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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없으면 내가 없습니다 - 정호승의 새벽편지
정호승 지음, 박항률 그림 / 해냄 / 2014년 6월
평점 :
[당신이 없으면 내가 없습니다]
나는 주로 정호승님의 시를 접했었다.
천상병님과 도종환님의 시 이후로 마음이 갔던 시들이 있었다.
그러다가 그 분의 산문집이 있음을 알게 되었고,
이번에 읽을 기회가 생겨서 손에 잡아 들었다.
와우.
처음 글부터가 마음에 콕콕 들어오는 이 느낌은 뭐지?
산문집이라고 하면 그냥 덤덤하게 읽어나가던 나인데,
이번 정호승님의 책은 처음부터 우와 소리가 나왔다.
빛과 어둠에 대해 빗대어 색체의 고마움을 표현하며 책은 시작한다.
당신은 어떻게 사랑하고 있는가.
아흔 넘은 아비에게 일흔의 아들은 여전히 아이이며,
아이의 이를 돌보고 치과치료의 아픔에 안타까워 하시면서
본인의 써금한 이는 자식이 걱정할까 입을 편히 벌리지도 티도 내지 않으시는 모습.
글이지만 어찌나 마음에 절절히 다가오는지.. 괜시리 눈시울이 붉어진다.
부모님께 잘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영등포 수바이처, 노숙인의 아버지라 불리우는 내과의사인 고 선우 원장님의 이야기..
요즘에도 과연 저런 사람이 있을까 싶지만 실제 있었던 일임에 고개가 절로 숙여진다.
노점상에서 물건을 살 때 깍지 말라고 했던 김수환추기경님의 말씀을 새기는 의미.
항상 장사꾼들은 깎을것을 예상하고 물건값을 높이 부르고 인심쓰는척 깎아달라고 하면
몇 번 거절하다가 해주는 모습에 나는 물건은 처음 부른 값보다는 더 깎아서 사려 했다.
생각해보면 백화점 등 가격 정찰제가 붙여있으면 그러지를 못했는데, 아니 할 생각이 없었는데,
일반 가게(노점상이라고 칭해야 할까.)에서는 안깎아주더라도 한번쯤을 이야기 했던것 같다.
그 생각이 나면서, 책에서 말하는 것을 다시금 생각을 돌이켜 보게 된다.
부르는 값을 주고 사면 그들에게 희망과 건강을 선물하는 것이다. 라는 말에..
물론 정직하게 하시는 분들에게는 그렇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에게는 왠지 내가 손해보는, 당하는 느낌인데..라는 생각이 떨쳐지지 않긴하다.
내가 아직 부족한 점이 많아서 인가...ㅎㅎ;;
책 안에는 정호승님의 경험담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이야기들이 많이 담겨있다.
너무 좋은.. 다시 펼쳐보고 싶은 이야기들이 짤막짤막하게 이어지고 있다.
하나하나 어떤 이야기가 있고 어떤 글귀가 마음에 남고(모든 글에서 있었다)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지만 직접 읽어보는것을 권하고 싶다.
그냥 이야기가 아닌 아..세상은 아직 좋은 사람들이 많구나..를 느끼게 하며,
나 또한 마음을 따뜻하게 하며 그 세상의 일부로 살아가야 겠구나..를
읽는 내내 깨우치게 만든다.
정호승님은 어떻게 이런 글들을 쓸까? 라는 생각도 들고,
주위에 좋은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가? 라는 생각도 들고..
생각해보면 나 또한 따뜻한 일들이 많겠지?하고 생각해 본다.
모든 감사함의 마음이 바탕이 될 때 사소한 일이라도 따뜻함이 전해져 올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중간중간의 삽화는 괜시리 멍하게 바라보게 되면서 글의 여운을 채워주는 느낌이 든다.
책을 읽으면서 삶에 대한 감사함.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어떤 책보다도 최근 내 감성을 가장 많이 자극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많은 이들이 읽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