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운명게임 1~2 세트 - 전2권
박상우 지음 / 해냄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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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나의 것이 아니다. 이것은 내가 아니다. 이것은 나의 자아가 아니다.'

삶에 대한 무게가 조금 줄어드는 느낌인가, 아니면 삶에 대한 의미가 더 무거워지는 느낌인가.

인생이 나의 것이 아니고, 정해진 운명속의 게임이라면,

나는 어떤 마음가짐으로 인생을 살아내야 하는가,

철학적인 질문을 마구 던지며 소설은 시작된다.


소설안의 소설속 주인공인 '이보리'는 '인간문제의 궁극에 대한 답'이라는 책을 쓸만큼 인생에 대한 사유가 깊은 인물이다. 자신을 타자화하여 말하는 이보리가 '워크인(원래의 영혼이 육체를 떠나고 그 육체에 영적 상태의 외계인이 들어와 살게 된 경우)'으로 이보리의 몸에 '시리우스 행성'에서 온 '잉카'로, 다시 잉카가 상위자아가 된 이보리가 된다. 이보리는 이보리이지만 이보리가 아니다. 이보리는 이보리이기도 하고, 잉카이기도 하고 잉카의 상위자아이기도 하고, 그 상위자아이기도 하다.


이보리가 주인공인 소설을 쓰고 있는 작가 '나'는, 소설이 뜻대로 써지지 않아 괴로워 한다. 결국은 상위자아가 자신을 통해 이보리와 자신이 쓰고있는 소설을 만들어 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살이가 꿈이라는 걸 알아차리고 깨어나면 그 순간부터 세상살이가 내 마음대로 조정하고 펼칠수 있는 자각몽으로 바뀌는 거야, 수동적인 꿈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컨트롤 할 수 있는 꿈으로 바뀌는 거지. 그냥 꿈속에 갇혀 주어지는 꿈에 시달리는 노예적 상태가 아니라 그것을 자각몽으로 바꿔 스스로 컨트롤 하며 살수 있게 된다는 거야, 깨어나는 것과 깨어나지 않는 게 얼마나 큰 차이인지 이제 알겠나?"

"그럼 선배님은 지금 자각몽 인생을 살고 있나요?"  -2권194,195p

작가 '나'는 '시간여행자'와의 통화에서 자신이 고뇌하던 것의 답을 찾게 된다. 꿈인들, 꿈이란걸 알았으니 내가 컨트롤하면 되는 것 아닌가. 인생이 게임인 것을 알았으니 이제 그 게임을 컨트롤하면 되는 것 아닌가.


우리는 '깊은 망각과 최면에 빠져 자신들이 지구라는 행성감옥에 갇혀 사는 걸 전혀 자각하지 못'하는 불멸의 이즈비(IS-BE)이고 '지구가 우주에서 가장 열악한 행성감옥'이며, 우리는 '윤회의 사슬에 묶인채 끊임없이 돌고 도는 수형생활'-2권74p-을 하고 있는 것이라면,

이 행성감옥을 탈출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방법, '잃어버린 나, 잃어버린 신성'을 되찾는 길-2권113p을 떠나야 하는 것인가. 탈출을 위해 살아야 하는가, 계속 괴로워해야하는가.


 '분리하거나 분리하지 않거나 모든 것은 하나입니다. 이렇게 말하거나 저렇게 말하거나 모든것은 근원은 하나입니다. 하나(Oneness), 그것이 시작이고 그것이 끝입니다.'-2권 241p

 '모든 언어적 귀결은 곧 당신이 이 우주의 창조주이고 당신이 영이라는 의미'라고 하니, 도저히 풀수 없는 문제에 대한 답은 '상위자아'가 줄것이라고 믿고, 나는 그저 '그냥 쓰라'는 명을 받을 수 밖에.


지는 것이 싫어서 게임을 하지 않는 나는, 이미 게임에서 진것인가, 지지않기 위해 게임을 시작해야 하는가. 상위자아에게 묻기위해 명상을 시작해야겠다.

자각몽 인생을 살기위해, 일단 꿈을 꾸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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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메이트
표명희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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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룸메이트라는 개념이 더 많았지만,

개인의 사생활의 문제로 인한 불편함들이 하우스메이트라는 개념이 생겨나게 했다.

지독한 전세난과 취업난도 한몫했음은 물론이다.

개인적인 생활이 많아지고 싱글족이 늘어남에 따라 하우스메이트를 구하고 원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은 왠지 모를 쓸쓸함을 풍긴다.

옆짐사람과도 인사를 주고받기 힘든 요즘에,,낯선사람과 한집에 산다는 것은 어떨까,,

일단 처음으로 생각나는 단어가 '불편'이다.

 

하우스 메이트에 관한 여러 기사를 접하고 주변에서 들어서 관심이 생길때 보게된 책이다.

제목 또한 ' 하우스 메이트'라니,,ㅎㅎ

제목에서 주는 뭔가 고독하고 쓸쓸하고,,또 뭔가 그로데스크적인,,기대감,,

낯선사람과의 한집살이는 왠지 신문에서 볼법한 여러가지 사건들을 떠올리게 한다.

자극적이고 엽기적인 사건들...내가 너무 삶에 찌들었나?

 

총 8편의 작품들속에 등장하는 이웃들은 하나같이 평범하지 않다.

80년대 운동권 출신으로 사별과 이혼을 되풀이한 여자, 레즈비언 야설 작가, 2급 장애 강아지를 안고 다니는 여자. 록밴드 보컬 출신의 노점상, 퀵서비스맨과 스무살의 동거녀, 사십대의 게이 피아노 선생 등등..

그들은 각자의 은폐된 공간에 머물면서 사회와의, 사람들과의, 세상과의 소통을 원하지만,

실상 사회와, 사람들과, 세상과의 소통이 시작되려하면 뒷걸음질 치며 두려워 한다.

그들의 이야기 속에는 하나의 공통된 단어가 있는데, 그것은 '고독'이다.

너무나 고독한 그들. 그들은 내 옆집에도 내 윗집에도 내 아랫집과 뒷집에도 있을 것이라 생각하니 나조차 쓸쓸하고 고독해 진다.

 

다 읽고 난뒤에 가슴속에 잔잔히 퍼지는 쓸쓸함과 삶에 대한 복잡미묘한 생각들이 한참 떠나지 않았다.

 

'거리만 잘 유지하면 어떤 관계는 적어도 지속할 수는 있으니까' -타인과의 관계에 관한.

'짧은 위안을 위해 긴 의무에 봉사해야하는' -가족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

등, 작가의 타인과 가족에 관한 시선들이 깊은 생각을 하게 한다.

 

'이웃 알레르기'환자들의 이야기이지만,,

고독한 개인들의 이야기 이지만,,

이웃과 함께이고 싶은,, 고독하고 싶지 않은,,사람들의 이야기 이기도 한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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