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스며든 기묘한 불안이 책을 덮는 순간까지 따라온다!'
라는 표제 수식문구가 딱 들어맞을 만큼 소설 <파국>은 상당히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소설이다.
주인공 요스케는 공무원시험 준비를 하는 대학4년생으로 자신이 몸담았던 운동 동아리 코치활동을 겸하고 있는 인물이다.
그는 성적 욕망이 강하게 내재된 인물이지만 현실에서는 그 욕망을 스스로 절제하며, 지극히 매너있는 인물로 행동한다.
이를테면 미성년자 후배에게 술을 먹이지 않고, 스킨십을 억제하고, 여자친구가 원하지 않을 땐 성관계를 감행하지 않고 깔끔하게 자위로 해결하는 식으로 말이다.
일상생활 또한 공무원시험 합격을 목표로 규칙적으로 일어나고, 정해진 시간과 룰에 맞게 근육운동과 러닝을 하는 등 자기관리에 탁월함을 보여주는 바른생활 청년으로 비춰진다.
해서는 안되는 행동들에 대한 매뉴얼을 스스로 인식하며 기계적으로 사고하는 장면들도 많이 등장한다.
그래서 자못 요스케의 과도한 욕망에서 느껴지는 긴장감이 감쇄되기도 하면서 그의 행동에 공감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