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정체성도 상상과 사실의 복합체다.
우리 역시 한 발을 물리 세계에, 다른 한 발은 인지 세계에 딛고 선 존재다. 우리의 정체성은 바람에 흔들리는 불꽃과 같은 자아상(自我像)에근거하고 있다.
피부색은 사실이다. 유색인종이라는 개념은 상상의 산물이다. 그렇다 해도 유색인종이라는 개념은 국가나 돈처럼 단단한 집단적 상상이고, 짙은 피부를 지닌 사람은 사실도, 그런 상상도 바꾸지 못한다. 그렇게 인종차별이라는 힘에 휘둘리고, 유색인종이라는 상상이 그의 자아상, 정체성에 녹아든다.
기실 유색인종이라는 상상은 너무 강력해서 문제다. 피부색이 짙든옅든 그 상상에 사로잡히면 피부색과 무관한 정체성, 피부색과 무관한다른 상상의 공동체를 만들지 못하게 된다. ‘피부색공동체‘ 때문에 옆집 사람들과 ‘이웃 공동체‘를 이루지 못한다
신계몽주의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지리적 위치를 기반으로 상상의공동체를 발명하는 방법, 자신의 관점으로 상상의 공동체들을 비교하는 기술, 상상의 공동체와 주변 현실의 연결선을 파악하는 능력을 가르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