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리더 - 책 읽어주는 남자
베른하르트 슐링크 지음, 김재혁 옮김 / 이레 / 2004년 11월
평점 :
절판


내가 서 있는 자리는 과거와 현재이 교차점 

 

1부 미하엘 베르크와 한나 슈미츠 만나다 

열다섯 살 가을, 미하엘은 간염에 걸렸고, 산책 길에 갑지가 구토가 나와 그 곁을 지나던 한나 슈미츠가 도움의 손길을 내민다. 고마운 도움에 손길에 보답하고자 꽃다발을 사들고 그녀의 아파트를 다시 찾아 그녀를 보았을 때. 그의 떨림이 글에서 느껴진다. 

 - 나는 그녀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그녀의 목덜미와 어깨에서, 슬립이 감추기보다는 살짝 드러내 보이고 있는 그녀의 젓가슴에서, 발을 무릎 위에서 의자로 옮겨갈 때 슬립을 팽팽하게 만들던 그녀의 엉덩이에서, 그리고 처음에는 창백한 맨살이었다가 스타킹 속에서 비단처럼 은은하게 빛나던 그녀의 다리에서 눈을 뗄수가 없었다. -  

 그녀를 바라보는 그의 시선이 욕망에 가득찬 소년의 눈빛이 아니라 한 여인에 대한 사랑의 떨림이 느껴지는 시선이다. 하지만 소년은 그것이 욕망인지 떨림인지 구분선을 짓지 못하고 매일 매일 그녀를 찾아간다. 그녀는 소년에게서 책을 읽어달라는 부탁을 하고 그의 목소리를 통해서 책을 만난다.  그는 책 읽어주기, 샤워, 사랑 행위 그리고 나서 잠시 같이 누워 있기를 통해서 그녀를 만난다. 그렇게 하루 하루가 모여 한달, 한달 한달이 모여 1년이 넘도록 그와 그녀의 만남이 이어진다. 처음에는 그녀만이 그의 전부 그러다 학교에서의 그의 일상들이 그에게 들어와 그녀와 그의 일상(친구와의 교제, 공부 등)이 공존하다가 그의 일상의 그녀를 압도하여 그녀를 배반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는 즈음 그녀가 그의 일상에서 처음으로 마주치고 난 후에 그녀는 사라진다.  

그녀의 사라짐이 자신이 그녀를 배반하고 부정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미하엘. 죄책감과 자괴감이 그를 덮치나 역시 하루 하루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그녀에 대한 죄책감과 자괴감도 서서히 옅어진다. 

 

2부 법정에서 한나 슈미츠와의 다시 만나다  

법학도가 된 미하엘 베르크. 법정에 피고인으로 자리한 한나 슈미츠. 그녀의 혐의는 강제수용소에서 감시원으로 일한 것과 수용소에 수감된 유대인 여자들을 이송 중에 한 교회에 가두어 모두 불에 타 죽게 만든 일이다.  

유죄 판결을 받은 한나 슈미츠를 사랑한 미하엘 베르크는 범죄자를 사랑한 까닭에 자신 또한 유죄라는 생각을 갖는다. 매일 매일 재판에 참가한 미하엘은 의문을 갖는다. 그녀가 모든 일의 결정권자였을까? 과거의 그녀와 현재의 그녀를 오버랩하며 곰곰히 생각하다 발견한 진실. 그러나 그녀는 그 진실을 밣히기 보다는 필사적으로 숨긴다. 자신의 나머지 삶이 심히 일그러질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말이다. 
 진실을 알게된 미하엘은 재판장에게 진실을 말해 판결을 공정하게 내려달라고 할 것인가? 그녀와 직접 대면해서 왜 그 진실을 밝히지 않느냐고 물어볼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면서 고민 속에 쌓여있다. 그러다 철학 교수인 아버지와의 면담. 

"네가 어렸을 때 엄마가 네게 무엇이 좋은지 너보다 잘 알고 있으면 네가 마구 화내던 것 생각 안나니? ......" 

"하지만 어른들의 경우에는 내가 그들에게 좋다고 생각하는 것을 그들 스스로가 좋다고 여기는 것보다 우위에 두려고 하면 절대 안 돼." 

"우리는 지금 행복이 아니라 품위와 자유에 대해서 말하고 있어. 넌 아주 꼬마였을 때부터 그 차이를 잘 알았잖니. 엄마의 말이 늘 옳은 것이 네겐 별로 마음 편치 않았잖아." 

 아버지의  조언으로 그는 아무 행위도 하지 않는다. 그로 인해 그녀와의 다시금 맞게 되는 이별. 

  

3부 책 읽어주기로 다시 연결된 그와 그녀 

한나와 긴 이별을 맞게되어 다시금 일상으로 돌아온 미하엘.
다른 여자를 만나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갖지만 여전히 자기 안에 자리한 한나로 인해 98%의 충만함보다 2%부족감만을 더 크게 느끼는 미하엘.  

그가 그녀에게 해주었던 책읽기. 잠이 오지 않던 수많은 밤. 그는 책을 들고 읽으면 눈이 감기고 다시 불을 끄고 잠을 들라치면 다시금 말똥말똥 그래서 그는 그의 음성으로 책을 녹음한 테이프를 전달함으써 그녀와의 접촉을 시다한다.
그의 음성으로 배달된 책을 통해 그녀는 과거 속에 있는 그녀를 마주본다. 

 15살 소년, 36살 중년 여성. 두사람의 사랑은 과거가 있는 여자, 현재를 살아가는 소년.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면서 이 소설은 시작된다.
미하엘을 사랑하게 되는 한나. 그러나 과거와 현재의 교착점에서 그를 떠날 수 밖에 없었던 그녀.
과거의 나치 시대를 살아온 중년여성과 과거의 그 과거를 청산하고자 노력하는 현재의 소년의 사랑. 과거의 현재의 교착점에서 그와 그녀는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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