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경영의 원칙 서울대학교 관악초청강연
서울대학교 기초교육원.안철수 지음 /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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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에는 어떤 원칙에 따르는가.

 

첫째, '과거는 잊자'

  "흔히들 '실패는 사람의 발목을 잡는다'고 하잖아요. 한번 실패를 하면 사람이 마음이 약해져서 정말 과감한 결단을 못 하고 주저하게 돼요. 그런데 성공은 실패보다 더 사람의 발목을 잡는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사람이 열심히 살다보면 무언가를 가지게 돼요. 그런데 한번 자그마한 것을 가지게 되면 그것을 놓지 않는 한도 내에서 결정을 하게 돼서, 결국은 마음이 약해지고 과감한 결단을 못 내리게 되는 것은 마찬가지더라고요. 원숭이를 잡을 때, 병 속에다 사탕을 하나 넣어두면 원숭이가 손을 집어 넣어서 사탕을 움켜쥔 다음에 사냥꾼이 자기를 잡으러 오는데도 손을 못 놓아서 잡힌다고 하잖아요. 사람도 그런 것 같더라고요. 결국은 성공이나 실패나 똑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정말로 인생에서 중대한 결정을 할 때는 과거를 잊어버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어요."

 

둘째, '주위 사람들의 평가에 연연하지 말자'

 "중요한 결정을 할 때 주위 사람들 이야기나 평가에 많이 마음이 약해지기 마련이죠. 어떤 경우에는 '그냥 내 한몸 희생해서 주위 사람들 행복하게 해 주자' 해서 주위 사람들이 원하는 선택을 하게 되는데, 그러면 한두 해 정도는 괜찮을 수 있지만, 사람이 그 이상을 참기는 힘든 것 같아요. 한 3, 4년 지나면 결국 자기도 불행해지고 그 모습을 바라보는 주위 사람도, 부모님, 친구까지 다 같이 불행해지는 거죠. 그래서 오히려 장기적으로 주위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으면 자기가 행복해질 수 있는 선택을 해야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자기가 행복하면 처음에는 섭섭하더라도 결국에는 그 사람들도 행복해지는 것 같아요. 주위 사람은 결국 내가 행복해지기를 진정으로 바라는 사람이니까, 내가 행복해질 수 있는 선택을 하면 주위 사람도 장기적으로는 행복해질 수 있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주위 사람 평가에 너무 연연해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오늘자 중앙선데이를 보니 안철수가 사실은 박원순 출마 지지를 하기 전에 이미 서울시장 출마를 포기했고, 포기하면서 측근들에게 제일 큰 이유로 든 것이 '아버지와 딸이 완강하게 반대한다'는 것이었다는데.. 이 내용에 따르면 그건 핑계에 불과했던 건가??)

 

셋째, '미래의 결과에 미리 욕심을 내지 말자'

 "내가 선택을 하고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을 하고 운이 따라주면 좋은 결과가 나오는데, 그런 과정을 다 거치기도 전에 먼저 결과에 대해서 욕심을 내고 결과만 가지고 생각을 하다보면 또 판단을 그르치기 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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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하면 어려운 시기를 잘 보낼 수 있는가.

 

첫째, '유혹에 빠지면 안 된다'

 예컨대, 분식회계의 달콤한 유혹으로 한번 분식회계를 만들어 놓으면, 좋은 시기가 왔을 때 오히려 이것이 발목을 잡아서 기업을 나락으로 끌어내림. 편법은 단기간은 편하지만 결국 좋은 시기에 낭떠러지로 끌어내리는 독.

 

둘째, '어려운 시기에 문제를 고쳐야 한다'

 어려운 시기라는 것은 문제를 고치라고 하늘이 준 절호의 기회. '운이라는 것은 준비와 기회가 만나는 순간이다'

 

셋째, '뜨거운 가슴과 차가운 머리'

 '스톡데일 패러독스(짐 콜린스의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에 나오는 개념)'라는 것이 있음. 베트남전 포로수용소에서 '낙관주의자들은 다 죽고 현실주의자들만 살아남았다'는 것. 이들은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현실을 바라보고 이 전쟁은 오래 걸릴 것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어두운 현실과는 별개로 '언젠가는 고향에 돌아가서 부모님과 친구들을 만날 운명을 타고날 사람'이라는 운명과 미래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있었던 사람들임. ('죽음의 수용소에서'에서도 이와 비슷한 이야기가 나온다) 즉, 현실에 근거하지 않은 막연한 낙관은 사람을 충동하고 일시적으로는 힘을 주지만, 기나긴 어려운 시기를 버텨나가게 하지는 못하므로, 차가운 머리가 필요하지만, 그것만으론 버텨나가기 어려우므로 막연한 낙관론이 아닌, 다가올 당연한 미래, 기회에 대한 믿음이라는 뜨거운 가슴 또한 함께 가져야 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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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연구소를 설립하면서 경영에 대하여 스스로 던져보았던 질문들

 

"사람이 나이가 들어서 다른 직업을 택하면 어려운 점이 많지요. 어릴 때부터 계속 그 일만 해오던 사람하고 비교해보면 사실 경쟁이 안 되거든요. 그래서 다른 분야에서 처음 이 분야로 진입한 사람은 항상 불리한데 어떻게 보면 유일한 점이 있더라고요. 기존에 하던 사람이 너무나 당연해서 다시 쳐다보지도 의문을 던지지도 않을 명제를, 처음 오는 사람들은 새롭게 질문하고 새롭게 생각해보는 기회를 가지게 되거든요. 저 같은 경우도 마찬가지로 아주 기초적인 질문부터 해 보았어요."

 

첫째, '왜 사람들이 모여서 일할 필요가 있는가? 지금까지 난 나 혼자 일해서 충분했는데'

 '사람이 모여서 일을 하는 이유는 한 사람이 할 수 없는 크고 의미 있는 일을 이루기 위해서 여럿이 모여서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다'

 

둘째, '회사라는 것이 도대체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특히 자본주의 사회에서 회사가 어떠한 의미인가?'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업이라는 것이 가지는 진정한 의미는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풍요롭게 만들 수 있는 존재'. 즉 기업 자체가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이 자아실현을 하는 장과 같이, 단순히 투자자에게 수익을 낼 수 있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진 귀중한 존재가 될 수 있다.

 

셋째, '기업의 목적은 수익 창출인가?'

 '수익이라는 것은 기업활동을 열심히 한 결과다' (나중에 경영학에 대해 공부를 하면서 피터 드러커의 생각과 유사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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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스케줄을 소화해 내는 비법

 

"건강관리 이전에 제 자신을 잘 못 믿어요. 남들은 안 믿겠지만, 제가 그냥 놓아두면 얼마나 풀어질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저는 잘 알거든요. 그래서 제가 쓰는 방법 가운데 하나가 미리 대외적으로 약속을 하는 거에요. 제가 책임감은 굉장히 강한데, 그냥 풀어놓으면 한없이 게을러질 수 있는 성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것을 이용해서 대외적인 약속을 해요. 의대 대학원 시절에 컴퓨터 백신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7년 정도 세월을 보냈는데, 그 사이에 운영체제라든지 새로운 패러다임이 여러 번 바뀌가 때문에, 최신 정보들과 기술을 다 이해해야 백신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어요. 그런데 도저히 새로 공부할 시간이 안 나잖아요. 그래서 제가 썼던 수법이 미리 잡지사에 전화를 해서 '요즘 이슈가 되는 어떤 분야가 있는데 그 분야에 대해서 글을 쓰겠다'고 먼저 제안을 해요. 잡지사에서는 지금까지 그것에 대해서 글을 쓴 사람이 없기 때문에 좋다고 하지요. 그렇게 원고 마감을 받아둬요. 그런데 문제는 그것이 저도 모르는 분야라는 거에요. 하지만 제가 약속을 했으니까 어떻게 하든지 밤을 새서라도 그것을 공부해서 글을 쓸 수밖에 없거든요. 고생고생해서 글을 쓰고 나면 그 분야는 제가 최고의 전문가 수준이 되는 거에요. 그런 식으로 했었어요. 나이 마흔넷에 MBA에 들어간 이유도 제가 방문교수로 가서는 시간을 잘 보낼 자신이 없어서 학위과정에 들어간 거죠. 제가 지금 학위가 다섯 개인데, 학위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저한테는 그 학위 하나하나가 삶의 흔적이에요. 열심히 살았다는 흔적. 끝까지 인내했다는 흔적. 그 이상의 의미는 없어요. 열심히 살았던 과정의 흔적이 남아 있는거죠. 제 스스로 자기관리를 잘했기 때문이라기보다, 외부의 힘을 이용해서 나름대로 제 단점을 바로잡을 수 있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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