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A.J
지오 지음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08년 12월
평점 :
남주의 이름을 제목으로 내세운 'A.J'.
책 소개글에서 비춰지는 A.J는 한 여자와의 운명적인 만남을 잊지 못하고 한국행까지 감행하는, 사랑에 있어 아주 열정적인 남주였습니다. 반면, 여주인 은수는 애인의 배신으로 인한 상처로 새로운 사랑을 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인물로 소개됩니다. 사랑의 상흔을 가진 은수를 향한 이국의 남자 A.J, 그의 열정적인 사랑에 기대를 많이 해서 인지 정작 책을 펴고 읽어 나가는 순간 순간들은 솔직히 아쉬움이 자리잡았던 것 같습니다.
은수는 연인인 태승으로부터 헤어지자는 말을 듣게 됩니다. 그것도 다른 여자와의 약혼때문에 말입니다. 더 기가 막힌 것은 그가 약혼하는 여자가 바로 은수의 친구 수경이라는 것입니다. 자신이 배신을 하고서도 뻔뻔스런 모습을 보이는 태승에게 커피세례를 하고 애써 담담한 척하는 은수이지만 실상 그녀는 애인과 친구의 배신에 상처 입은, 울고 싶어도 울지 못하는 연약한 사람입니다.
애인의 배신에 상처입은 은수의 모든 것을 지켜보고 그녀의 마음까지 내다 본 한 남자가 있었습니다. 푸른 눈을 가진 이방인 A.J. 태승과의 이별을 지켜 본 그는 자신도 모르게 이끌리듯 은수를 따라 나섰고, 아프면서도 아픈 내색을 하지 않고 울지도 않는 은수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위로해줍니다. 그리고 두 사람의 운명을 바꿔놓을 하룻밤을 보내게 됩니다.
하루가 지나고 사라진 은수를 찾아 헤매지만 결국 은수를 다시 만나지 못하고 귀국을 하게 됩니다. 미국에 돌아가서도 은수를 잊지 못하는 A.J는 결국 휴가를 내고 은수를 찾아 다시 한국으로 오게 됩니다. 이름도 어디에 사는지도 모르는 한 여자를 만나기 위해 한국행까지 감행한 A.J는 우연을 가장한 인연으로 은수와 재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고 연인사이가 됩니다.
연인에게 상처를 입었던 은수처럼 옛 연인으로부터 깊은 상처를 받은 적 있었던 A.J. 그렇기에 은수를 마음을 어느 누구보다 잘 이해하며 그녀를 지켜주고 사랑해주는 그의 사랑만을 본다면 멋있게도 다가올 수 있는 사랑이지만 설정에 비해 그러한 면이 잘 드러나지 않은 것 같다는 아쉬움이 듭니다. 은수를 배려하고 사랑해주는 A.J의 모습을 그리고는 있지만 그렇게 공감이 가지도 자연스럽지도 않았던 것 같습니다. 뿐만 아니라, 프롤에서 등장하는 A.J의 옛 연인 라일리, 프롤에서 보면 본편에서 꽤 비중있는 역할을 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은 점을 보면서 차라리 이 프롤부분을 빼거나 다른 장면을 프롤로 했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연인이었던 은수를 버리고 그녀의 친구 수경의 손을 잡아 성공을 꿈 꿨지만 결국 모든 것이 어긋나고 은수에게 되돌아오려는 뻔뻔스런 태승이나, 은수의 연인이었던 태승을 유혹해 결국 자신의 사람으로 만들고 나서도 A.J에게로 눈을 돌리는 극악적인 여조 수경. 은수의 이복오빠로 은수를 괴롭히는 철우. 이렇듯 악역의 등장을 통해 은수와 A.J 사이의 만남과 위기를 표현하고자 한 것 같지만 이러한 부분들이 잘 묘사되지도 자연스럽지도 않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스토리가 전개되면서 끊기는 느낌을 받아 몰입 또한 쉽지 않았습니다. 소설가를 꿈꾸는 은수, 반면 소설을 쓰기 위해 노력하거나 그녀의 소설에 대한 부분이 아주 비중이 작아 아쉬움이 들었습니다. 차라리 첫 눈에 반한 여자를 만나기 위해 한국행을 감행하는 열정적인 A.J의 모습을 좀 더 부각시키고 나머지 이야기들을 좀 더 단조롭게 했더라면 어땠을 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리고 은수의 소설가 꿈에 대한 이야기를 좀 더 보충해서, 약하게 느껴졌던 은수의 캐릭터를 살렸으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이국의 남자와의 운명적인 사랑, 그 자체에 대한 설정은 구미를 당겼지만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 소설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