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익스피어 & 컴퍼니 - 세기의 작가들이 사랑한 파리 서점 이야기
실비아 비치 지음, 박중서 옮김 / 뜨인돌 / 2007년 9월
평점 :
절판


책 좋아하고, 사람 좋아하는 사람에게 '서점 주인'은 소중한 꿈일 수 있다.
그러나  책만 좋아하는 서점 주인은 알거지 되기 딱 안성맞춤이다.
사실 책 몇권  팔아서 소위 말하는 부자되기는 일단 마음을 접어야 한다.
 
이 책의 저자인 실비아 비치도 파리에서 영어권 도서 대여점의 주인이고
제임스 조이스의 열렬한 팬으로 '율리시스'의 출판을  돕게 되지만,
사업가로서는 실패한다. 나중에는 수차례의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조이스와의 관계가 멀어지지만, 그녀가 가진 책에 대한 열정은 대단했다. 
 
그렇게 미래에 대한 희망과 자신에 대한 믿음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면
세상이 그렇게 아름답고 살만한 곳이라고 느껴지고,
지금처럼 마음과 정신과 영혼이 온통 혼란스러운 시절일수록
우리에게 그들은 한줄기 빛 그 자체로 다가온다.
 
우리에게도 현대판 실비아 리치가 있는데, '인디고 서원'의 허아람씨다.
무한경쟁논리로 우리 아이들에게 소중한 꿈을 키워주기는 커녕,
나라 전체가 입시전쟁으로 청소년들의 몸과 마음이 병들어 가는 척박한
교육환경에 맞서 허아람선생(아람샘)은 다양한 책읽기와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독서를 통해 미래의 문학도, 인문학자, 과학자를 키우고 있다.
  
문학과 책에 대한 사랑으로 가득찼던, 서점주인이자 출판인인 실비아 비치는
제1차 세계대전직후에 서점 문을 열고, 문학에 대한 열정과 낭만이 넘쳐나던
가난한 예술가와 망명가들의 교유를 돕는다.
 
회고록 내용이 지나치게 제임스 조이스에 대해 치중되어 있기는 하지만,
어니스트 헤밍웨이, 에즈라 파운드, 엘리엇, 앙드레 지드, 폴 발레리 등,
유명한 작가들의 얽힌 일화를 통해 그들의 인간적인 모습들을 생생하게
들려준다. 참고로  이 서점의 최고 고객은 헤밍웨이를 뽑는다.
또한 친구이자 동업자인 아드리엔과 뮈르신 양의 도움은 헌신적이었는데
그만큼 그녀는 인복이 많았다..
 
시대를 달리하고 있지만, 거의 한 세기전의 서점속에 그려진 그 당시 문화와
풍경를 엿 볼 수 있고, 다양한 색깔을 통해 삶을 노래하고 이해하는 사람들의
모습속에서, 이 책을 읽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더불어 본문아래의 수많은 각주는 옮긴이의 정성이 돋보인다.
각주의 내용과 부록의 사진을 같이 보면 본문의 내용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내 머리속에 실비아비치는 참 행복한 사람으로 기억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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