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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끝마을 아름다운 절
금강 지음 / 불광출판사 / 2010년 1월
평점 :
"땅끝마을 아름다운 절" 땅끝마을 해남에 있던 작은 절 미황사가 큰 절로 발돋움 하고, 여러 사람들과 함께 어우러지는 이야기. 이 주옥같은 말씀이 계절별로 수놓여 있는 책이다. 개인적으로 사찰을 둘러보는 것을 상당히 좋아한다. 그 공간이 아무것도 나에게 해주는 것은 없지만 심적으로 편안함과 안정됨을 느낀다고 할까? 하지만 신도는 아니기에 접근하기 어렵다는 생각도 항상 한다. 2년여 전, 전주 한옥마을에 가려 했다가 우연찮게 김제 '금산사'를 간 적이 있었다. 밤늦게 도착하여 잠시 둘러보고 다음날 아침에도 한번 더 둘러보는데 여간 좋지 않을 수가 없었다. 사찰이 주는 신비감은 이럴 때 확연히 느껴지는 것 같다. 비록 신자는 아니지만 이 때만큼은 신도들과 같은 마음으로 부처님을 바라보지 않았을까 한다. 이 책을 읽으며 종종 사찰을 가면서 느꼈던 부분을 금강스님이 콕콕 찝어줬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곳이지만 범접하기 어려운 곳을 금강스님은 찾아오기 쉽게 변혁해 나간 모습이 참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나도 꼭 참여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으로 말미암아 미황사 템플스테이 등등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더 늘지 않을까 생각한다.
미황사 주지인 금강 스님이 1년의 시간동안 미황사에서 일어난 일들 그리고 자신의 내면에서 일어난 일들을 고스란히 적어놓은 이 책. 계절별로 나누어 "시작하는 겨울- 일어나는 봄- 길 위의 여름- 깊어가는 가을" 이라는 4단락으로 이야기가 나누어져있다. 그리고 법인 스님, 시인 박남준, 한국경제신문 문화부 차장 서화동 이렇게 세 분의 미황사와 금강스님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져 있다. 해넘이 해맞이를 통해 시작하는 한 해. 다같이 떡국을 먹으며 새해를 맞이하는 분위기가 부단히도 부럽지 않을수가 없었다. 불우공양,참선, 운력 등등 스님께서 행하시는 걸음걸이들이 이야기되어 있으며, 템플스테이, 차담, 한문학당, 천도재, 49재, 괘불재, 산사음악회 등 미황사에서 현재 진행하고 있는 사람들과의 소통 이벤트가 이야기되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걷는 것의 미학에 대해 이야기 해주고 계신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부러웠던 것은 '차담' 인 듯 하다. "자, 차나 한 잔 하십시다" 라고 말씀하시는 금강스님의 모습이 왠지 모르게 정겹게 떠올랐다. 다만 읽으면서 조금 아쉬웠던 점은 평소에 쓰지 않는 단어들이 있는지라 머릿속에서 이 단어를 유추하기 위해 분주했어야 했다는 점이다. 그러고도 유추가 안되면 넘겨야 했던 아쉬움이 있었다. 내가 한자에 익숙치 않아서 일지도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그 점이 아쉬웠다. 그래도 자연스레 미소가 지어지는 책이었다. 책의 구성도 좋았고, 곳곳에 넣어진 사진들도 글을 더욱 돗보이게 해줬다. 그만큼 나도 여기에 참여하고 싶다는 생각을 강렬히 느끼게 해주기도 했다. 참 좋은 곳에서 좋은 사람을 만난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