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는 생각하지마 (조지 레이코프, 유나영 옮김 / 와이츠베리)
우리는 왜 보수의 말에 휘둘리는가. 그들의 말에 적절한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가?
조국 논쟁이나 정의연 논쟁은 진보와 보수라는 이름을 둘로 나뉘었다. 보수는 그들의 도덕성을 문제 삼았고 진보는 그들의 존재성이 가지는 의미를 지키고자 하였다. 둘다 각자 가지고 있는 가치관에 따라 자신의 입장을 내세웠다. 과거 진보였던 많은 사람들도 도덕성이란 문제에 갇혀 보수의 편을 들었다. 책 속 내용에 따라 설명하면 보수에서 사용하는 언어와 미디어를 통해 수없이 반복되는- '지인의 말에 의하면 어디를 틀어도 조국이야기를 하고 있다.' - 내용으로 자신도 모르게 보수의 프레임을 뇌 속에 장착하게 되었다. 결국 자신도 모르게 보수의 생각을 가지고 되었고 지켜내야 할 진보의 가치관- 조국을 통해 이루고자 했던 검찰개혁이 이보 뒤로 물러나 한참을 돌아가야만 되었다. 진보성향의 사람들은 조국논쟁에 대해 초기에는 학부모들이 민감하게 생각하는 대입문제로 인해 조국법무부 장관 수행에 반대를 했었다. 검찰개혁에는 반대하지 않지만 조국이 하면 안 된다고 말했었다. 그런데 조국 장관이 사퇴한 후에도 그들은 정부의 모든 일에 반감을 가지게 되었다. 보수 성향을 가지게 된 것이다. 코로나19 사태가 벌어지기 전까지.
사람마다 중요한 가치관이 다르겠지만 자신의 선택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생각했으면 좋겠는데. 말이다. 조지 레이코프는 프레임은 직접적 인과관계와 유기적 인과관계로 결과가 나타난다고 하였다. 직접적 인과관계는 원인과 결과가 명확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대응할 수 있지만 유기적 인과관계의 경우는 여러 과정을 거쳐 나타나기 때문에 원인과 결과를 알기 힘들어 대응이 쉽지가 않다고 한다.
코끼리는 생각하지마는 프레임이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 설명하고 있으며 그로 인해 우리가 선택한 정책들이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 그리고 진보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 이야기하고 있다. 이번에 내가 읽은 코끼리는 생각하지마는 개정판으로 2004년에 초판이 나왔으며 그후 10년동안 미국 정치는 어떻게 변했는지 과정이 나와있다. 거의 5년이 지난 책이지만 볼 수록 현재 우리나라 정치모습과 닮았음을 느끼게 한다.
민주주의는 두 개의 가치관을 가진다. 엄격한 아버지 모형의 가치관을 가진 보수와 자상한 부모모형의 가치관을 가진 진보가 그것이다. 보수주의자들은 개인 책임을 강조하며 사익을 추구하지만 진보주의자들은 공동체. 평등, 자유를 중요시 생각
왜 사람들은 진보의 말이 안 통하는가?
진보주의자들이 오해하는 계몬주의 신화들이 있다.
첫째, 신화는 ‘진리가 우리를 자유롭게 할 것이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합리적인 존재이므로 우리가 사람들에게 진실을 알려주기만 하면 그들은 옳은 결론에 도달할 것이다’(47) 사람은 프레임을 통해 생각합니다. 진실이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지기 위해서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프레임과 부합되어야 합니다. 부합되지 진실은 튕겨 나갑니다. 그래서 보수주의자들에게 진실을 전달했을 때 그들이 받아들일 프레임이 없다면 무의미 합니다. 특히 진보주의자들이 분통을 터뜨리는 어떤 생각들을 보수주의자들은 자신들의 관점에서 제시된 진실이라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보수주의자들이 거짓말을 밝히는 것은 큰 의미가 없습니다.
둘째 신화는 ‘자기 이익에 반하여 행동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다. 따라서 합리적이고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자기 이익에 기초하여 사고한다’이다. 현대 경제학 이론과 외교 정책은 이러한 가정에 기초하고 있지만 그들은 결코 합리적으로 행동하지 않는다. 자신들의 가치와 정체성에 따라 움직인다. 우리나라는 왕권사회였으며 얼마 전까지도 군사독재 정권 사회였다. 다시 말해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사회로 폭력과 위협을 당연히 여기는 사회였었다. 또한 우리나라에 뿌리내린 유교 문화는 부모에 충성하고 나라에 충성하는 복종문화이다. 이것이 우리나라 사람들의 정체성인 것이다.
셋째, [선거운동은 상업적 마케팅이다]입니다.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이루어 준다면 뽑아줄 것이라는 생각. 이는 사람들이 논리적이고 합리적으로 생각할 때 가능한 것이다.
9.11 이후 미국인들의 뇌는 변화했다고 한다. 뇌의 시냅스는 프레임의 물리적인 구조이다. 9.11은 그동안 미국인들이 가지고 있던 상징성을 공격하였고 이로 인해 이슬람 문화와 테러에 대해 대다수의 사람들은 반감을 가지게 되었다. 우리나라도 뇌의 변화를 일으키는 사건이 최근에 두 가지가 있었다. 하나는 조국 전법무부 장관의 검찰 수사 방식과 코로나19이다.
그는 검찰의 온갖 모욕을 받았으며 가족사나 가족의 모든 사생활들이 공개되어 버렸다. 일반 시민들 사이에서 그들의 사생활은 반감을 사는 부분도 분명 있다. 하지만 이제는 검찰의 수사방식에 대해 촉각을 세우고 감시하고 있다. 이제는 알아서 해주겠지, 죄를 밝혀내겠지란 무한성 신뢰를 보내지 않는다.
코로나19는 공적 자산의 중요성을 깨달았으며 기본 소득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다. 공공자산으로 평등한 세상이 만들어질 수 있으며 그동안 반감이 많았던 세금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생겼다고 느껴진다. 사적 자산은 공적 자산에 의존하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이 민주당 오바마에서 공화당 트럼프로 바뀐 것처럼 미통당에 의해 정권은 뒤집힐 가능성이 있다. 그 이유를 책에서 찾아보면 보수는 자신들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연구소나 대학, 미디어를 통해 인재를 양성하면서 인프라를 구축하고 다양한 프레임을 만들어 사람들을 선동하고 있다. 반민족주의 저자가 서울대 교수이며 조국 사퇴를 외치던 대학교 교수들을 보면. 극우 유투브 채널이 많은 것을 보면 걱정이 되는 부분이다. 반면 진보는 공정과 투명성을 바탕으로 인재 양성이나 진보가 유지되도록 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 보다 적은 기금으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돕느라 바쁘기 때문이다. 진보는 연대를 꼭 필요하다. 지금보다 더 치밀하고 단단하게. 진보는 풀뿌리 방식 활동은 서로가 단단히 묶여 땅 속에 자리 잡기 전까지는 외부에서 가해지는 위협에 쉽게 무너질 수 있다. 지금의 우리 나라처럼 아직 진보가 정착되지 않았으며 가부장적인 문화가 주류인 상태에서는 더욱 연대의 힘이 필요한 것이다.
프레임은 뇌의 시냅스에 만들어진 구조물이다. 프레임은 논리나 합리성으로 바뀌지 않는다. 쉽게 바뀌는 것이 아니다. 진보의 언어로 프레임을 오랜시간 지속적으로 반복해서 들려줘야 프레임이 구축된다. 프레임이 개념화되어 있지 않다면 공론화되기 어렵다. 지금 사람들이 공동체와 자유, 평등을 외치고 있지만 언제든지 진보의 거짓된 모습을 보거나 정책이 제대로 수행되지 않는다면 돌아설 수 있다. 다시 보수의 손을 잡을 수 있는 것이다.
부모로서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웨흘링은 인간은 통치를 받는 최초의 주요한 경험을 대부분 어린 시절 가정의 영역에서 하게 되고, 그때의 경험이 올바른 국가 운영 방식에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자상한 부모가 되고 싶지만 나만의 힘으로 될지 고민되는 지점이다. 아이들은 유튜브를 통해 사회를 본다. 그들의 관점은 선택된 유투브의 관점을 그대로 답습한다. 그들의 시선에는 다양성이 결여되기 때문이다. 부모의 말보다 유튜버 말의 힘이 더 강하다고 느낄때가 많기 때문이다. 진보TV가 있으면 안될까 하는 작은 소망을 가져본다.
─프레임을 재구성하는 것이 사회변화다.
─사회변화를 이루기 위한 프레임의 재구성은 공적 담론이 변화해야 가능하며 여기에는 일정한 커뮤니케이션 체계가 필요하다.
총칼을 휘두르는 물리적 전쟁이 아니라 언어를 무기 삼은 프레임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 P311
진보가 이제라도 이 전쟁에서 이기려면 자신의 가치와 정체성에 충실한 프레임을 사용해야 한다. 보수가 쳐놓은 프레임에 걸려들어서는 안 된다. 그렇게 하려면 상대의 프레임을 활성화하는 언어는 아예 입에 올려서도 안 된다. 일단 어떤 프레임이 우리 뇌의 회로에 자리 잡으면, 다른 프레임으로 밀어내기는 아주 어렵기 때문이다. 312 - P312
저인지. 어떤 생각을 상식으로 받아들이는 전반적인 신경회로가 결여된 것. 슬로건으로는 저인지를 극복할 수 없다. 지속적 공론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 P78
모든 정치는 도덕적이지만 모두가 똑같은 도덕적 관점에 근거해 행동하는 것은 아니다. - P14
프레임이 개념적으로 구성되지 않았고 따라서 거론되지 않은 것이다. - P17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