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광준의 생활명품 101
윤광준 지음 / 을유문화사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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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옛 이야기에서는
사람이 오랜 시간 동안 물건을 고이 아껴 쓰면
거기에 혼이 깃들어 도깨비가 된다고 했다.
오늘날, 소비가 미덕인 이 시대에 도깨비로 다시 깨어날 만큼 오래 묵은 물건은 보기 드물다.
금방 쓰이고 금방 버려지는 상품들이 산을 이루는 세상이다.
어떤 도시에서는 전세계에서 버려진 것들이 흘러들어 더미를 이루다 못해
도시마저 삼켜버릴 정도라고 한다.

쓰레기의 무덤이 가득한 이 시대에
'윤광준의 생활명품101'은 내 주변의 물건 하나하나를 둘러보고 눈맞추는 경험, 물건의 실용성과 매력을, 어쩌면 소명까지를 발굴하고, 그에 대한 애정을 키워감에 대한 기록이다.

또한 규격에 맞추어 일률적으로 생산되는 상품들의 홍수 속에서
나만의 것을 찾고자 하는 각고의 노력의 기록이기도 하다.
어떠한 소신이나 기준을 세우더라도 우리는 소비자로서 광고와 마케팅의 속삭임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겠지만
물건을 아낀다는 건 소비의 대상인 상품을 내 삶 속 물건으로 탈바꿈시키는 과정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공장에서 만들어진 물품도 손때가 묻으면 도깨비가 될 수 있을까,
오로지 소비를 위해 대량생산된 텅 빈 제품들에도 영혼이, 그 물질성에 의해 자가소멸되지 않는 영혼이 자리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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