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인이 말하는 광고인 부키 전문직 리포트 12
국정애 외 19인 지음 / 부키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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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초등학교 시절의 기억엔...

학교에서 돌아오면 플래카드나 간판을 제작하시고 계신 아버지를 도와 늦게까지 아크릴판이나 현수막 헝겊을 붙잡아 드리느라고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해서 심술을 내곤 했었다,,

그땐 밤늦게 까지 일하시느라 힘들어 하시던 아버지가 왜그리도 야속했던지..

부키에서 출간한 전문직 리포트 시리즈중,, 이책을 읽고나니 그때 왜그리 열심히 일하셨는지아주 조금은 알것 같았다.

이책은 20인의 전문 광고인들이 솔직하고 담백하게 털어놓은 이야기를 글로 풀어쓴 책이다.

내가 알고 있는 광고는 짧은 15초동안 사람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줄수있을 만큼 상품가치를 어필해야 한다는 상식이 고작이었다..

어릴적엔 막연히 거리광고나 TV광고가 내가알던 광고의 막연한 한계였는데..

이책속엔 전문직으로서 광범위 하고도 깊은 내막까지 이해하기 쉽게 광고에 대해 말하고 있다.

새내기 광고인의 세계부터 시작해 다양한 광고인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24시간의 삶의 현장이 고스란히 책속에 녹아들어 있다.

그들의 직업세계가 얼마나 힘든지...첫번째 광고인의 글속에서 그대로 느낄수 있었다.

국정애님은"금강기획 건물안에 수면실이 있는걸 보았을때 참 낯설었는데..난생처음 회사직원들과 회식을 하면서 낮술을 마셨단다...정신적 스트레스가 많은 광고대행사인들은 일이 술술 잘풀릴때나,혹은 일이 꼬일때면 점심시간에도 전골을 시켜놓고 반주를 곁들이면서 서로 다독이고 격려하며 스트레스를 풀기도 한다."(p11)고 하니 광고인들의 삶의 애환을 그대로 알수있고 느낄수 있는 말인것 같다.

또한 광고인들은 일이 많이 세분화되어 있다..

광고기획자인 AE부터 카피라이터,아트 디렉터,프로듀서,CF감독,AE,PD,,,등.

복잡하고 어려운 작업인 만큼 전문적으로 나뉘어 만들어 지는 과정에서 역시 15초의 예술은 그냥 되는것이 아님을 절감(節感)했다.

AE는 광고 대행사의 꽃인만큼 AE를 다양한 한자로 표현한 부분도 이색적인 느낌이었다..

카피라이터는 글잘짓는 광고의 요리사라 한단다.

흔히 글쓰기하면 국문과를 떠올리지만,,광고에 있어 글쓰기는 단지 글을 잘 짓는것만이 능사는 아닌것 같다.

창의력과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글로 잘 포현해 낼수 있어야 진정한 카피라이터인것이다.

수요일이라는 광고인은 "열정만 있다면 누구에게나 한번쯤 기회는 온다,그 기회를 어떻게 붙잡느냐가 중요하고 내가 얼마만큼 준비되어 있는가도 매우 중요하다."(p118)

그는 자신을 알리고 광고인의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이름까지 개명하는 적극성을 보였다.

어찌보면 이러한 그의 노력이 오늘날의 성공을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그는 또 후배들에게 "그냥 끝까지 도전 하라고 말한다.아무리 힘들어도 절대 포기하지 않으면 누구나 적어도 나 정도는 될수있다."(p123)고 말한다..

광고인의 일이 그만큼 치열하고 힘들지만,노력의 결과는 속이지 않고 반드시 나타난다는 뜻으로 그가 후배들을 위로해주는 말일수도 있다.

요즘은 광고도 글로벌화 되고 미디어의 발달로 인터넷이나 케이블의 광고도 많이 활성화 되어 가고 있는 추세이다.

그만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 의미는 아닐까?

광고라고 해서 꼭 긍정적으로 어필해야만 성공은 아니다.

10여년전 프로스펙스의 '정복할 것인가,정복당할것인가.'라는 광고에는 종군위안부와 학도병,유관순 열사를 광고에 내보냈다고 한다.

우리의 아픈 역사를 상업적으로 이용한다는 비난의 여론이 결국은 광고로 이어진 것이다.

말많고 탈많은 광고인 이지만 오죽 하면 대중에게 부정적으로 라도 어필하려고 노력하는지..그들의 애환에 눈물겹다..

망각을 잘해야만 살아남을수 있는 광고인의 세계,,힘든일을 빨리 잊어야 새롭게 시작할수 있는 힘이 생기는 것이다.

광고인들의 삶을 들여다 보면 꼭 저렇게 까지 살아야 하나?의문이 들지만 ..

그들이 이룬 광고의 성공으로 승리감을 맛보고 성취욕을 느끼며 거기서 오는 희열이 아마도 다시 일을 시작할수 있는 에너지가 되는 듯하다.

어떤 직업인이든 나름의 고충이 있지만,,그중에서도 광고인들 만큼 치열한 24시간을 사는 직업인은 드물다는 생각이 든다.

이책을 읽으며,예전 어릴적 아버지의 모습이 미약하나마 이해가 되는것 같다.

일에 지쳐 힘든 직장인들이 이책을 읽고 나름의 위안을 얻을수 있기를 바란다.

우리가 무심코 보고 지나치는 그짧은 광고가 이런 애환의 과정을 겪었다는걸 조금이나마 알수있는 책이다.

치열한 그들의 삶에서,,값진 승리를 이룬다는 진리를 느낄수 있는 책인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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