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몽주의 시대가 되면서 세상은 전과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해졌고, 각종 원거리 통신 기술도 발전했다. 개인은 의식적으로, 또 무의식적으로, 지리적 위치가 중요하지 않은 많은 상상의 공동체에 소속되었다. 떠맡은 역할이 엄청나게 늘어나고 동시에 자유라는 막막한 힘을 갑자기 움켜쥐면서 많은 사람들이 분열의 압박을 받았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은 이제 농담이 아니었다.
하필 그 시기에 신도 죽어버렸다. 창조주가 없는 우주, 가치의 원천이사라진 세계에서 모든 사람이 길을 잃은 듯한 기분에 잠겼다. "누군가삶의 의미를 묻는 순간, 그는 병든 것"이라고 프로이트는 말했다. 현대인은 모두 병이 들었다.
도덕적 책임의 원근법 원리를 능숙하게 다루려면 현실에서, 또 상상의 공동체 안에서 ‘나‘의 지리적 위치를 잘 잡고 잘 파악해야 한다. ‘나‘
는 폭풍 치는 바다를 뚫고 나아가는 군함처럼 파도의 충격에 유연하게대처하면서도 무게중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 자아는 유연하면서도 단단해져야 한다.
즉 신계몽주의는 정체성을 다루는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놀랍게도 그것은 몇 단계를 거쳐 신의 재발명으로 이어진다고 나는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