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시장, 놀라운 발견이 가득한 곳 똑똑한 책꽂이 25
호셉 수카라츠 지음, 미란다 소프로니오 그림, 문주선 옮김, 페란 아드리아 추천 / 키다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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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엄마, 이 책 뭐야?”
소파에서 그림책을 보고 있으니, 다섯 살 된 아이가 뭐냐고 묻는다.
“시장… 시장에 관한 책이야.”
“시장이 뭐야?”
“시장은 마트처럼 물건을 사는 곳인데, 시장이 뭔지 한번 볼까?”

작년부터 코로나 때문에 아이와 시장 구경은 엄두도 못냈다. 인생의 절반을 코로나와 함께 보내는 43개월 아들에게는 시장보다 마트 온라인 배송이 더 익숙하다.

“여기는 엄마와 아빠도 가 본 시장이야.”
“낙타와 배로 물건을 옮기기도 하네”
“와! 그림 속에서 초록색 채소를 찾아볼까?”
“악어와 뱀도 먹어!”
“다른 사람들이 맛있게 먹는 음식이야~~ ‘우웩’하고 말하는 건 좋지 않아.”

아직 아들에게 어려운 부분은 그림만 보고 넘어갔지만, 생각보다 그림책을 보면서 같이 얘기할 거리가 많아서 좋았다. 아들도 자기가 아는 건 손가락으로 짚어가며 재잘재잘 함께 이야기를 한다.

<세계의 시장, 놀라운 발견이 가득한 곳>은 정말 제목처럼 놀랍고 재미있는 책이었다.

먼저 이 책은 정보가 가득하다.
고대부터 도시의 중심이 된 시장은 물물 교환만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정치연설을 듣고 토론을 하기도 하고(고대 그리스의 아고라), 노래나 춤, 이야기나 의례도 나누었다.(오스트레일리아 토착민의 노랫길)
또 암컷 철갑상어가 짝짓기를 하고 알을 낳는데 7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캐비아가 비싸고, 우리에게 TV 예능 덕분에 잘 알려진 ‘거북손’은 지구상에 무려 3천만 년이나 살아온 ‘살아있는 화석’이었다.
그리고 실내 시장, 노천 시장, 수상 시장 등 다양한 모습의 시장은 기후와 땅의 면적에 영향을 받아 생겨났다.

다음으로 이 책은 문화의 다양성과 상대성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어떤 나라에서는 거북하게 여기는 음식도 다른 나라에서는 평범한 음식일 수 있고, 누군가는 가치관과 신념 때문에 생선이나 고기를 먹지 않기도 하며, 특정한 종교를 믿는 사람들은 특정한 고기를 먹지 않는다.

그리고 이 책은 환경 보호와 지속 가능성, 미래의 음식에 대해서도 이야기 한다.
시장은 기본적으로 지역 농산물을 유통하지만 어떤 음식 재료들은 아주 먼 곳에서 온다. 가령 북해산 대구는 배로 약 5,000킬로미터를 이동하고 불가리아산 버섯은 비행기로 1,800킬로미터를 이동하지만, 에디오피아산 파파야는 도보로 약 10킬로미터를 이동한다.
무분별한 포획과 소비로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들이 생겨나면서 그 대안으로 등장한 음식 재료는 곤충인데, 곤충은 미래의 음식으로 각광받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세계 곳곳의 시장을 소개하고 있다. 전 세계 약 50여 곳의 시장이 등장하는데 그림책 한 권을 읽고 나면 세계 여행을 한 기분이 든다.

요즘처럼 ‘코로나 팬데믹 시대’에 아이들과 함께 읽으며 이야기할 거리가 정말 많은 책이다. 코로나의 발생과 지구 곳곳의 기후변화는 우리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세계의 시장”을 통해서 문화의 다양성과 상대성, 환경 보호와 지속 가능성, 미래의 음식을 이야기 해도 좋고, 새로운 정보들을 습득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 좋은 것은 아이와 코로나 팬데믹 이후에 우리가 함께 가 볼 시장을 고르고 얘기해보는 것이다.

더운 여름날 선풍기 바람과 함께 세계의 시장 여행을 추천한다. 그리고 개정판이 나온다면 우리나라에 있는 아름답고 정겨운 시장도 소개가 되길 바란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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