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힘들다고 말해도 돼 - 마음이 아픈 어린이를 위한 따뜻한 심리 교실
강지윤 지음, 박연옥 그림 / 팜파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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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 불가능의 시대를 말하는 단면에 다음과 같은 단어들이 언급되곤 한다. 혐오와 회피, 언어의 붕괴, 학교폭력, 스마트폰과 유튜브, 따돌림과 배제, 사교육의 변질 등등. 이런 단어들은 곧 대화의 단절, 마음챙김의 부재, 공공성의 붕괴, 감정의 극단적 표출 등으로 나타난다. 학생들은 이미 이와 같은 변화의 흐름 속에서 방황하고 있다. <괜찮아, 힘들다고 말해도 돼>의 저자는 이러한 힘든 상황 속에서도 희망의 언어와 긍정의 언어를 포기하지 않는다. 칭찬의 역효과, 긍정심리학의 긍정에 대한 강요 등 희망의 언어를 말하는 사람 앞에는 늘 우려와 회의가 공존한다. 이러한 우려와 회의에도 불구하고 희망의 연금술사들은 우리 곁에 숨 쉬는 다양한 마음챙김의 언어와 치유의 언어를 만들어 낸다. 마음을 드러낸다는 것, 감정을 표현한다는 것은 마음의 병을 치유하고 감정의 병을 낫게 하는 첫 걸음이다. 자신의 마음을 소중히 하는 일, 자신을 사랑하는 일이 누구에게나 힘든 것처럼 마음의 병을 치유하는 일 역시 매우 힘든 교육적 과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정과 마음의 일상성을 알아차리고 이를 흔하디 흔한 말로 치유하는 작업은 멈추지 말아야 할 어른들의 책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곧 잃어버린 대화, 마음, 감정의 공공성을 회복하는 일이자 기울어진 공동체를 바로 잡고 학생들의 잠재된 자존감을 일으켜 세울 수 있는 길이다.  마음을 위로하는 저자의 심리 교실은 마음에 대해 고민하는 많은 학생들에게 적절한 치유와 위로의 공간을 제공해줄 것이다. 지금 내 마음에 소용돌이 치는 수많은 일 때문에 마음의 상처를 입고 힘들어 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이 책에 담긴 공감과 치유의 언어를 접해볼 것을 권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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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여리고 부드러운 것이 - 풀꽃 시인 나태주 선생님이 아이들과 나누고 함께 나누고 싶은 우리 시
나태주 지음, 김해선 그림 / 지식프레임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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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는 우리에게 너무도 잘 알려진 <풀꽃>이라는 시를 쓰신 나태주선생님이다. 저자는 여러 시인 및 학생들의 시를 한 권으로 엮으면서 시의 매력을 전하고 있다. 시에는 다양한 메타포가 숨어 있지만 저자는 그 메타포에 대한 보편적 해석을 시도하며 독자의 공감을 이끌어 내고 있다. 시는 무너져 내린 감성을 되살릴 수 있는 강력한 무기이다. 작은 메타포 하나에 우리의 삶의 방향이 결정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시에 대한 우리의 관심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특히 나는 이 책에서 <그냥>-문삼석 저, 이라는 시가 가장 마음에 와 닿는다. 왜라고 묻는 것이 중요하며 그것을 강요하는 데에 이른 지금의 사회에서 <그냥>이라는 여백과 여유는 논리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배척된다. 그저 서로 바라만 보아도 좋은 남녀간의 사이에 특별한 이유를 찾을 수 없듯이 <그냥>이라는 말은 그 자체로 큰 울림과 매력을 갖는 단어다. 그러므로 그냥 좋은 시를 그냥 좋다고 말할 수 있고 그것을 인정해줄 수 있는 시적 허용이 무엇보다 요구되는 시점인 것 같다. 시를 분석하여 단일한 저자의 해석을 객관적으로 분석해낼 수밖에 없는 시에 대한 교육적 접근은 그 자체로 실패다. 시는 이제 우리에게 생태적 감수성과 문해력을 요구하고 있다. 시 불가능의 시대에 우리는 시를 찾을 수밖에 없는 것이 아니라 시로부터 시민성을 발견해야 하는 큰 과제를 갖게 되는 셈이다. 여리고 부드러운 시들은 강한 힘을 갖는다. 그저 여리고 부드럽다는 이유로 가볍게 넘길 수도 있지만 시가 사람들의 가슴과 우리 사회에 끼치는 영향을 고려한다면 시에 대한 사유는 무너져 내리는 정의라는 두 글자를 일으켜 세울 수 있는 분기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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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꾸는 수업, 체인지메이커 교육 - 모두가 세상의 주인으로 성장하는 시민교육 프로젝트
이은상 지음, 미래교육공감연구소 감수 / 푸른칠판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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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꾸는 수업-체인지메이커 교육>을 읽고

 

 

자신이 주도하는 영역을 개척하고 변화를 만들어 내는 사람을 우리는 혁신가라고 부른다. 굳이 혁신가라고 부르지 않아도 우리 모두는 일상 생활 속에서 크고 작은 변화를 만들어 낸다. 그 변화의 씨앗이 크나큰 태풍이 되어 사회 변혁이 되기도 하고 찻 잔 속의 태풍이 되기도 한다. 이은상 선생님의 체인지메이커 교육에 대한 상세한 여정을 담은 이 책을 통해 우리 모두가 시민으로서 주체가 되면서도 교육을 통해 세상에 기여할 수 있는 모멘텀을 찾을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범람하는 수업 트렌드와 브랜드 속에서도 체인지메이커 교육은 미래교육의 이상을 잘 담을 수 있는 교육의 토대이다. 특히 민주시민을 요구하는 사회 변화의 흐름에 체인지메이커 교육이 유의미하게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은 많다.

 

이 책에서 저자는 체인지메이커 교육과 체인지메이킹 활동을 구분하면서도 둘 사이의 긴밀한 연결을 강조한다. 교사의 개입과 학생 주도의 비중에 따라 달라지는 이러한 섬세한 개념 구분을 통해 저자는 체인지메이커 교육이 단순한 프로젝트 학습과 변별되는 지점을 포착해 나간다. 체인지메이커 교육은 창발 현상과 매우 닮아 있다. 전체는 부분의 합 이상으로서 어떤 대상이 물질로 구성되었더라도 그 대상은 단순한 물질로 환원될 수 없는 개방적 이상을 담고 있는 것이다. 개방적 이상을 위한 다양한 문제해결 활동은 시민인 로부터 출발하며 이러한 문제해결 활동은 사적 영역에서 출발하지만 공적인 변화를 이끄는 힘으로 작동한다.

 

우리에게 미래는 예측 가능하지도 않지만 예측을 위한 시도는 다양한 방법으로 해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우리에게 닥칠 환경의 재앙은 앞으로 우리 인간의 존재 자체에 대한 물음을 낳게 될 것이다. 이러한 어려운 과정을 극복할 힘은 교육과 시민에게 있다. 나와 관련된 작은 문제에 대한 공감과 연결의 매커니즘은 팀워크와 협업을 필요로 하며 변화의 뿌리가 된다. 기술적 변화와 더불어 중요한 체인지메이커 활동의 뿌리엔 이해, 토론, 적용, 문제발견, 성찰, 공유 등을 주도하는 사람이 있다. 사람이 중심이 되어 변화를 만들어 나가는 체인지메이커 활동은 인류세가 닥친 위기를 구원할 마지막 구원 투수의 자격이 충분하다. 특히 이 책에 부록으로 제시된 체인지메이커 활동에 관련한 설계 카드 자료는 체인지메이커 수업을 설계할 교사들에게 실용적인 나침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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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마음사전
복효근 지음, 김해선 그림 / 지식프레임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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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효근 선생님의 <선생님 마음사전>은 선생님으로서 경험하는 감정의 다양한 층위들을 아우르고 있다는 점에서 감정사전과 같다. 초등학교 선생님인 내 관점에서도 많은 마음의 개념들이 공감이 갔다. 이 책의 저자이신 복효근 선생님의 마음 정의는 이 땅에서 묵묵히 자신의 소명을 다하고 있는 전국의 수많은 선생님들의 공감을 이끌기에 충분한 것 같다. 읽는 내내 고개를 끄덕이며 일상의 평온함과 비참함의 마음을 생각하게 되었다. 교사로서 감내해야 할 다양한 마음의 층위를 알아줄 수 있는 사람은 학생도 아니고 학부모도 아닌 바로 교사 자신일 것이다. 마음을 다스린다는 것처럼 어려운 일도 없을 터, 교육을 둘러싼 어지러운 상황 속에서 마음을 다잡고 교단을 지키는 일만으로도 교육자의 소명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특히 학교가 처한 현실, 교사가 처한 현실을 담은 마음사전의 다양한 개념들에 눈길이 갔다. 이 책에서 슬픔이라는 마음은 교사가 공문에 짓눌려 종일 허둥댈 때의 마음으로 정의된다.(116) 지금도 교사는 공문으로 인해 고통 받고 있다. 공문이 고문이 된 것이다. 하지만 교사는 포기하지 않는다. 단 하나의 희망, 단 하나의 씨앗을 위해. 이 책은 또한 교사로서 겪을 수밖에 없는 교육 정책에 대한 환멸과 수동적 태도를 솔직한 마음 개념으로 정의하고 있다. 자기를 기만할 수밖에 없는 존재이면서도 동시에 자기를 연민할 수밖에 없는 교사라는 존재는 이처럼 인간에 대한 지독한 애정 속에서 고통 받으면서 희망을 일구어 가고 있다. 언젠가 어느 순간 내가 마음이라는 우물에서 허우적대고 있을 때 이 사전을 펼쳐보아야겠다. 그리고 치유 받아야겠다. 그리고 앞으로 다가올 알 수 없는 내 마음에 대해 넉넉한 환대의 공간을 구축해 놓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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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 대를 위한 드라마 속 과학인문학 여행 - 삶을 그려낸 드라마에 담긴 흥미진진한 과학, 그리고 따뜻한 인문학 십 대를 위한 인문학
최원석 지음 / 팜파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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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과학과 인문학을 별개의 범주가 아닌 하나의 범주로 보는 것 같다. 이 책에 등장하는 드라마나 영화 속에는 다양한 과학 현상과 원리가 숨어있으며 저자는 이를 재미와 흥미, 그리고 과학적인 의미로 다양하게 풀어낸다. 2세대 인지과학의 성과는 인류에게 과학을 더 이상 거부할 수 없는 여러 가지 근거를 제공해주었다. 사실과 가치가 분리되어 있지 않듯이, 몸과 마음은 분리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과학과 인문학도 분리되지 않는다. 과학이든, 인문학이든 그것의 배타적 우선성을 주장하는 순간 몰락의 길을 걷게 된다는 것을 우리는 역사적 사실을 통해 경험하곤 한다. 과학이 인문학에 대해 배타적 우선성을 주장하지 않으면서 그 영향력을 발휘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그것은 현실의 다양한 문제 상황에 과학이 기여하면서도 인간적인 관점을 놓지 않는 것이다.

 

최근 뉴스를 통해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진범인 이춘재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활용된 DNA에 관한 논의를 접하였다. 진범이 확실한 이춘재를 특정하기 위해 활용한 DNA 역시 100퍼센트의 개연성을 보장하지 않는다. 나머지 1%는 무엇일까? 인문학이 차지하는 지분일까? 그렇지 않다. 우리 삶에 있어 초자연적이면서도 과학을 넘어선 어떤 가치나 현상들을 지칭하는 것이다. 개연성과 확실성 사이에서도 과학은 배타적 우선성을 가지기 힘들다는 반증이다. 그러나 과학은 우리 삶의 방향을 결정할 정도로 강력한 힘을 가진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의 삶과 연관된 과학 이야기들을 접하게 되었고, 생생한 사례가 흥미진진했다. 특히 가짜 얼굴로 계속 살다 보면 어느 날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가면 현상(57)을 통해 현대인의 우울을 살펴볼 수 있었다. 또한 방관자 효과(70)를 통해 도덕과 감정, 도덕과 법, 방관자의 도덕적 책임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다. 즉 과학을 통해 인문학을 사유한 것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다양한 드라마나 영화의 스토리는 과학과 인문학의 자연스러운 결합을 보여준다.

 

나는 평소에 야구를 정말 좋아한다. 야구에서도 과학과 인문학은 서로 경쟁한다. 최근에는 사이버매트릭스를 통한 데이터 야구가 트렌드다. 그러나 이 역시 감독의 직관이나 선수의 느낌과 같은 변수에 의해 얼마든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인공지능 로봇의 경우에도 윤리적인 문제를 피할 수 없듯이 말이다.

 

아내와 나는 선택장애를 겪고 있다. 이 책에서 배리 슈워츠가 말한 선택에 관한 논의가 흥미로웠다. 선택지가 많다고 해서 항상 더 좋은 것은 아니라는 것, 선택지가 많으면 그것을 선택하기 위해 투입되는 손실 비용이 증가해 선택으로 얻을 수 있는 이득이 감소한다는 것(87)을 통해 생활 속 심리 현상들을 과학적으로 살펴볼 수 있었다.

 

영화 엘리시움은 인터스텔라, 마션과 더불어 내가 정말 좋아하는 과학 영화 장르다. 특히 암세포를 공격하는 분자로봇이 있다면 우리 부모님이 겪을 수 있는 병도 치유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증강현실(164)이나 가상 현실을 활용한 생활 속 과학도 이 책에 잘 소개가 되어 있었다. 최근 한 야구 선수가 겪었던 공황 장애를 보도한 TV 프로그램에서 증강현실을 활용한 공황 장애 치료를 접했다. 효과적이었지만 역시 야구 선수 본인의 자유 의지도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도깨비와 인공강우의 문제도 올림픽에서 이슈가 되었듯이 윤리적으로 논쟁 거리가 풍부한 과학적인 주제였다. 초자연적인 것들 앞에 인간은 늘 작아지지만 초자연적인 것을 설명하기 위한 노력은 과학을 통해 계속될 필요가 있다. 이는 인간이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더 큰 악을 방지하기 위한 방편이기도 하다.

 

이 책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다양한 이분법적 사고의 위험성을 깨달았다. 이것 혹은 저것이 아닌 그렇게 규정된 선택으로부터 빠져나오는 길은 상호인정의 윤리를 바탕으로 한 과학적 태도에서 비롯될 것이다. 과학과 인문학의 관계는 상호제약적이어야 하며 우리는 이러한 관계를 통해 더 나은 인간적 삶, 더 나은 과학적 삶을 발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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