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소년이 서 있다 민음의 시 149
허연 지음 / 민음사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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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감성적인 언어에 끌려 시집을 끼고 다녔던 적이 있다.

아마도 사춘기 때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시인이 토해내는 그 애절함과 애틋함이 마냥 좋았던 기억이 있다..

 

오랜만에 다시 만난 시집이 바로 허연님의  책이다.

오래전 '불온한  검은 피'로 내게 익숙한 시인이다.

사춘기때 느꼈던 감성의 언어에서 약간은 일탈을 생각하게 했던 시인이다..

이번 시집도 역시나 허연님 답다.

삶을 얘기하지만 살아가는 이야기는 아니다..그냥 치열하게 살아내고있는 작가 자신의 고통과 신음을 글로 노래하고 있을 뿐이다..

흔히 시인이라면 글쓰기만 잘해서는 될수 없는것 같다..

글쓰기의 고통을 음악적 감각으로 리듬을 타내야 한편의 시를 쓰는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허연님의 시는 우리가 흔히 지나치는 삶의 일부를,, 감정을 곁들여 음악적으로 끌어내는데 타고난 소질이 있다.

이책속에서 특히 '슬픈 빙하시대'란 시가 그러하다..

 작가 자신의 아프지만 강하게..때론 고통스럽지만 짐짓 여유를  부리며  스스로의 삶의 이야기들을 한편으로 끝맺지 못하고 있다..

"가끔은 토할것 같다.돈버는 곳에선 아무도 진실하지 않지만 아무도 무심하지 않다.난 천성이 도 닦을 놈은 못 된다.버틸 뿐이다."(p22)-슬픈 빙하시대4中

누구나 느끼는 감정을 시인은 스스로가 낮추지만 절대로 타락이 아닌 飛上의 날개로 도약한다는 점에서 일반적으로 우리보다 감성이 돋보이고 시를 쓰기위한 준비가 되는듯 하다..

다른 관점에서 보면 좀 과격하고 거칠게 느껴지는 시이지만,,시인의 고통과 삶을 이해할수 있기 때문에 이책이 더 아프고 아름다운것 같다..

그런 나의 생각은 슬픈 빙하시대 2에서 잘 말해주고 있는듯 하다.

"내 나이에 이젠 모든 죄가 다 어울린다는 것도 안다.업무상 배임,공금횡령,변호사법 위반, 뭘 갖다 붙여도 다 어울린다.때 묻은 나이다.죄와 어울리는 나이,나와 내친구들은 이제 죄와 잘 어울린다.

안된 일이지만 청춘은 갔다."(p24)

 

허연님의 시는 감각으로 ,,본능으로 쓰는 언어이다..

글로써의 의미부여 보다는 몸짓언어이며 내면의 마음의 울림인 것이다

"행복할 수가 없다.그대가 납작 엎드려 신음하며 살았던 몹쓸 것 천지인 세상에서 이 길바닥에서

누울 수가 없다.길바닥 이다."(p52)-길바닥 이다中

 

"인생은 늘 용달차 보다 하수다." (p80)-용달차 기사中

우리 사는 세상이 살아내는것 자체가 고통으로 느껴 지더라도 허연님의 시를 읽으면 그 처절함과,, 때론 대범하게 던지는 말한마디로 위로 받을것 같다.

 

책의 뒷부분 작품해설에서 알수 있듯이 시는 언어의 그림과 음악이 주는 쾌감을 중시 할수도 있기 때문(p93)에 이 말처럼 우리도 이시집 한권으로  삶의 힘듦과 지친 피로를 슬며시 시한편에 풀어 버릴수도 있으리라 기대한다..

 

허연님의 다음작품이 살며시 기대 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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