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가족
마루야마 겐지 지음, 김춘미 옮김 / 현대문학 / 1994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이책의 앞권은 서두에 나오는 주인공의 죽음에 대한 묘사이다.물망천의 흐름과 거북이 그리고 소품으로 나오는 자전거,,,오두막으로 돌아가니 내가 책상위에 엎어져 있다.
'아무래도 내가 죽었나보다'라고 아주 짧게 말하고 있는 그 장면처럼 죽음을 선명하게 그려내는 문체는 그 이전에도 보지 못했고 그 이후에도 보지 못했다.어떻게 그렇게 교묘하게 화자를 유령으로 비껴놓고 철저하게 자신의 육신을 바라보게 만들 수 있을까.결국 여기서 나는 항복하고 만다. 문장은 영상보다 더 넓은 위력을 같고 있다고,,,,

나는 물의 가족을 한 8년 전쯤 읽었던 것 같다. 물론 그리고 그 이후에도 2-3번 더 읽었다. 아니 그 책 스스로가 나늘 불러내었다고 말해야 하겠지.그 이후에도 많은 작품이 한국어로 나왔고 또 소수이지만 확실한 매니아가 기꺼이 돈을 내고 책을 사고 있어 (그의 말대로)그를 먹여 살리고 있다.첨으로 그를 접했을 때의 충격은 지금도 머릿 속에서 없어지지 않는다. 그것은 문장이 얼마나 정신을 강타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었다. 나는 마루야마 겐지를 통해 문장에 대해 뺨다귀를 맞은 느낌이었다. 명쾌한 감정이었다.

그의 작품을 만들기 위한 공정은 무용을 하는 나에게도 귀감이 되고 있다. 언젠가 나도 죽음에 대한 작품을 만들었었다. 결국 만들고 보니 비스듬히 마루야마 겐지 흉내를 낸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씁쓸했다. 그가 그만의 나무를 깊이 뿌리내리듯이 나도 내 앞마당의 땅을 팔 것이다. 그러나 그가 준 내게 행한 정신의 강타에 대한 경험은 잊지 못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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