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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충격 - 지중해, 내 푸른 영혼
김화영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7월
평점 :
카뮈의 번역으로 유명한 저자의 유학시절, '공부 외적인' 경험을 지중해의 바다와 햇빛으로 버무린 여행서 비슷한 에세이다.
지금과는 달리, 1970년대 초의 유학은 낯설은 것이었을 것이고 그로 인해 저자의 원초적인 감수성은 더욱 발휘되었을 것이고, 이 때문에 현재의 독자들도 읽을 맛을 느끼는 것이리라.
방문지 곳곳에서 접하는 "이곳에서 아시아인은 처음 본다"는 원주민의 호기심 어린 반응들...
유학이 보편화된 지금, 이런 류의 경험을 누가 쓸 수 있을 것이며, 또 누가 재미있게 읽어주겠는가.
이 책의 미덕은 이 뿐이 아니다.
전편에 흐르는 '생명의 약동' 또한 좋다. '카뮈적' 실존주의랄까?
뜨거운 태양, 바다, 바람, 청춘...
세트의 작은 항구에 차를 세우고 내항에서 졸고 있는 보트들과 바다를 애무하는 햇빛을 바라보며 작은 카페에서 초록의 박하수를 한 잔 마시니, 아아 그렇지, 이것이 프로방스다. 아아 그렇지 이것이 지중해다. 아아, 이것이 땅 위의 여름이다. 라고 나의 가슴이 외쳤다. 브라이언도 씩 웃었다. 사람들은 무언의 행복을 쉬 알아 차린다. 바닷바람 속에서는…(p.214)
이 책 서문엔,
"자정의 어둠 속에도
지중해는 항상 최초의 아침이다.
내 최초의 영원한,
내 최초의 청춘이다."
불현듯,
나의 최초의 아침, 나의 최초의 영원한 청춘은 어떤 것이었나 생각해 보게 만든다.
요새는 방학이 되어도 학생들 하는 것이 똑같다. 학원 쎄게 가고, 스펙 업그레이드하고...ㅠㅠ
자기가 진정 원하는 것을 찾고 바랄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도 실속 있는 교육이 아닐까 생각된다. 좀더 넓고 길게 인생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줄 수도 있는 책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당신은 혹시 보았는가? 사람들의 가슴 속에 자라나는 그 잘 익은 별을. 혹은 그 넘실거리는 바다를. 그때 나지막이 발음해보라. “청춘.” 그 말 속에 부는 바람 소리가 당신의 영혼에 폭풍을 몰고 올 때까지. (p.229 - 마지막 부분)
젊은이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개인적으론) 맘이 젊은 분까지 포함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