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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벌레들의 동서고금 종횡무진 - 책에 살고 책에 죽은 책벌레들의 이야기
김삼웅 지음 / 시대의창 / 2008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요즘 한창 독서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다...
책에 관한 이야기라면 장르를 막론하고 읽고 있는중이다..
최근에 조완선 작가의 '외규장각 도서의 비밀'이라는 책과, 정민 선생님의 책을읽고 옛사람의 글과 생각들에 감탄하고 있던중에 이책을 접하게 되었다..
'인생을 담고있는 최고의 상자'라 불릴만큼 책이라는 존재는 예나 지금이나 삶에 있어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이책을 쓴 작가는 옛사람들의 글과 생각을 통해 우리에게 책의 또다른 매력을 선사하고 있다..
도스토예프스키는 " 한 인간의 존재를 결정짓는 것은 그가 읽은 책과 그가 쓴 글이다."라고 말했고 다산 정약용 선생은 " 책은 견실한 세계로 순수하고 이롭다.그세계는 살이 되고 피가 되는 튼튼한 덩굴손이 있어 즐거움과 행복이 무성해진다"고 했다...
우선 나자신 부터가 책이라는 존재로 부터 삶의 위안과 ..재미와 ..또한 깨달음과 지식을 얻고 있으니...옛사람의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은것 같다..
연암 박지원 이나, 다산 정약용은 우리 나라 최고의 애서가 들이다..
다산은 목민심서나 흠흠 신서로 유명하지만,정작 본인은 주역사전과 상례사전을 꼽는다고 한다.."왼쪽 팔이 마비되어 마침내 폐인이 다 되어가고 시력이 아주 형편 없이 나빠져 오직 안경에 의존"하면서 썼다는 책들이다..
오늘날 내노라 하는 글쟁이 들이 과연 옛사람들의 책사랑 정신에 미칠까 의구심이 든다..
우선 나부터도 책은 좋아하지만, 정민 선생님의 말대로 글자 읽기에 치우쳐 진정한 책읽기에서 멀어지는건 아닌지 고민 한적이 많았다..
T. 바르틀린의 '성도전'의 한구절은 책에 대한 최상의 헌사일 것이다.
'책이 없다면 하느님은 말이 없고, 정의는 잠들고, 자연과학은 멈추고, 철학은 절름거리고,문학은 벙어리가 되며, 모든것이 칠흑의 어둠속에 묻혀 버릴 것이다.'(p42)
이책을 읽으면서 옛사람들의 책에 대한 태도에 내심 놀랍기도 하고 또 읽기뿐이 아닌 글쓰기도 같이 하고 있다는 사실에 더더욱 감탄스러웠다..
동양이나 서양이나 책에 대한 열정은 결코 서로가 지지않을 만큼 팽팽 했던것 같다..
바르틀린의 말처럼, 정말로 책이 없었더라면 오늘날 이현실이 어땠을지 생각하기도 캄캄해진다,,무엇보다도 서로 대화할 주제나 있었을지..
보르헤스가 " 천국은 틀림없이 도서관 처럼 생겼을 것이다."라고 선언한 것은 책의 역사상 가장 혁명적인 예언이라 할수 있겠다(p73)
만약 정말로 천국이라는 곳이 도서관 이라면 죽음이 전혀 두렵지 않을 것이다..그곳에서 맘편히 책속에 빠져 산다는 것이 생각만 해도 즐겁고 행복한 일이다.
최한기나,이덕무,정약용등 우리의 옛사람들은 하나같이 책읽기와 마찬가지로 글쓰기 정신도 표창감 인것 같다..
옛사람들은 책읽기와 더불어 글쓰기도 어릴때부터 생활습관으로 자리잡아 빼어난 글솜씨를 보이는 것인가 보다..
오늘날 처럼 논술이네...하고 호들갑을 떨지 않아도 그저 여유롭게 쓰고 또 쓰고 해서 오랜습작의 결과물로 빼어난 글솜씨를 자랑하는 옛사람들이 마냥 부럽기만 하다..
전쟁터 마상에서 조차도 책읽는 모습을 보인 나폴레옹을 보면,책이 그에겐 어떤 존재인지 알것도 같다..
나폴레옹은 지독한 악필에다가 오자 투성이의 글을 썼지만,대단한 속독가였다..
수많은 전투를 지휘하고 프랑스와 유럽을 지배하기 위해,잠자는 시간을 줄이면서 까지 많은 책을 읽고자 속독법을 배웠다고 한다..
아마도 그가 세운 전쟁속의 승리는 책을통해 배운 진리 일것이다..
이덕무는 먼훗날 한사람의 독자를 위해 명산에 굴을 파서 책을 간직해 두겠다는 꿈을 가졌다고 한다..
오늘날 글쓰는 사람이,베스트셀러에 관심을두는 마음하고는 사뭇 다르다...
나조차도 정작 글은 쓰고 싶지만,아무도 읽지 않을 것이란 막연한 두려움에 사로 잡히곤 하는데...반성해야할 일이다..
동양이나 서양을 막론하고 책읽기와 글쓰기는 그저 옛사람들의 삶의 일부분 이었던것 같다...
세종임금은 책을 너무도 사랑한 나머지 독서당 제도를 두어 신하들을 마음껏..마음편히 책읽기를 할수 있게 했다고 한다...
오늘날 우리 윗분들이 이부분을 좀더 배울수 있었음 좋겠다는 막연한 생각이 들었다...
책을 그저 문자 읽기만으로 그치는 것은 진정한 책읽기가 아니다....
벌레라 칭호할 만큼의 책읽기는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것이다..
옛사람들은 책벌레라 칭하여도 결코 오버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놀라운 읽기를 하고 있다...또한 읽는 것에 국한 시키지 않고 쓰기도 실로 놀라운 결과물이다..
이책속에 쓰여있는 옛글들은 하나하나 새겨 읽으면 그자체로 책읽기의 즐거움을 느낄수 있다...
아마도 나처럼, 다른 독자들도 이책속의 인용글들 속에서 행복감을 느낄 것이다..
옛날 책벌레들의 글을.. 그것도 주옥같은 글들로만 뽑아 읽을수 있다는 자체만으로 이책을 읽는 행복감을 맛볼수 있을 것이다..
책이라는 그안에서 우리도 행복한 한마리 벌레가 되어 보는것도 나쁘진 않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