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나비의 유혹
이명우 지음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08년 9월
평점 :
절판


'고나비의 유혹'를 읽기 전, 앞서 나온 시리즈인 여씨집안 둘째 아들 민우와 나비의 친구 오랑의 이야기인'오랑아 오랑아'를 먼저 읽었습니다. 친구사이에서 연인이 된 민우와 오랑의 이야기에서는 민우의 마음을 몰라 주고 민준을 좋아하는 오랑으로 인해 두 사람이 티격태격하고 민우의 우역곡절 프로포즈 등으로 풋풋하면서도 발랄했다면 '고나비의 유혹'은 '오랑아 오랑아'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였습니다. 작가후기에도 적혀 있다시피 기존의 글의 분위기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이 보였던 작품이었습니다. 그러한 노력이 과해 조금은 아쉬움이 남기고 했지만 말입니다.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매력적인 몸매와 외모 뿐 아니라 능력도 겸비한 당당한 커리우먼 고나비.
그런 나비에게 초면에도 들이대기 시작하는 여민준. 평소에는 무뚝뚝하고 냉철한 사업가이건만 고나비의 앞에서는 기존의 그에게서 과감히 탈피해 나비를 사로잡기 위해서는 어떠한 일도 마다하지 않는 민준의 애정공세.


비록 의도치 않게 유혹은 나비가 먼저했을 지 모르나 책을 읽다 보니 나비를 향한 민주의 유혹기를 보는 기분이었습니다. '고나비의 유혹'이 아니라 '여민준의 유혹'이 더 잘 어울렸던 이 두 사람의 사랑은 정열적이고 농염합니다. 프롤로그에서도 이 소설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보여주듯 강렬함을 느낄 수 있었고 스토리도 전개되는 내내 두 사람의 make love가 중점적으로 다뤄집니다. 평소 현모양처를 아내로 맞이하길 원했던 민준이었지만 나비를 향한 자신의 심장의 울림에 솔직하게 반응하기로 한 정열적인 민준의 모습이 참 좋았습니다. 반면, '오랑아 오랑아'에서 간간히 비춰졌던 나비의 당당하면서도 솔직한 모습과는 달리 정작 나비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이 소설에서는 나비의 그러한 당당함이 잘 드러나지 아쉬웠습니다. 민준에게 마음이 가면서도 표현하지 않고 즉흥적이고 기한적인 관계라고만 스스로를 세뇌시키며 도망치고 후에 민준을 사랑하는 자신을 깨달았음에도 오랑에 대한 우정때문에 민준을 떠나는 그녀의 선택을 지켜보면서 안타까우면서도 왜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지 못할까 하는 답답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자신의 절친한 친구인 오랑이 민준을 좋아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기에 그녀가 자신의 감정에 솔직할 수만은 없었겠지만 민준에 대한 자신의 감정도 가벼운 감정이 아니니 좀 더 알아보고 확인해 보았더라면 어땠을 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도망치기만 하는 연약한 여주가 아닌 나비만의 당당함으로 사랑을 쟁취했더라면 나비의 매력이 더 드러났을 것 같습니다.


그녀가 민준에게 다가가는 것이 더 힘들었던 것은 어릴 적부터 성숙했던 자신을 둘러싼 남자들 때문에 남자들을 혐오했던 이유도 있었고 그녀의 가족사와 관련된 상처도 있었지만 그녀의 소극적인 모습은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지 못한 것에 대한 변명이자 합리화같이만 보였습니다. 제목처럼 강렬할 것만 같던 나비의 소극적인 성격이 아쉬운 생각이 들었고 그에 반해 남주 민준에 대한 매력이 부각되는 소설이 아니었는가 생각합니다.


나비에게 첫눈에 반한 순간부터 포기하지 않고 솔직한 모습을 보이는 끈기있는 모습, 때때로 보여지는 로맨틱한 모습, 그리고 다른 곳으로 눈돌리지 않고 한 여자만을 바라보는 모습이나 그에 대한 어떠한 의심도 미리 차단하는 믿음직한 모습이 참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여자를 가볍게 생각했던 치기어린 과거도 없었고 자신의 사랑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맨 처음에도 언급했지만 이명우작가의 기존의 소설과는 달리 자극적이고 농밀함이 묻어나는 '고나비의 유혹'.
'오랑아 오랑아'에서 민우와 오랑의 애정행각이 부족해서 아쉬움이 남았다면 '고나비의 유혹'은 애정행각이 중점적이다 보니 스토리적인 면에서는 너무 가볍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민준의 게이설이나 라라패션과 관련된 일에 있어서도 어떻게 매듭지어졌는지 다뤄지지 않았고 등장하는 조연들이 비중있게 다뤄지지 않고 두 주인공에게만 너무 집중되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랑아 오랑아'와 '고나비의 유혹'을 절충해 스토리에 조화를 줬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 다음 작품에서는 그러한 것을 기대해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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