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전략 - 치료적 유머에 관한 이론
미하엘 팃체.잉에 팟취 지음, 곽병휴 옮김 / 학지사 / 2007년 5월
평점 :
절판


길게 리뷰를 쓸 가치도 없어서 짧게 알리려고 합니다. 결론부터요. 번역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런 류의 번역 때문에 번역서를 사는데 항상 주저하게 되는 것이지요. 이번에도 어김없이 내 성격 탓에 사서 보는 데 애를 먹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다음과 같은 글을 보고서 이해가 되시는 분만 이 책을 사세요.

  우리가 해당 발화의 일부에 집중하여 그것에 대해서 질문할 수도 있다.

마티아스 뇔케는 탁구 기법, 즉 도발적 확인을 간단히 되돌려 주기를 권한다. 

우리가 (다음 3단 논법에서) ‘소크라테스는 인간이다.’라는 진술을 생각해 볼 때, ‘관여적인 자질 보유자(즉 대상)의 중재’(역자주: 매개념)를 통해서 서로 의미 있게 결합시킬 수 있는 특성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래서 형식 논리학상으로 올바른 연결(즉, ‘관계’)이 생겨나 해당 정체성 추론이 가능한 것이다. 

 우리가 상응하는 옷을 입었다면 영원한 무는 오케이다.

 

남의 책을 이렇게 평을 해서 미안합니다만, 출판사나 역자나 최소한 다른 사람에게 읽혀나 보고 출판을 해야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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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병휴 2008-02-27 14: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는 역자입니다. 독자께서 무척 화가 나셨네요. 역자의 미숙함으로 인하여 독자께서 쉽게 이해하시지 못하셨다니 정말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역서 106쪽: "우리가 해당 발화의 일부에 집중해서 그것에 대해서 질문할 수도 있다."
-> 어떤 사람이 나를 비난하는 말을 했다면 그 말 전체에 대해서 내가 왜 그러냐고 질문하는 것이 아니라 그 말의 일부분만 문제삼아서 질문하는 역공법의 유머전략을 말합니다. 원본 106쪽의 예문을 참고하시면 이해가 될 것입니다.
예) 역자: 저는 가끔 당신의 이해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 독자님: 왜 가끔만 생각하시지요?

역서 108쪽: "마티아스 뇔케는 탁구기법, 즉 도발적 확인을 간단히 되돌려 주기를 권한다."
-> 마티아스 뇔케라는 학자는 탁구기법을 사용할 것을 권합니다. 탁구기법이란 탁구공을 온 그대로 되돌려보내듯이 상대방이 질문을 해 온다면 그대로 다시 상대방에게 질문하는 것을 말합니다.
108쪽의 예문이 보여주듯이 "~을 당신은 어떻게 생각해요?"라고 핀잔을 주듯이 누가 말하나면 나도 "나는 아는 바가 없어요. 당신은 그것을 어떻게 생각해요?"라고 되돌려주는 것입니다.
예) 유머전략의 번역이 형편 없었지만 역자에게 책값을 돌려달라고 말하지 않았어요. 그것에 대해서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 글쎄요, 저는 잘 모르겠는데요. 당신은 그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만일 그와 같은 질문에 대해서 역자인 제가 독자님께 대답을 하자면 이런저런 변명을 해야할 것이고, 역자의 그런 태도에 대해서 독자님께서는 화가 치밀어 오르든지 대답이나 변명이 부당함을 지적하며 논쟁을 벌여야 하잖아요. 변명하는 자, 대답해야 하는 자는 지치게 마련이기 때문에 오히려 상대방에게 역으로 질문함으로써 궁지에서 벗어나는 유머전략이지요.

역서 120쪽: "우리가 (다음 3단 논법에서) ‘소크라테스는 인간이다.’라는 진술을 생각해 볼 때, ‘관여적인 자질 보유자(즉 대상)의 중재’(역자주: 매개념)를 통해서 서로 의미 있게 결합시킬 수 있는 특성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래서 형식 논리학상으로 올바른 연결(즉, ‘관계’)이 생겨나 해당 정체성 추론이 가능한 것이다."

역서 120쪽의 예문을 설명을 위해서 여기서 인용하자면
모든 인간은 죽는다
소크라테스는 인간이다
그러므로 소크라테스는 죽는다

위 3단 논법을 보고 설명을 드리자면 본문 내용중 "관여적 자질 보유자"는 소크라테스를 말합니다. 다시 말씀드리자면 소크라테스는 "죽기 마련인 인간"의 자질을 보유한 자이지요.

사실 이와 같은 독일식의 표현을 독자의 이해만을 고려한 나머지 그냥 역자의 문체로 번역하는 것이 반드시 옳을까의 문제는 번역의 또 다른 문제입니다.

독자님의 화난 비평에 대해서
역자인 제가 만일 "어디 번역이 그렇게 잘못된 것이 있습니까? 독자님께서 이해력이 부족한 것이 아니에요? 제대로 이해 못 하신 부분을 제가 설명을 드리자면 이런 내용인데요."라고 반응한다면 그것은 세상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성인의 "능가하기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이지요. 그것은 관계를 아주 힘들게 만든답니다. 그 때 제가 만일 "독자님께서 이해 못하신 문장이 그 부분 밖에 없어요? 저는 역자이지만 훨씬 더 많은 부분을 제대로 이해도 못하고 번역을 했거든요."라고 반응했다면 본문에서 소개하는 바 "과장법"을 쓰고 있는 것이지요.

아무튼 제가 번역은 제대로 못했지만
<유머전략>은 훌륭한 책임에는 틀림이 없답니다.
독일에서 현재 3판이 나왔고요, 독자반응으로 별이 5개 붙었네요.
저는 이 책을 읽는 동안에 정신치료가 되었답니다.
특히 부록의 에른스트씨와 저자 중의 한 사람인 잉에씨와의 서신 교환의 내용은 아무 데서나 읽을 수 있는 내용은 아닌 것 같았습니다.
널리 이해를 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