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형수 - 지상에서 만난 가장 따뜻한 시간, 877일
박철웅.양순자 지음 / 시루 / 2012년 11월
평점 :
품절


내가 태어나기도 전인 1979년 세상을 뒤흔든 납치와 살인의 범인이었던 박철웅의 이야기. 책 소개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감옥에서 휴지에 자신의 길고 긴 이야기를 풀어놓고 있다.

처음에는 어떻게 그런 사람이 이런 긴 그리고 정돈된 글을 쓸 수 있었는가 하는 생각을 했다. 왜냐하면 보통 범죄자들의 대한 이해로 불우한 가정환경과 보살펴주지 않는 부모와 같은 좋지 않은 환경으로 인해 범죄로 내몰린 경우가 많기 때문이고, 그들의 교육수준이나 글쓰기가 매끄러울리 없기 때문이다. 또한 그런 사람이 글을 쓸 생각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철웅은 나름 유복한 가정에, 부모님의 사랑을 받으며 자랐다. 남부러울 것 없었던 환경에서 자라난 그가 무엇이 부족해서 이런 범죄를 저지르기까지 되었을까.. 이것이 책의 앞부분을 읽으며 든 생각이었다.

결국... 행복과 쾌락을 혼돈한 어찌보면 불쌍한 한 사람이었다라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스스로 인정하듯이 그가 저지른 일은 용서를 구할 자격조차 없는 죄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는 어쩌면 드러난 나의 내면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인간은 누구나 다 죄인이다. 그리고 누구나 그 죄를 품고 산다. 어쩌면 박철웅과 나의 차이는 품은 죄를 저지를 능력이 있었느냐 없느냐의 차이일뿐은 아닐까...?

"오호로 나는 곤고한 자로다. 이 사망의 몸에서 누가 나를 건져내랴" 했던 사도 바울의 외침처럼 내 안에 가득찬 죄악의 실체를 보는 느낌이었다. 박철웅은 자신의 고백록을 적어내려갔지만, 그 고백이 내 마음을 치고, 내안에 있는 죄를 바라보게 한다.

그러나 그는 사도 바울처럼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께 감사하리로다 " 고백할 수 있었다. 복음이 그 영혼을 만졌고, 복음이 그 영혼을 변화시켰다. 복음이 그의 마지막을 아름답게 했다. 또한 그 복음이 내 안의 죄를 씻어 하나님의 자녀로 서게 할 것을 안다.

"나는 사형수" 하나님을 모르는 자들에게는 책의 소개에서처럼 사형수의 인권을 생각하게 하는 책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나는 이 책에서 모든 사람들 속에 있는 죄악의 실체를 보았으며, 그 죄악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 복음 뿐임을 다시한번 확인하게 되었다.

"죽을 죄를 지었으니 죽겠습니다." 어쩌면 그는 죽음 앞에서.. 그리고 죽음 이후에 진정한 행복을 얻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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