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의 비밀스러운 삶 - 명랑한 소들의 기발하고 엉뚱한 일상, 2020 우수환경도서 선정도서
로저먼드 영 지음, 홍한별 옮김 / 양철북 / 2018년 6월
평점 :
절판


사적인 삶을 추구하는 소에게

-소의 비밀스런 삶, 로저먼드 영 (양철북, 2018)

 

시골에서 옛날이나 지금이나 소는 귀한 살림 밑천이며 일꾼이었다. 어릴 적에 우리 집에도 튼튼한 소가 있었다. 그 소 때문에 소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 좋은 이미지가 아직도 남아 있어, 가장 친근한 동물이 소로 남아 있다. 동네 집집마다 한두 마리 소를 키웠고 그 소 때문에 매일 소풀을 했던 기억이 있다. 지금이야 대규모로 사육하는 경우가 많아졌고 기계화가 되어 시골에서도 소를 구경하기가 어려워 졌다.

동물은 울지 않는다고 생각할 지도 모르겠다. 단순히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경우라고 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 책에도 나오지만, 부모와 자식이 헤어지는 순간을 본다면 이 말을 금방 후회하게 될 것이다. 슬픈 눈으로 떠나는 어린 송아지를 보면서 한 없이 울고 있는 어미 소를 본다면 생각은 달라진다. 그 모습이 지금도 고스란히 남아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난다. 우직하고 성실한 모습에서 애틋한 마음을 가진 어미 소에게 따뜻한 시선으로 긍정할 수 밖에 없는 그런 마음. 가만히 가만히 내 가슴 한 모퉁이에 전해진다. 이별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이별은 인간만이 가진 감정이라는 편견, 선입견과 한참 떨어져 있는 농장이 있다. ‘솔개 둥지 농장은 소의 탈을 쓰고 살아가는 인간들이 있다. 그래서 제목도 소의 비밀스러운 삶이 아닐까? 자세히 읽을수록 이것들은(?) 소가 아니라 정말 사람이다. 인간의 삶의 모습과 무엇이 다른가?라는 의문을 제기할 수 조차 없는 삶의 터전이다. 그 세계에는 친구 사귀기, 먹이 찾아가기, 자식 보살피기 둥의 모습은 고스란히 인간다운 삶을 산다. 단지 제한된 공간에서 살아갈 뿐이다. 농장의 주인, 로저먼드 영은 동물이 아니라 인격을 부여하고 대화하며 그들의 입장을 고려하여 진정한 공감을 나누는 모습에서 우리가 살아가야 하는 세계는 이런 모습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동물들도 자신의 신념과 생각, 판단력을 가지고 있음을 이 책은 보여준다. 지구상에서 가장 우월하고 우수하고 탁월하다고 굳건히 믿고 있는 인간들의 어리석은 생각에서 벗어난다면 조금 더 행복한 삶을 이룰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은 다시 보는 <월든>의 느낌을 받는다. 그리고 한편으로 <침묵의 봄>과 연관 검색어처럼 붙어 있는 느낌이다. 자유로운 환경에서 여기저기 다닐 수 있으며 자신의 새끼를 출산할 수 있는 적당한 장소를 찾고, 새끼들 때문에 어미 맘들이 친구가 되어 자식을 어떻게 양육할 것인가? 수달떨기, 정보 교환하는 모습은 너무나 인간적인 모습이다. 인간과 동일하다. 그러면서 인간에게 의논하지 않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필요한 명양분을 찾아내는 능력은 인간과의 차별성을 보여준다. 그래서 이들은 정말 비밀스럽다.

잊을 수 없는 장면은 자신의 죽음을 예감하고 남아 있는 어린 소를 양육을 부탁하는 유언을 남기는 모습을 볼 때 가슴이 찡하고 아프다. 이런 소 앞에 서로의 탐욕에 의해 죽이고 죽는 분쟁하는 태도는 우리가 소보다 못한 놈(?)’이라고 욕이라도 해야겠다.

평화롭고 목가적인 삶이 그리워진다면 이 책을 읽기를 소망한다. 또한 빠르게 변화는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느림의 미학의 정수처럼 보이는 이 책을 읽기 권하고 싶다. 아이에게 어떤 말과 교육을 해야 할 지 모르겠다고 고민하는 맘들도 이 책을 보면 좋겠다. 이 책은 그래서 보물지도다.

 

-이 서평은 양철북의 지원을 받아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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