도 트렌디하여, 그들이 시대를 앞서갔다고생각했는데책을 읽고나니 천사같은 제인이 시대를관통하는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정서인 사랑 을 제대로 할줄아는 여자 란 생각이 들었다.원래도 좋아했는데 러시아출신의 프랑스교육받은이기적이고 바람기많은 남자를 사랑했던 이 키 큰 영국인 여자를 난 더 애정있게 보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