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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란 인간 - 잘 안다고 착각하지만, 제대로 모르는 존재
황상민 지음 / 푸른숲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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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고 많은 심리학 도서는 대개 프로이트는 어쩌구, 융은 어쩌구, 라캉은 어쩌구 하는 경우가 많다. 그도 아니면 외향적 성격, 내향적 성격 등등 매우 이론적인 이야기를 하거나 이러 저러한 심리 실험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하는 것이 대다수일 것이다.

 

 이 책은 매우 뻔한 이야기인 듯 하면서도 뻔하지 않은 이야기를 한다. 음음, 맞아 그렇지 주변에 이런 유형의 사람들이 있지 라고 생각해 왔던 것들을 다섯 가지 종족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처음 이 책을 읽었을 때에는 '모든 사람에게는 다 이런 면이 조금씩 있지 않나?!'라며 의심 아닌 의심을 품은 채 이 책을 읽어나갔지만, 읽어나갈수록 이 책의 저자인 황상민 교수에게 셜록황이라는 별명이 그냥 붙은 것은 아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물론 이 책을 읽는다고 해서 WPI의 모든 것을 알 수 있게 되고 나란 인간에 대해서, 너란 인간에 대해서 완벽히 알 수 있게 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읽으면 읽을수록 더 알쏭달쏭해질 수도 있을 것이다. 자가 평가는 뭐지? 타인 평가는 뭐지? 트러스트는 뭐고 매뉴얼은 대체 뭐야? 게다가 같은 종족이라고 해서 모두 같은 모습을 보이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타인 평가가 어떻게 나타나느냐에 따라서, 또는 두 가지, 세 가지 성향이 복합적으로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더 미궁 속으로 빠지는 듯한 느낌이 들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WPI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하기까지 한다!-물론 기본적으로 끌고가는 건 있지만-

 

 개인적으로 나란 인간은 이 책을 읽으면서 더 미궁 속으로 빠져들게 되었고, 팟캐스트의 황상민의 집단상담소를 듣게 되었으며-책으로 읽는 것보다 라디오로 직접 황교수님의 목소리를 듣는다면 더 헤어나오지 못하게 될걸- WPI 코칭 전문가 과정도 수료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알 듯 말 듯 하다. 더 많은 프로파일이 보고 싶고 내 주변 사람들에 맞춰보고 싶어진다.

이건 단순히 나의 경우로, 이렇게 파고들지 않아도 이 책은 대화체로 되어있기 때문에 쉽게 읽히고 -자잘한 용어들을 무시하고 읽어나간다면- 이해하기에도 큰 무리가 없으며 여러번 읽기에도 좋다. 무엇보다 사례 중심으로 되어 있어서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의 내용과 맞춰보며 읽다보면 문제의 원인이 무엇인지 알 수 있게 된다.

 

 내가 꼽는 이 책이 좋은 이유는 내 문제의 원인을 과거에서 찾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린 시절의 기억이 어쩌구, 트라우마가 어쩌구가 아니라 문제의 원일은 현재에서 찾고 그 해결책 역시 현재에서 찾는다는 것. 이것만큼 좋은 게 어딨는가. 지나간 과거는 바꿀 수 없고 원인이 거기에 있다면 해결책은 어디서 어떻게 마련해야 하는가? 해결된다 하여도 문제가 되고 원인이 되는 과거는 계속해서 마음에 남고 내 마음이 약해진 틈을 타 나를 괴롭힌다.

 

나의 과거가, 나의 어린 시절이 현재의 나를 망치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또 한 가지 더 좋은 이유. 황상민 교수님은 이런 성향의 사람이 이런 직업을 가지면 좋을 것이라고 이야기 하지 않는다. 모든 직업이 각각의 성향의 사람에 따라 다르게 발현될 뿐 누군가의 적성에 맞는 직업이란 없다는 것이다. 로맨티스트 소설가라면 인간의 감정을 섬세하게 다룬 책이 씌여질 것이고 아이디얼리스트 소설가라면 매우 신박한 책이 탄생할 것이고, 에이전트 소설가라면.. 내 생각이지만 잘 짜여진 추리소설이 되지 않을까? 

 

 

 무튼, 결론은 누군가에게 이 책은 흥미로운 심리학 이야기로 가볍게 읽고 넘어가기 좋은 책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또 다른 의미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도구가 되거나 인간 관계로 골머리를 썩는 사람들에게 아주 가느다란 해결의 실마리가 되어줄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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