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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난 후에 남겨진 것들 - 유품정리사가 떠난 이들의 뒷모습에서 배운 삶의 의미
김새별.전애원 지음 / 청림출판 / 2020년 9월
평점 :
<떠난 후에 남겨진 것들> by 김새별, 전애원(청림출판)
(유품정리사가 떠난 이들의 뒷모습에서 배운 삶의 의미)
드라마 무브투헤븐의 모티브가 된 책 <떠난 후에 남겨진 것들>은 두 분의 유품정리사가 겪고 느낀 이야기다.
저자는 다양한 경험을 통해 삶의 철학을 이야기하는데 때로는 천사 같은 때로는 악마 같은 인간을 만나며 일을 한다.
그들의 일은 죽은 자의 집을 정리하는 것인데, 시체의 부패로 인한 다양한 것들을 정리하고 냄새마저 처리한다. 그들은 벽지와 장판을 제거하기도 하고 때로는 집의 기본 골격까지 냄새제거를 한다.
(친구가 이쪽에서 일한 경험이 있어 이야기를 들었던 적이 있다. 시체가 부패하면 그 장소에 잠시만 다녀와도 계속 몸에서 냄새가 난다고 한다. 그리고 그 냄새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구역질을 하기도 하고 정신적 고통을 겪는다고 한다.)
(p13) 우리가 무심코 지나쳐온 다양한 죽음 속에는 언젠가 내가 맞닥뜨릴지도 모를 하루가, 나의 사랑하는 가족이 겪을지도 모를 오늘이, 지금 내 옆에 살고 있는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정말로 남는 것은 집도, 돈도, 명예도 아니다. 누군가를 마음껏 사랑하고 사랑받았던 기억, 오직 그것 하나뿐이다.
(p32) “이것만이라도 간직하시죠” 홀로 살다 돌아가신 아버지를 스무 날이 되도록 발견하지 못하다 옆집 할아버지로부터 발견되어 가족들이 돈과 집문서를 찾는 내용에서 글쓴이는 부모의 사진이라도 간직하라고 말한다. 가족들은 액자를 던졌고 그 던진 액자 안에서 돈과 집문서가 나온다. 아버지는 생각했을 것이다. 죽더라도 부모의 사진은 보관하지 않을까?
(p143) 아이의 삶은 그의 소관이 아니다. 부모가 없기 때문에 아이가 불행하고 비참한 삶을 살게 될 거라는 생각은 터무니없는 오산이다. 자신만이 아이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고, 부모없는 아이는 모두 불행하다는 착각. 그렇다면 고아의 삶은 죽은 이보다 못한 것인가. 아이는 오직 자연의 소유이며 아이의 삶은 부모와 별개다. 생명은 독자적인 것이다. 낳고 길렀다 해서 그 생명의 주인은 아닌 것을, 부모들은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
아이를 살해하고 자살한 이야기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는가? 자살한 그는 아마 벼랑 끝에 서있었을 것이다. 그의 부모로부터 비난에도 버티기 힘들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그는 자식을 살해해서는 안된다. 그럴 자격도 없는 것이다.
(p148) 부모가 보여주는 모습이 자식의 미래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두 딸아이의 아버지로서의 책임감도 느꼈다. 아이들이 바른 삶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익숙해지게 만들려면 부모가 바르게 살아야 한다는 깨달음은 덤이었다.
(p189) 고인들이 그토록 아껴두었던 것들을 폐기 처분하면서 깨닫는 것은 ‘죽을 때 지고 갈 것도 아니면서’라는 말에 함축된 의미다. 내가 살아 있지 않은한 쓸모없어질 것들 때문에 인생을 낭비하지 말자는 생각이다. 그 생각은 여전히 변하지 않았다.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한 7계명
- 삶의 질서를 세우기 위해 정리를 습관화하세요
- 직접 하기 힘든 말이 있다면 글로 적어보세요
- 중요한 물건은 찾기 쉬운 곳에 보관하세요
- 가족들에게 병을 숨기지 마세요
- 가진 것들은 충분히 사용하세요
- 누구 때문이 아닌 자신을 위한 삶을 사세요
- 결국 마지막에 남는 것은 사랑했던 사람과의 추억입니다. 아름다운 추억을 많이 남기세요
책을 덮은 후 나의 마지막 이야기에 대해 상상해본다. 나는 과연 잘 살았나? 남은 인생이 얼마일지 모르지만 그 시간 동안 가족을 위해 더 많은 사랑과 정성을 쏟을 것이다.
아이들과 더 따뜻한 눈맞춤과 대화, 아내를 더 많이 이해하기 위한 노력, 화내지 않기, 짜증부리지 않기, 돈을 위해 살아가지 않기, 사랑한다고 더 많이 표현하기, 부모님께 더 따뜻하게 표현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