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보이는 주식의 역사 - 주식시장의 폭락과 버블 속에서 배우는 주식투자 인사이트
윤재수 지음 / 길벗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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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의 과잉된 도취를 만드는 것의 첫 번째 요소는 금융 기억의 극단적인 단기성이다. 금융계의 재앙은 금방 잊힌다. 더 나아가 불과 몇 년이 지나지 않아 똑같거나 비슷한 상황이 발생하면 이를 엄청나게 혁신적인 발견인 양 맞이한다. 금융계에서처럼 역사가 차지하는 부분이 적은 분야는 거의 없을 것이다.

-John Kenneth Galbraith-

 

 대공황과 금융의 역사에 대한 연구로 유명한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라는 유명한 경제학자는 위와 같이 이야기 했습니다.

갤브레이스는 금융 시장에서 버블(Buble)이 발생하고 다시 폭락하고, 뒤이어 또 다른 버블의 발생과 폭락이 반복되는 이유를 금융 기억의 극단적 단기성으로 꼽고 있습니다. 그리고 버블이라는 표현보다는 금융 도취(financial euphoria)라는 말로 이를 표현했습니다. 모두들 도취되어 지난 역사는 재빠르게 잊어버리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튤립 투기, 사우스씨(South sea) 버블, 2000년 초반의 IT 버블 등 대표적인 사례들의 유형만 보더라도 비슷한 모습으로 반복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도취에 취한 사람들은 늘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이번에는 다르다.”(This Time is Different) 하지만 존 템플턴경이 이야기 했듯, 주식시장에서 가장 위험한 단어 4단어가 바로 이번에는 다르다(This Time is Different)’입니다. 이 말 속에는 지난 역사에 대한 고찰은 없습니다. 갤브레이스가 금융계에서 역사가 차지하는 부분이 적다고 이야기 한 것 역시 이러한 맥락이 아닐까 합니다.

 

 한국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금융 시장의 역사에 대한 대중서적은 찾아보기가 힘듭니다. 그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당장 돈을 벌어다 주는 실용적인 주제가 아니므로 대중의 선택을 받기가 힘들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번에 새로 개정되어 나온 돈이 보이는 주식의 역사는 매우 반가운 책입니다. 이 책은 지난 2015대한민국 주식투자 100년사라는 제목으로 출시되었던 것을 그 이후의 상황과 현재의 코로나 상황까지 반영하여 개정 출시 한 책입니다.

 

 책의 첫 시작은 의외로 우리나라의 주식시장이 처음 열린 시기가 아니라 일제 강점기의 미두 거래(지금으로 따지면 쌀 선물 거래)로 시작합니다. 당시 인천 미두거래소는 10%의 증거금으로 거래가 가능하여 투기꾼들의 집합소가 되었습니다. 실제로 수많은 한국사람들이 이 거래로 인해 많은 돈을 잃었기 때문에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여러 소설들에도 자주 등장하기 소재입니다.

 해방 이후에는 일제의 여러 기업들이 민간으로 불하되면서 이를 바탕으로 많은 기업들이 생겨납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SK, 두산, 한화 등의 대기업들도 이 시기에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최초의 증권시장이 생겨나는 등 우리나라 금융의 싹이 트기 시작합니다.

 해방 이후 1960년대부터는 10년 단위로 기간을 나누어 그 시대의 주식시장의 흐름, 주식 시장을 뒤흔든 큰 사건들을 서술 하고 있습니다. 1960년대의 베트남 특수, 1970년대의 8.3 사채 동결 사태, 오일 쇼크, 중동 특수 등 우리에게 익숙하지만 그 내용은 잘 알지 못하는 여러 사건들에 대해 알려줍니다.

 1980년대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종합지수인 코스피 지수가 처음 생겨났습니다. 19801월에 100으로 시작된 코스피 지수는 19893311,000을 돌파합니다. IMF위기 때는 277까지 하락하지만, 현재는 3,000이 넘습니다. 이외에 80년대의 유명했던 큰 손 장영자사건, 공기업 주식을 매각해 국민주를 보급하겠다는 목적으로 시행된 포스코와 한전의 상장 등 굵직한 여러 사건들을 알 수 있습니다.

 1990년대 이후 현재까지는 주식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비교적 잘 알고 있는 내용들이 많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IMF 위기, 닷컴 버블, 9.11 테러, 2008년 금융위기, 유럽 재정 위기, 코로나 팬데믹 등 이지요. 이러한 시대를 직접 겪어가는 것과 제 3자의 눈으로 서술한 역사를 객관적으로 보는 것은 느낌이 많이 다릅니다. 개인이 경험했던 사실과 실제의 상황에는 차이가 발생하기 마련이기 때문입니다. 책에서 서술된 여러 상황들을 보면서 이러한 간극을 좁혀가며 조금 더 객관적인 시각을 가질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최근 동학개미 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전 국민이 주식에 관심이 많습니다. 이러한 주식에 대한 열기가 올바른 방향으로 발전하고, 더 나아가 한국 증시의 큰 힘이 되기 위해서는 새로 유입된 투자자분들께서 역사에 대한 고찰이 꼭 필요하다고 봅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말이 잘 대변해주고 있듯 지난 역사를 토대로 현재를 고찰해야 더 나은 미래를 그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나 금융 시장에서의 역사는 비슷한 모습으로 반복되는 성향이 더욱 짙습니다. 앞으로 남은 긴 투자 여정을 위해, 그리고 대한민국 주식시장의 역사를 알기 위해 꼭 한번쯤은 읽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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