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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앵뜨 뽀앵뜨
조효은 지음 / 두레미디어 / 2008년 9월
평점 :
절판
이 책도 평이 많이 엇갈렸던 책이라서 읽기까지 많이 고민했던 책이었습니다.
그래도 작가분께서 최근에 연재하셨던 소설을 재밌게 읽었기에 믿고 구입해서 읽었는데 만족스럽지는 않았지만 꽤 재밌게 읽었습니다.
어릴 적, 모두의 사랑을 독차지했던 선현이었지만 이유도 모른 채 친가에서 내쳐짐을 당해야만 했던 그녀. 외가에서도 숨죽여 지내야만 했던 그녀가 자신의 유일한 편이었던 어머니를 여의고서 만난 사람은 재닛이라고 부르라는 어머니 아라의 언니 미라. 재닛을 따라 한국을 떠났던 선현은 발레에 재능을 보이며 세계적인 발레리나가 됩니다. 재닛의 병고 소식에 19년만에 한국 땅을 밟게 된 선현은 모든 것을 감수하며 정략결혼을 할 것을 결심하게 됩니다. 오직 속죄를 위해서. 자신의 어머니가 남기고 간 죄를 씻기 위해서.
미라의 일기장을 우연히 읽게 되면서 선현은 자신의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됩니다.
호적상 아버지이자 아버지라고 믿고 있던 사람은 자신의 친부가 아니며 자신의 어머니는 언니인 미라의 약혼자와 사랑에 빠져 호적상 아버지인 약혼자와 언니를 배신했다는 것을. 그 속에서 태어난 사람이 자신이라는 것을.
절망 속에서 그녀에게 위로가 되어준 것은 발레와 모든 것을 나눌 수 있는 친구 지혁이었습니다. 그런 그녀에게 또 한 명의 중요한 사람이 나타납니다.
그녀를 사랑하고 보호해주는 남자 은석.
선현에게 첫눈에 반한 은석이었지만 선현과 지혁의 사이를 오해하고 애써 가는 마음을 붙잡아 보지만, 후에 선현의 골수팬인 동생 은우가 선현과 선을 보게 되자 물량공세와 선현과 이미 깊은 사이라는 거짓말로선 자리에 대신 나간 은석은 조금씩 선현와 가까워 집니다.
처음부터 정략적인 결혼이라고 선을 긋는 선현에게 행복이 무엇인지 사랑이 무엇인지를 가르쳐주는 은석은 선현이 말하기도 전에 그 마음을 모두 알고 준비해주는 세심한 남자입니다. 아닌 사람에게는 확실히 선을 긋지만 자신의 여자에게는 한없이 따뜻한 남자. 그런 은석과 함께 하면서 선현도 조금씩 욕심을 내어 봅니다.
외가에 속죄하기 위한 만남이었지만 은석과 함께 사랑하며 행복해지고 싶다고.
용기 내 잡은 사랑이었지만 이 두 사람에게 시련이 닥칩니다.
오래전부터 예정되었던 상처로 선현과 은석이 잠시의 이별을 하게 되는 계기이지만 어떻게 보면 오래토록 곪았던 상처를 뒤집어 내 드러냄으로써 상처를 치유하고 아물게 하게 만드는.
오래전부터 은석을 짝사랑해왔던 은석의 여동생 은혜의 친구이자 선현의 호적상 이복동생인 화련과의 일. 선현의 어머니에게 자격지심과 피해의식을 느끼는 화련 모의 계략. 선현이 알지 못했던 어머니의 아픔. 그리고 임신. 친부와의 만남 등 여러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서 용서와 이해를 배워가는 그런 이야기였습니다.
설정면에서 본다면 그리 참신하지 않은 신파지만 읽으면서 은근히 빠져들게 만들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던 ’뽀앵뜨 뽀앵뜨’. 뜻이 무엇일까 참 궁금했는데 발 끝을 뾰족하게 세우는발레 용어 point의 불어식 발음이었습니다. 이처럼 읽으면서 주는 아니지만 짧게 발레에 대해서도 엿볼 수 있었던 소설이기도 했습니다. 아쉬운 점이라면 발레리나로서의 선현의 모습을 더 보여줬으면 하는 것입니다.
발레에 대한 이야기나 연습 장면이 나오긴 하지만 무대 위의 선현이 비춰지는 모습이 없어서 아쉬웠습니다. 과거의 잔상 속에 꼬이는 사건들, 속죄라는 말을 반복하며 자신이 저지르지도 않은 일에 자신이 태어난 것조차 죄라며 죄책감을 느끼는 거나 도망치는 것이 아니라 선현 스스로가 상처와 대면해 맞섰으면 어땠을 까 하는 아쉬움이 들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