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그대를 부르거든
오은실 지음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사랑이 그대를 부르거든'을 읽으면서 이 소설의 주된 감정인 '그리움'에 대해 생각해보았습니다.
보고 싶어 애타는 마음이라는 뜻의 그리움이라는 단어 만큼 이 소설 속에 등장하는 지석과 수아에게 잘 어울리는 단어가 있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그 그리움이라는 단어가 이 두 사람에게 남기는 영향력은 보고 있는 이로 하여금 안타까움을 느끼게 하였습니다.

한 여자에 대한 지독한 사랑과 그리움으로 괴로워하며 죽음을 도피처로 삼으려 했던 지석.
3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후 애써 잊었다며 다른 여자를 통해 그 외로움을 달래려 했지만 결코 그 그리움을 떨칠 수도 사랑을 잊을 수도 없었던 지석은 수아라는 한 여자가 가슴에 남긴 문신에, 자신의 배신을 되돌아 보며 죄책감을 느끼곤 합니다. 외로움을 잊기 위한 선택이었건만 결국 그 외로움을 가져다 준 여자에게도 그 외로움을 잊게 해준 여자에게도 상처를 줬다는 생각에 더 힘들어 하는 지석을 보면서 마냥 지석을 미워할 수 만은 없었습니다. 사랑한 여자를 지키지 못했던 지석이건만 자신의 선택이 아니었다고는 하지만 결국 아버지에 의해 수아를 놓고만 나약했던 지석이건만 지석 혼자서 느꼈을 그 그리움과 상실감을 그의 아픈 손을 통해서, 그리고 자책감에 수아를 안지 못하는 것을 보면서 느낄 수 있었습니다.

기다리고 기다렸지만 돌아오지 않는 지석과 자신을 반대하는 지석의 어머니로 인해 지석과 자신의 아이를 지키기 위해 도피를 선택했던 수아. 미혼모라는 쉽지 않은 선택을 하고는 두 사람의 아이인 현이를 꿋꿋하게 잘 길러낸 수아를 보면서 참 대견스러웠고 한편으로 안타까웠습니다. 이 사회의 편견을 알기에 보이지는 않지만 수아가 얼마나 힘들었지를 알기에, 잠든 현이 곁에서 울음을 삼키는 수아의 모습이 애처로웠습니다.
현이를 위해서라도 결혼해라는 주위 사람들의 얘기 속에서도 지석을 잊지 못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면서 끌려가는 수아를 보면서 수아의 속이 얼마나 타들어 갈까 하는 생각에, 그 망설임 속에서 느껴지는 지석에 대한 사랑에 수아가 이번만은 도망치지 않고 용기내 지석을 붙잡길 빌어 보았습니다.

어떻게 보면 지석보다는 수아가 덜 힘들진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혼자서 이겨냈을 지석과는 달리 할머니와 현이를 통해 외로움을 덜 수 있었던 수아는 그래도 지석보다는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말입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에, 수아를 잃었다는 상실감에 얼마나 힘들었을지! 피아노를 칠 때 가장 행복했던 지석이 피아노를 포기하면서까지 함께 하고자 했던 수아를 잃고 나서 자신의 손을 다치게 하면서 들었던 생각은 이제 지석에게는 수아도 피아노도 없구나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렇기에 두 사람의 사랑을 열렬히 응원했습니다. 위장약혼이라는 것을 하면서까지 한국으로 돌아와 수아를 찾고자 했던 지석의 바램이 이루어지길, 현이와 수아, 지석이 단란한 가정을 꾸릴 수 있길 바라고 바랬습니다. 나약했던 과거는 뒤로 하고 온전히 세사람만을 생각하며 행복해지길. 그 바램이 이루어진 것 같아 제 가슴이 참 많이 따뜻합니다. 두 사람에게 지워지지 않을 상처는 분명 존재하지만 그 상처를 뒤로하고 새로운 삶을 시작한 지석과 수아, 그리고 현! 사랑과 용서를 통해 두 사람이 이루어낸 행복은 참 값질 거라른 생각이 듭니다.

읽는내내 안타까웠지만 정말 따뜻했습니다. 변치 않은 두 사람의 사랑과 현이의 사랑스러움에 말입니다.
자극적인 소재보다 갈등보다 잔잔하면서도 예쁜 사랑을 그리고자 했던 작가의 노력이 엿보이는 참 따뜻한 소설이었습니다.  잔잔하면서 애절한 사랑을 보고 싶다면 읽어봐도 좋은 소설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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