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현실적접근 #절차
생활지도부의 업무 대부분은 결국 '학교폭력' 사안으로 귀결되는 듯 하다. 제2장부터 4장까지 이 책의 절반이 결국 학교폭력과 관련이 있다. 학폭은 학교에서 매우 빈번하게 발생하는 사안이 되어버렸지만, 학교에서는 이 사안을 처리하는 것이 아직도 버거울 수밖에 없다. 전통적인 교직관과 현실적인 규정 사이에 간극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자는 이 간극을 메울 수 있는 적절한 기준과 선을 만들어 제시하고 있다.
"핵심만 말하자면 규정은 무기입니다."(24쪽)
가장 중요한 것은 규정이다. 학교와 교사는 공정한 업무 담당자가 되어야만 한다. 옛날처럼 스승이 되어 학생을 바람직한 인간으로 길러내는 존재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교직 경력과 전통적인 교사관은 오히려 학폭 사안에서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규정에 관심을 기울여 현실화할 것을 조언한다.
"그러니 현실적으로 봤을 때 (규정의) 제개정 준비는 학기말에 하는 것이 가장 안정적입니다."(26쪽)
교사의 진심을 담아낼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안은 결국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하는 것이다.
"절차를 지켜야 나를 지킬 수 있습니다."(43쪽)
현실적인 인식 다음은 '절차'다. 모든 사안은 절차로 시작해 절차로 끝나야 한다. 지금까지 20년 가까이 행정업무를 담당해 오면서 가장 많이 달라진 부분이 바로 이 부분이란 생각이 든다. 예전에는 원칙만 있었지 세세한 절차나 규정은 크게 고려하지 않았다. 그래서 업무 처리에 유연성이 중요했고, 주먹구구식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점점 절차가 중요해진다는 것을 다른 부서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이른바 '교사의 행정직원화'라는 말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특정 업무를 담당하는 교사에게 수업 시수를 줄여주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위 학폭 사안을 담당하는 교사는 다른 교사들에 비해 더 많은 시수를 줄여주는 것이 보장되어 있다.
"애매하면 접수하세요."(51쪽)
자의적인 판단을 막고 절차 안에서 판단을 받게 하는 것. 좋게 말하면 규정과 절차를 준수하는 것이지만, 나쁘게 말하자면 교사의 자율성과 판단 능력을 믿을 수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자신을 지킨다는 말은 교사가 자율적으로 판단하여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 법과 규정에 의해 보호받아야할 만큼 궁지에 몰려 있는 상황이라는 것을 반증하는 셈이기도 하다. 물론 학생과 학부모의 입장에서 보자면, 교사가 공정하고 정확한 전문가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상황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