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에 새긴 나라 - 열다섯 살 독립운동가 주재년 열사 이야기
홍종의 지음, 장선환 그림 / 봄날의곰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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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에 새긴 나라 _ 홍종의

주재년 열사의 나이는 15살이었다.

책을 읽으며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그 나이의 나였다.

중학교 3학년이었던 나는 부모님의 보호 아래 학교에 다니고
있었고, 내가 누리는 일상과 주어진 것들을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이며 살았던 것 같다. 의무였던 공부도 당연하게 느껴졌던 시절이었다.

그런데 같은 15살의 주재년 열사는 나라를 위해 자신의 삶을 내어놓고 있었다. 삶을.

'15살.'

그 숫자가 책을 읽을수록 다르게 느껴졌다.

어른이 되어 바라보면 그저 한 사람의 독립운동가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지금 내 아이들을 바라보는 부모의 마음으로 읽으니 그가 그저 '열사'라는 이름으로만 보이지 않았다.

누군가의 소중한 아들이었고,
누군가에게는 함께 뛰놀던 친구였으며,
평범하게 사랑받으며 자랐어야 할 어린 소년이었다.

그런 소년이 어른들도 감당하기 어려운 길을 선택했다.

홀로 오른 길은 분명 어둡고 외로웠을 것이다.

그의 길 한 켠에는 함께 뜻을 나누고자 했던 친구가 있었고, 그를 믿고 지지해주는 사람들이 있었다.

하지만 홀로 감당하기를 선택한 그.
얼마나 무섭고, 집이 그리웠을까...

무엇보다 마음이 아팠던 것은 자신이 그토록 바라던 빛을 직접 보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나라를 되찾은 날.
그가 꿈꾸었던 자유로운 세상을
그는 끝내 자신의 눈으로 확인하지 못했다.

그저 마직막 순간, '옷을 반듯이 입혀 달라, 나 죽은 뒤에 좋은 세상이 온다.'

한동안 마음이 먹먹해졌다.

내 아이들이 15살이 되었을 때를 생각해 보면,
여전히 부모의 보호 아래 학교에 다니고, 친구들과 웃으며 하루를 보낼 아이들, 앞으로 어떤 세상을 살아가게 될까.

그리고 나는 어떻게 이 역사를 전해 주어야 할까.

돌에 새긴 나라는 역사 속 한 인물의 이야기를 읽는 데서 끝나지 않았다.

오늘 내가 아무렇지 않게 누리는 학교, 거리, 가족과 함께하는 평범한 하루가 결코 처음부터 주어졌던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 생각하게 했다.

주재년 열사는 나보다 어린 나이에
나보다 훨씬 어른스러운 선택을 했다.
그리고 그 선택 덕분에
나는 오늘을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을 덮으며 마음속으로 한 번 더 되뇌었다.

평범하고 사랑받아 마땅했던 열다섯 살의 소년,
주재년 열사.

당신이 지키고자 했던 나라에서
오늘의 평범한 하루를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잊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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