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상수훈>

이 설교에서 예수가 하신 것이 명백한 말씀들은 보통 인간이 하는 생각을 극적으로 뒤집어버리는 것들뿐이다. 이 새 질서 안에서 가난하고 굶주리고 빼앗기고 박해받는 자들은 행복하다. 이 새 질서 안에서 사람들은 폭력에 폭력으로 응답하지 않는다. 옷을 뺘앗으려고 하는 자들에 맞서 스스로를 방어하지도 않을 것이며, 오히려 아무런 저항도 없이 벌거벗고 살아갈 것이다. 상식적인 행동으로 지켜야 할 규범적 기준은 완전히 뒤집히고 만다. 여기서 수많은 역설이 존재하지만, 어떤 것은 또한 역설 이상의 것을 보여준다. 예수는 모든 평범한 기대치를 제시하고 그것마저 뒤집어버린다.

시몬느 웨일은 "권력이나 힘에 대한 정의를 위해 : 권력 힘이란, 복종하는 자는 누구라도 물건으로 변화시켜버리는 무엇이다." 이 말을 여성이 서다는 점은 중요하다. 왜냐하면 대상화의 경험, 즉 존재를 물건으로 만들어버리는 것은 지금껏 언제나 남성 권력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여성이 늘 겪어야 했던 것이기 때문이다.

예수 시대에는 세속의 권력이라는 성채를 유지하기 위해서, 도구로 전락한 수천의 목숨들이 존재해야 했고, 그들은 최상층의 삶을 누리는 자들이 밟고 올라가는 계단 노릇을 했다. 하지만 이런 피라미드 내의 모든 사람들, 심지어 맨 밑바닥에서 전체를 떠받들고 있는 사람들까지도 시스템에 의해 유지되고 있었고, 따라서 시스템의 일부를 이루고 있었다. 예수는 스스로를 시스템에 끼지 못한 이들과 같다고 보았다. 이들은 소모되는 계급이었고 가난한 사람들이었다. 이 세상에 기댈 곳이 없는 사람들이었다. 조직화된 인간 문화에서 어떤 위치나 자리도 갖지 못한 자들이다.

예수는 역설적이게도 그들이 가난하고 박해받기 때문에 행복하다고 말했다. 모든 관습과 법체계 밖에 있기에 행복하도, 세속 권력 체제에 참여하지 않은 희생자이기에 행복하다고. 이런 모든 체제는 희생자들을 창조하기에 이 체제의 일부를 이루는 사람들은, 시몬느 웨일이 말한 대로 대상화에 참여하는 죄가 있다. 그러므로 오직 가난한 사람들만이, 곧 권력에서 철저히 배제된 사람들만이 죄가 없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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