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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님아, 못된 내 님아 1
이진희 지음 / 파피루스(디앤씨미디어)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교통사고로 인해 지적장애가 생기면서 모든 것을 처음부터 다시 배우고 끊임없이 반복하며 평범한 사람을 꿈꾸는 미노와 첩촉사고를 통해 친구인 도혁의 동생인 미노와 인연이 닿으면서 그녀의 순수함에 끌리는 가진의 사랑이야기인 '내 님아, 못된 내 님아'는 따뜻하고 순수한 소설이었습니다.
남들에게 싫은 소리 못하고 누군가와 관계 맺는 것을 순수하게 기뻐할 줄 아는 미노.
스물여덟의 다 큰 성인여자이지만 그녀의 예쁜 마음처럼 세상을 바라보고 순수하게 대하는 것을 보면서 미노라는 캐릭터에 빠져들었습니다. 한번의 사고로 아버지를 여의고 자신의 모든 것을 잃고 뒤이어 어미니의 존재를 잃었음에도 긍정적이고 밝은 모습을 잃지 않으며 자신을 걱정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더 노력하고 사람들 앞에 당당하게 서고자 했던 그녀의 모습은 어느 여주의 모습보다 인상적이고 아름다웠습니다.
재벌그룹의 사생아이지만 자신의 힘으로 나이트클럽을 운영하고 있던 가진.
똑똑하고 잘생긴 그는 미노를 만나기전까지만 해도 나쁜 남자의 전형이었던 그가 미노를 만나고 보살피면서 다정하고 인간적인 모습으로 변화하는 것을 지켜보는 것이 좋았습니다.
어떻게 보면 순수한 미노와는 정 반대인 가진이건만 너무나 잘 어울리는 두 사람의 모습과 두 사람의 사랑을 응원하는 주변 사람들의 모습을 지켜보는 내내 마음이 정말 따뜻했던 시간이었습니다.
미노와 가진의 예쁜 사랑도 좋았지만 두 사람의 애정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 도와주는 클럽의 넘버 원, 투 수혁과 형만 두사람의 미노를 향한 과외수업이 정말 재밌었습니다. 미노와의 애정전선에 문제가 있을 때마다 가진의 히스테리로 힘들었던 두 사람이 그런 가진을 풀어주고 미노와의 사랑이 원만하도록 고군분투하는 것을 지켜보는 것이 재밌었습니다. 또, 수혁과 형만 사이의 이야기도 웃겼습니다. 미노의 오해에서부터 시작해 클럽 사람들을 비롯, 형만의 설레발로 어느 덧 공식연인이 되어버린 두 사람의 웃지 못할 이야기는 아마 잊혀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렇듯 전체적인 스토리나 인물들의 매력면에서 마음에 들었던 '내 님아, 못된 내 님아'이지만 몇 군데에서 옥의 티같은 것들이 보여 아쉬움이 들기도 했습니다. 미노를 괴롭혔던 동창들을 응징하는 가진의 모습에서 개연성이 부족해 보였고, 이복형인 강율과 아버지로 인해 신서그룹의 기획팀장으로 들어간 가진을 향한 고모부의 뜬금없는 출판사이야기는 글의 흐름상 맞지 않았습니다.
이런 아쉬운 점들이 있긴 했지만 그럼에도 두 사람의 예쁜 사랑과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지켜 보는 재미에 시간 가는 줄 모르며 읽었던 소설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