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빛 > 전경린 작가님과의 향기로운 식사
예전부터 팬이였던 저는 전경린 작가님의 여러 행사에 댓글을 달았는데 소식이 없어 낙심하던 차에 당첨문자를 보고 너무 기뻤어요. 평소에 화장이나 옷에 별 관심이 없지만 그날은 무얼 입을까 고심했더랬죠. 강주에 누경에게 주지 못했던(물론 나중에 편지와 함께 전달되었지만) 치마를 입기로 했어요. 치마를 별로 즐겨 입는 편이 아니지만 최대한 그와 비슷한 치마를 골랐어요. 그런데 막상 당일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고 추위에 아주 민감한 저는 결국 청바지를 입을 수밖에 없었어요.
덜덜 떨며 안하던 아이라이너를 그리고 분첩을 바르느라 시간이 이리 지난 것도 모르고 부랴부랴 나왔어요. 지하철에서 읽으려던 책은 이미 안중에 없고 “아 어쩌지” 하며 혼자서 발을 동동거렸어요. 간만에 500m를 모태범마냥 빨리 달려갔겄만 결국 10분 늦게 도착하는 참사를 저질렀지 뭡니까. 자기소개를 하고 있는 순간 자리에 앉았어요. 낯선 이 앞에서 자기소개는 언제나 부담스러워요. 게다가 작가님 앞이라니.... 갑자기 작가님의 제일 처음 읽었던 책인 <메리고라운드 서커스 여인>이 생각나지 않는 게 아니에요! 작가님의 눈을 보고 더 긴장돼서 머릿속이 하얗게 변했어요 작가님이 말씀해주셔서 다행이 어물쩍 소개를 끝냈죠.
바로 옆자리도 부담스럽지만 너무 끝쪽에 앉아서 작가님의 말씀은커녕 얼굴조차 제대로 볼 수 없어서 아쉬웠어요. 주최하신 분 중 한 명인 산도님이 우리 끝쪽 자리에 오셔서 나중에 작가님을 모시고 오겠다고 하셨죠. 궁금한 점에 대해 친절히 말씀해주신 산도님 감사해요^^
아 그리고 옆자리에 문학동네카페에서 자주 뵙던 바람꽃님이 앉아있었어요. 온라인에서 글을 자주 접해서 그런지 왠지 모르게 친근하게 느껴졌어요. 그리고 마주 본 좌석에는 천재교육에서 오신 두 분 만나서 반가웠어요^^ 아직 문동에 가입안했다고 하니 어여 가입하세요^^
그리고 산도님에서 해라님이 끝자리에 바톤터치하셔서 오셨어요. 해라님과의 대화는 언제나 유쾌해요 여러 작가님들의 대한 소소한 이야기도 듣고 정말 유익했어요^^
드디어 작가님이 여기에 오셔서 두둥! 그때부터 갑자기 또 가슴이 벌렁벌렁해서 아무 말도 못했어요. 바람꽃님이 왜 얘기 안하냐고 하는데 흑흑 저도 이야기하고 싶은데 말이 안 떨어지는 것 아니겠어요. 무언가 저도 궁금한게 많았는데 막상 결국 아무 말도 못하고 돌아왔죠. 평상시 저는 이렇지 않은데 말이죠. 그저 작가님을 가까이 알현하는 영광에 만족하기로 했어요.
이것저것 잘 물어보는 바람꽃님과 용감하게 자신의 연애이야기를 해준 검은 안경 낀 님 부러웠어요. 특히 검은 안경 낀 님 본의아니게 이야기를 들었지만 힘내세요 제가 아는 사람이였다면 꼭 안아드리고 싶었어요
직업을 항상 궁금해 하시는 작가님, 마산 출신에 대한 이야기, 바람꽃님의 결혼이야기 모두 귀를 쫑긋 세우며 경청했어요.
아 그리고 오신 분들과 돈을 조금씩 모아 케익 산 거 정말 좋았어요. 책을 출고하는 건 출산에 버금가는 일이잖아요. 축하받아 마땅해요. 다만 그 케익이 나중에 나와서 작가님 바로 앞에 있어서 사실 먹기가 좀 힘들었어요. 평상시 같았으면 케익 한 접시 뚝딱인데 말이죠^^
이제 사인을 하고 아쉬운 작별의 시간
바람꽃님이 악수를 청했는데 선선히 응해주셔서 저도 용기내서 악수하는 기회를 얻고 다른 분들이 같이 사진을 찍고 있길래 저도 다시 한번 용기를 내서 찍어도 되나고 하니까 해라님이 “같이 찍으세요” 해서 같이 찍는 영광을 얻었어요 해라님 감사합니다!!!
사실 해라님이 전체 사진을 찍고 싶어하셨는데 제가 피해서 죄송했어요.
제가 사진 찍는 건 괜찮는데 사진 찍히는 걸 별로 안좋아해요ㅜㅜ 어릴 적엔 뭔모르고 찍혔지만 머리에 피가 마르고 난 뒤부터는 거의 사진 찍은 게 없어요. 물론 아주 친한 사람들과는 잘 찍어요. 아무튼 해라님! 죄송하고 그리고 감사해요^^
제 핸드폰에 사진이 별로 없는 데 이 사진은 꼭 잘 보관할게요.
집에 가면서 우연히 크레토님과 아리따운 두 여인과 동행해서 갔어요. 나중에 그 중 한분과는 가면서 진솔한 고민이야기도 나누었죠. 저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어서 왠지 동지를 얻은 기분이였어요^^
제가 좋아하는 전경린작가님를 뵐 수 있었던 이 날은 ‘제 생애 꼭 하루뿐인 특별한 날’로 기억할 거에요. 전 무언가를 기억하고 기록하는 데 익숙치 않아요. 그저 무심히 흘려보내는 것을 더 좋아했어요. 그렇지만 이 날은 꼭 기억할 거예요^^
주최해 주신 문학동네와 알라딘에게도 깊은 감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