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언제나 책을 읽을 수 있어요 꼬마도서관 1
헬레인 베커 지음, 마크 호프만 그림, 정세진 옮김 / 썬더키즈 / 2018년 8월
평점 :
절판


 

어렸을 적 밥상머리에서 책을 읽거나 걸어가면서 책을 읽거나 하면 부모님께 잔소리를 듣던 기억이 있다. 그 기억은 꽤나 오랫동안 나를 지배하고 있어서 지금도 아이들이 식탁에서 책을 펴는 일을 나무라고 있다. 하지만 언젠가 TV프로에서 나온 독서 영재의 경우 밥을 먹을 때도 화장실에 갈 때도 외출할 때도 언제나 책을 읽었고 부모는 그런 아이를 독려했다. 지금도 그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 하는 의문은 있다. 그런 가운데 <우리는 언제나 책을 읽을 수 있어요>라는 책을 본다.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언제 어디서나 책을 읽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으로 채워져 있다. 책을 읽는 장소는 아이들에게 친숙한 교실, 화장실, 부엌에서부터 북극이나 프랑스 남쪽 마을, 사막, 바닷속, 우주까지 상상력이 점점 뻗어져 나간다. 가장 재미있는 부분은 장소에 따라 달라지는 책 제목이다. 사막에서 읽고 있는 책은 물은 다 어디로 간 걸까?’이고 화장실에서 읽고 있는 책은 시간 때우기이다. 우주 한 복판에서 세련되게 몸 흔들기책을 읽고 있는 아이의 모습에 웃음이 터졌다. 아이들도 책의 내용보다 그림 속에서 읽고 있는 책 제목을 더 궁금해 했다.


  저자는 마지막 페이지를 빌어 책 읽기가 굉장한 이유는 언제 어디서나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결론 짓는다. 독서라는 것이 내가 어디에 있든 순식간에 나를 상상하는 어디로든 보내주는 환상적이면서도 가장 쉬운 일이라는데 반박의 여지가 없다. 전적으로 동의 하는 가운데 이 책에서 나도 모르게 안도하게 된 부분은 식탁에서 책을 읽는 행동은 무례할 수 있고, 길을 걸을 때 책을 읽다가는 무언가를 밟을 수도 있다는 대목 이었다. 마치 나의 물음표에 찍어주는 마침표 같다.


  큼직큼직한 글씨와 호쾌한 그림체 덕분에 이제 막 읽기 독립을 시작한 큰 딸 아이에게는 만만하면서도 재미있는 독서 시간이 되었다. 어서 빨리 내가 없이도 언제 어디서나 책을 읽을 줄 아는 아이가 되어 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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