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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은 내가 가질게
안보윤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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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은 내가 가질게2005년 장편소설 악어떼가 나왔다로 제10회 문학동네작가상을 수상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한 안보윤 작가의 세 번째 소설집이다. 3년에 걸쳐 다양한 출판사의 문예지를 통해 발표한 소설 7편이 한 권에 모여있다. 그중에는 2023년 이효석문학상 대상 수상작 애도의 방식, 현대문학상 수상작 어떤 진심, 김승옥문학상 수상작 완전한 사과가 함께 한다.


이 책에 실린 단편들은 하나의 세계를 공유하고 있다. 각각 별개의 이야기처럼 읽히지만 진행될수록 시공간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야기마다 다양한 인물의 시점에서 다양한 관계성 범죄에 연루된 삶들을 담았다. 내용을 상세히 서술하기에는 너무나 괴로워 넘어가겠다.


먼저 인상 깊었던 부분은 이야기를 전개하는 서술 방식이다. 객관적인 상황보다 인물들의 심리를 먼저 보여주어 처음에는 그가 어떤 상황에 놓였는지 상상하며 읽어 나가게 된다. 일인칭 시점으로 조금씩 밝혀지는 진실이 흡인력을 더한다. 이윽고 독자의 시야가 인물이 놓인 상황과 사실까지 확장된 순간, 뒤통수를 후려 맞은 듯 강렬한 충격에 입을 다물지 못한다. 나도 모르게 앞 페이지를 황급히 휘적인다. 그 순간 등장인물이 겪은 트라우마가 훅 거리를 좁혀온다.


두 번째로 인상 깊었던 부분은 단편을 엮은 순서이다. 발표 순서도, 극 중 시간 순서도 아니다. 그래서 과거와 미래를 오가며 은근하게 냄새만 풍기던 진실이 책을 덮을 때가 되어서야 분명하게 드러난다. 그 충격과 슬픔을 곱씹으며 한동안 비통함에 잠기게 된다. 트라우마 극복 과제를 홀로 진 채로 2, 3차 가해와 또 다른 범죄에 노출된 피해자의 현실이 얼마나 끔찍한지 깊이 느낄 수 있다.


이 소설은 독자 또한 직간접적인 경험을 하고도 뉴스로만 접하는 이야기라며 외면했을지도 모르는 불편한 부분을 건드린다. 트라우마가 내 일이기도 하다고 느끼게 하려는 목적을 충분히 달성한 좋은 책이다. 마지막에 실린 문학평론가 정여울의 해설을 인용하며 마치겠다.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뉴스 속 남의 이야기로 방치해두지 않는 것, 학대와 폭력의 심각한 결과가 바로 지금 나, 우리, 여기 있는 모두의 몫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저버리지 않는 것이 문학의 임무임을, 안보윤은 작품 하나하나를 통해 분명히 선언한다.(<당신의 마지막 안전지대는 어디입니까트라우마 이후, 상처를 정면으로 직시하는 문학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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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사족.

나는 한국문학과 매우 어색한 독자다내가 경험한 한국문학은 교과서에 실려서 시험을 위해 읽고 분석한 본문 발췌가 전부다.


그리고 나는 사실 한국문학의 날카롭게 벼려진 날 것을 싫어한다글을 읽는 동안 정신적 피로와 손상이 극심하기 때문이다이야기에 빠지는 순간 저절로 미간에 주름이 잡히고 어김없이 숨이 조여왔다그 삶의 무게가 내게도 전이되었기 때문이다. 한국문학에 대한 경험의 대부분이 이러하니 점점 어색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한국문학에 도전한 이유는좋은 한국어 문장을 쓰려면 좋은 한국어 문장을 많이 읽어야 하기 때문이다그래서 신중하게 책을 골랐다줄거리와 추천사를 읽으며 그나마 정신적 타격이 덜할 거 같은 책으로 골랐다결론부터 말하자면 반은 성공했고 반은 실패했다잘 쓴 글좋은 문장새롭고 낯선 표현을 많이 접할 수 있었고정신적 타격은 극심했다.


화자의 처지를 이해하니 미칠 것 같았다결국 도중에 책을 접고 SNS에 끄적였다. ‘한국문학 읽다가 정병 올 거 같은데 이거 맞나요.' 그리고 다음 순서에 두었던 정유정의종의 기원을 밀어두었다지금 내 정신건강에 썩 좋지 않을 듯해서독서 리스트를 재정비할 필요성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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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인 줄 알았는데 부정맥 - 노인들의 일상을 유쾌하게 담다 실버 센류 모음집 1
사단법인 전국유료실버타운협회 포푸라샤 편집부 지음, 이지수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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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실버 센류입선작 모음집이다. 실버 센류란 일본 사단법인 전국유료실버타운협회의 주최로 2001년부터 매해 열리고 있는 센류 공모전이다. 어르신들이 하고 싶은 말을 활발히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노년 세대의 생활상과 마음을 더욱 생생하게 전하려는 취지로 기획되었다. 작가들의 나이는 20대부터 80, 사는 곳도 일본 전역으로 폭이 매우 넓다. 센류(川柳)5·7·5조 운율을 가진 일본의 정형시이고, 일상생활을 풍자적이고 유머러스한 방식으로 다룬다. 책 제목인 사랑인 줄 알았는데 부정맥실버 센류입선작 중 하나이다.


책의 디자인을 보면 한국에서 보기 드문 우철 제본으로 만들어진 점이 눈에 띈다. 센류의 세로쓰기 형태를 지키면서 자연스럽게 읽히도록 하기 위한 선택으로 보인다. 표지의 제목과 부제도 오른쪽부터 세로쓰기로 적혀있다. 본문 역시 세로쓰기이며, 중간중간 색연필로 그린 듯한 삽화가 있어 몰입도와 정겨움을 더한다.


본문인 시들은 노인의 시선으로 보고 느끼는 경험과 소소한 일상을 전한다. 그들의 입장과 현실이 솔직하고 간결한 표현으로 응축되었으며, 동시에 재치 있는 언어유희가 돋보인다. 또 함께 사는 가족의 시선에서 본 노인의 모습을 보여주는 시도 있다. 덤덤하게 읽히는 시도 있고, 무심코 허를 찔려 웃음이 터지다가도 마음 한편이 싸해지는 느낌을 주는 시도 있다. “LED 전구/다 쓸 때까지/남지 않은 나의 수명”(7p)이 그 예이다.


아직 그 연령대를 살아보지 못한 독자는 시를 통해 노환과 노인 사회를 엿볼 수 있다. 자연스럽게 할아버지나 할머니, 혹은 부모님, 아니면 어릴 적 예뻐해 주신 이웃 어르신의 모습을 상상하게 된다. 그러면서 시간의 흐름에 따라 주류 사회에서 점차 멀어지고 이내 소외되는 노년층의 삶을 조금 더 내 일처럼 이해하게 된다. 한창 자신의 삶을 개척하기 위해 스스로에게 몰두하기 바쁜 청년들에게 잠시 멈춰 가족을 떠올리는 시간을 준다. 개인으로 좁혀진 시야를 넓혀 주어 내 주변을 살피는 마음이 생긴다. 세대 격차가 크게 벌어진 현대 사회 속에서 다른 세대에게 마음을 여는 첫걸음이 된다.


지금 노년기를 보내고 있는 독자라면 자신과 비슷한 경험이 담긴 시에 깊게 공감할 것이다. 버겁고 외로운 현실을 익살스럽게 표현한 시를 읽고 잠깐 웃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공감하면서 감정이 정화되고, 현실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갖게 된다.


일본어와 일본 문화, 특히 센류에 대한 배경지식이 있는 독자라면 번역된 센류를 보고 5·7·5조 운율에 맞는 원문을 추리하며 읽는 방법을 추천한다. 번역을 거치면서 그 형태는 사라졌지만, 의미를 음미하면서 원문을 상상하는 재미가 있다. 특히 번역을 공부하는 독자에게는 나라면 이 표현을 어떻게 옮길 수 있을지를 생각해 볼만한 좋은 예문이 되리라.


일본어나 일본 문화를 잘 모르는 독자들도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 많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 한국어 표현으로 운율이나 대구를 맞춘 부분 또한 돋보인다. 일본어의 특징을 활용한 언어유희가 쓰여서 배경지식이 필요한 내용은 역주와 원문 병기를 통해 이해할 수 있다. “노인의 사랑/반했든(れる) 노망(ける)이든/한자는 같다”(69p)가 그 예이다.


비슷한 주제로 한국 노년 세대의 목소리를 담은 책인 살아 있다는 것이 봄날(성백광 외, 문학세계사)도 읽어볼 만하다. 이 책에는 형태 제한이 없는 자유시가 실려있어, 아름다운 고유어 표현과 더불어 해학의 민족이 가진 긍정과 미학이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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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의 고수 - 신 변호사의 법조 인사이드 스토리
신주영 지음 / 솔출판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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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냄새나는 따뜻한 이야기에요.
우영우에 나올 에피소드는 무엇일지 궁금합니다. 두근두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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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크 머리를 한 여자
스티븐 그레이엄 존스 지음, 이지민 옮김 / 혜움이음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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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사를 따라서 눈 앞에 그려지는 장면이 무섭기도 했지만 생생한 만큼 몰입할 수 있어요. 고어 잘 보시는 분들께 추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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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시즌 1 : 여성과 공포 - 전5권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도러시 매카들 지음, 이나경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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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슈타인만 익숙하고, 다 처음 보는 작품들인데 줄거리를 보니 재밌을 거 같아요. 시즌 2도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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