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미오와 줄리엣 (양장) 세계의 클래식 2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삐쁘첸코 류다 그림, 김종환 옮김 / 가지않은길 / 2006년 2월
평점 :
절판


수많은 문학 작품 속의 사랑 이야기를 통해 인류가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어떤 힘이 그토록 많은 사람들을 계속해서 사랑이야기로 이끄는 것일까? 사랑을 향한 사람들의 꿈은 문학 속에서나마 진실한 사랑을 만나고 싶어하는 것일까 아니면 진실한 사랑을 꿈꾸는 이들이 사랑의 모델을 찾으려는 것일까.

비극적 사랑 이야기의 고전인 [로미오와 줄리엣]은 어쩌면 너무나 유명해서 제대로 읽혀지지 않는 작품일지도 모른다. 특별히 사랑을 꿈꾸는 청소년 시절에 꼭 필요한 책임에도 불구하고 청소년들이 즐겁게 선택할 만한 책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이번에 청소년들을 위해 새롭게 출판된 이 책을 받아 든 줄리엣 나이 정도의 나의 딸들은 먼저 책의 아름다움에 감탄했다. 특별히 어린이용처럼 유치하지 않은 고급스러운 표지와 세련된 그림은 시각과 촉각을 만족시키기에 충분하다. 무엇보다 책을 읽어 나가면 청각적 즐거움이 함께 하므로 줄거리 뿐 아니라 문체의 아름다움으로 얻는 감동과 기쁨 또한 적지 않다. 우리 말로 읽는 호흡을 고려하여 번역했다는 역자의 노고가 새삼 고맙게 느껴진다. 어차피 원어로 읽지 않는 한 셰익스피어가 구사한 그 언어의 맛을 다 느끼기는 불가능 할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몇 페이지만 읽어 나가다 보면 번역서라는 것을 잊어 버리고 즐겁게 몰입할 수 있다.  로미오 정도의 나이였을 때 프롤로그를 비롯한 몇몇 대사를 다 외웠었다던 나의 남편은 그 때 외웠던 대사들과 비교하며 더 리듬감 있고 고급스러워진 번역에 10대 소년으로 돌아간 양 흥겨워 했다.

10대의 무모한 열정으로 요약해 버릴 수도 있는 이 이야기가 이토록 오랜 세월 사람들의 마음 속에 남아 있다는 것은 바로 고전이 가진 힘을 보여주는 예일 것이다. [로미오와 줄리엣]에 감동한 아이들이 그들의 무모함과 경솔함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그 숭고함과 용기와 사랑을 마음에 새기게  될 것이라는 사실은 너무나 분명하다. 섀무얼 존슨이라는 비평가는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삶을 있는 그대로 비추어 내는 거울"이라고 말했다. 그 놀라운 언어 구사 능력으로 자연과 인간의 삶을 비쳐주는 셰익스피어를 많은 우리의 청소년들이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하여 그가 비쳐주는 거울을 통해 삶의 진실을 체득하므로, 시대를 혼란케 하는 어리석은 사랑의 이론에 현혹되지 말고 그들이 꿈꾸는 진실한 사랑에 지혜롭게 다가갈 길을 발견하면 좋겠다.

우리의 아이들은 에로스의 숭고성과 자기 초월성이 선 뿐 아니라 때로 악을 향해서 돌진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고, 오랜 세월 서로를 알아가며 다듬어 가는 그런 사랑도 진실하며 열정적일 수 있다는 것을 배워가야 할 것이다. 운명의 사람을 만났을 때 열정을 잃지 않은 채 그 사랑을 이루어갈 이야기를 나누며, 자신에게 주어진 사람을 또한 사랑의 운명으로 받아 아낄 줄 아는 그런 지혜를 서로 나누면 더욱 좋은 독서 후 활동이 되리니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사랑을 위한, 인생을 위한 좋은 입문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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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6-07-27 0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따라 왔어요. 멋진 리뷰 잘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