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을 한 장 한 장 넘기며 이상한 그리움과 눈물을 느꼈던 것 같다. 어린아이의 천진한 시선으로 보는 그림 때문만은 아닌 듯하다. 이 작가의 책들이 늘 보여주는 어떤 원초적인 본능과 힘 때문일까. 아스팔트를 뚫고 나오는 죽순처럼, 여리고 부드러운 것들이 갖고 있는 생명력... 여리고 부드러운 것이 강한 것을 이기는 힘. 그 힘을 느끼기에 눈물이 나려하는 것 같다. 당장은 지는 것 같아 보이지만 결국엔 이기고 마는 우리들 같아서... 책 말미에 들어 있는, 별똥이네 산마을 야생달력도 아름답다. 이 작가가 시인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달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