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지부가 처음이신가요? - 실수 줄이는 실전 생활지도부 업무 매뉴얼
공승규 지음 / (주)학교도서관저널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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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생지부가 처음이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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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지도부 #학교폭력 #학부모 #생활교육 #교사돌봄 #생활지도


"네, 처음입니다."


교직생활이 20년이 다 되어가지만, 아직 생활지도부만큼은 경험해보지 못했다. 내가 의도적으로 피한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나는 담임 업무와 다른 신설 부서의 행정적 업무만을 주로 담당해 왔다. 10년을 넘게 담임을 했으니 최소 300명 이상을 담임교사라는 이름으로 만났고, 교과교사로는 그보다 몇 배 더 많은 학생을 만났다. 또한, 그 학생들 중 일부 학부모님과 만나 소통하고 상담한 것까지 하면 그래도 100여명 정도 될 것이다. 행정업무 담당일 때는 나도 하루 2~3건 정도 공문을 접수하고 기안했다. 올해는 행정업무 담당교사로, 지금까지 기안한 문서는 100여 건을 넘어섰다.


그럼에도 나는 아직 생지부가 처음인 교사다. 정확히 말하면 아직 경험조차 하지 못한 미지의 영역이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에 끌렸다. "실수 줄이는 실전 생활지도부 업무 매뉴얼". 내가 만약 생활지도부 업무를 배정받는다면, 나는 이 실전 매뉴얼이 간절히 필요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읽어보고 싶었다. 내 미지의 영역, 학교에서 많은 교사가 두려움을 느끼고 피하고 싶어 하는 영역인 생활지도부를 말이다.



저자는 '아이들의 생활지도가 재미있고, 학부모와 소통하는 것이 즐거운 교사'라고 자신을 소개하고 있다. 같은 교사지만, 나와는 정반대에 서 있는 분이란 생각이 들었다. 나는 교사로 살고 있지만, 학생 생활지도와 학부모 소통이 가장 어렵다. 교사에게는 수많은 전문성이 요구된다. 그 중에서 나는 수업과 평가, 기록이 우선인 교사다. 체계적인 수업 자료를 준비해 성공적인 수업을 이끄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다. 그래서 학생과 소통 쪽에는 아직까지 많은 관심을 기울이지 못했다. 솔직히 여고에 근무하는 젊은 남교사였다보니 학생과의 소통이 그다지 어렵거나 노력해야할 사안이라고 느껴지지 않았던 부분도 있다.


그런데 나이가 들자 달라졌다. 우선 아이들과의 관계가 어려워졌다. 수업만 체계적으로 준비하면 자연스레 소통이 이루어지던 과거와는 달리, 이제는 학생과 소통이 어려워지면서 수업도 생기를 잃어가고 있다. 학생과 소통이 어려워지면서 신뢰 관계를 만들기도 어려워졌고, 학생 생활지도와 학부모 소통은 더욱 어려워지기 시작했다. 수업과 평가, 기록만으로는 교사 전문성을 내세우기 어려운 순간이 온 것이다. 이제 나에게도 생활지도와 학부모 소통이 더욱 중요해지는 시기가 찾아온 셈이다.



#교육자 #진심 #민원 #절차


"진심을 다해도 민원이 올라옵니다."(6쪽, 추천의 말)


교사로 살면서 항상 '진심'으로 학생을 대해야 한다고 생각해왔다. 모든 것은 그 진심에서 비롯되는 것이고, 진심으로 상대를 대해야 신뢰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런데 그 진심이 결국 학생과 교사, 학부모와 학교를 모두 망칠 수 있는 일이 되어 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했다. 물론 '진심'을 배제하고 기계적으로 일을 처리해야 한다는 뜻은 아닐 것이다. 저자는 최소한의 그 진심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그게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이었다. 교사 자신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어야 진심을 다해 학생을 지도할 수 있고, 학부모와 소통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은 그 질문들과 답변들을 모은 것입니다."(9쪽, 시작하면서)


2천 여 명의 교사가 2만 2천 여 건의 대화를 나누었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그만큼 그들은 누군가에게 간절히 물어야할만큼 절박했다는 뜻일 수도 있고, 자신이 아는 사실을 기꺼이 다른 교사와 나누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는 뜻이기도 할 것이다. 수많은 교사가 서로 같은 주제와 상황으로 고민하고 질문하고 답변하는 과정을 정리한 것만으로도 이 책은 '실전 업무 매뉴얼'이라는 제목을 달 자격이 충분하다.




#학교폭력 #현실적접근 #절차

생활지도부의 업무 대부분은 결국 '학교폭력' 사안으로 귀결되는 듯 하다. 제2장부터 4장까지 이 책의 절반이 결국 학교폭력과 관련이 있다. 학폭은 학교에서 매우 빈번하게 발생하는 사안이 되어버렸지만, 학교에서는 이 사안을 처리하는 것이 아직도 버거울 수밖에 없다. 전통적인 교직관과 현실적인 규정 사이에 간극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자는 이 간극을 메울 수 있는 적절한 기준과 선을 만들어 제시하고 있다.


"핵심만 말하자면 규정은 무기입니다."(24쪽)


가장 중요한 것은 규정이다. 학교와 교사는 공정한 업무 담당자가 되어야만 한다. 옛날처럼 스승이 되어 학생을 바람직한 인간으로 길러내는 존재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교직 경력과 전통적인 교사관은 오히려 학폭 사안에서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규정에 관심을 기울여 현실화할 것을 조언한다.


"그러니 현실적으로 봤을 때 (규정의) 제개정 준비는 학기말에 하는 것이 가장 안정적입니다."(26쪽)


교사의 진심을 담아낼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안은 결국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하는 것이다.


"절차를 지켜야 나를 지킬 수 있습니다."(43쪽)


현실적인 인식 다음은 '절차'다. 모든 사안은 절차로 시작해 절차로 끝나야 한다. 지금까지 20년 가까이 행정업무를 담당해 오면서 가장 많이 달라진 부분이 바로 이 부분이란 생각이 든다. 예전에는 원칙만 있었지 세세한 절차나 규정은 크게 고려하지 않았다. 그래서 업무 처리에 유연성이 중요했고, 주먹구구식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점점 절차가 중요해진다는 것을 다른 부서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이른바 '교사의 행정직원화'라는 말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특정 업무를 담당하는 교사에게 수업 시수를 줄여주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위 학폭 사안을 담당하는 교사는 다른 교사들에 비해 더 많은 시수를 줄여주는 것이 보장되어 있다.


"애매하면 접수하세요."(51쪽)


자의적인 판단을 막고 절차 안에서 판단을 받게 하는 것. 좋게 말하면 규정과 절차를 준수하는 것이지만, 나쁘게 말하자면 교사의 자율성과 판단 능력을 믿을 수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자신을 지킨다는 말은 교사가 자율적으로 판단하여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 법과 규정에 의해 보호받아야할 만큼 궁지에 몰려 있는 상황이라는 것을 반증하는 셈이기도 하다. 물론 학생과 학부모의 입장에서 보자면, 교사가 공정하고 정확한 전문가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상황이기도 하다.



#학부모

내가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이다. 학부모와 소통. 사범대를 졸업했지만, 그 누구도 학부모와 소통하는 방법에 대해 가르쳐주지 않았다. 교사로 20년을 살아오면서, 시대와 함께 변화하는 학생만큼이나 학부모의 변화를 절감한다. 그렇지만 역시, 달라진 학부모와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지 가르쳐주는 사람은 그 어디에도 없다. 교사는 그때그때 임기응변을 발휘하여 학부모를 상대해야 하고, 문제가 발생할 시 스스로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다. 나는 소통의 기본은 '신뢰'라고 생각해왔다. 그래서 모든 것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학생을 자율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성인으로 인정하고 대우해왔다. 그래야 학생과 소통을 원활하게 할 수 있어서다. 하지만 학부모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학부모에게 학생은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는 성인이 아니라 자식인 것이다. 나는 그 간극을 고려하지 못했다가 큰 낭패를 겪은 경험이 최근에 있다.


"가장 어려운 부분은 감정을 어떻게 받아낼 것인가입니다."(85쪽)


이제 학부모와 소통할 때 교사는 감정 수용가가 되어야 한다. 예전에는 어린 학생이 자신의 감정을 추스릴 수 없을 때 그것을 기다려주고 이해해주는 교사가 되어야 했다. 그런데 지금은 반대로 바뀐 것 같다. 학생은 스스로를 어른으로 인정하고 대우해주길 바라고, 학부모는 자신의 감정을 수용받길 원하는 것이다. 뭔가 변화한 이 상황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점은 머리로 이해할 수 있지만, 가슴이 답답해지는 것은 어떤 이유에서일까. 어린 학생이 교사를 따르고 그들을 보듬어주는 것은 이제껏 익숙하게 해 왔던 일이지만, 학부모까지 감당해야 한다는 현실이 조금은 버겁기 때문일 것이다.



#교권보호


"교권 보호를 위해 주변에서 도움을 받을 수는 있지만 결국 모든 과정은 스스로 준비하고 대응해야 합니다."(107쪽)


이 책이 선생님들께 위안을 주기보다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은 바로 이 지점이다. 교사는 결국 스스로를 보호해야 한다. 수업 전문가로서 학생을 가르치고 평가하며 학교생활기록부를 정확히 기재해줄 수 있는 사람이면서, 모범적인 학생 지도를 해야 하고, 민원이 발생했을 때 공정하고 정확하게 업무를 수행해내야 한다. 그렇지만 결국은 혼자다. 누구도 도움을 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하지만 연습을 할 수 있는 시간과 여유는 당연히 없다. 너무도 냉혹한 것은 아닐까.



이 생지부 실전 업무 매뉴얼을 읽으며 업무를 파악하고 실수를 줄이는 방법에 대해서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었다. 특히 '전임자의 방법'을 그대로 활용하는 것은 교직 사회의 기본 중에 기본이기 때문에 너무도 중요한 조언이라 생각한다. 신규 선생님들께는 이런 조언이 정말 중요한 지침이 되어줄 수 있을 것이다.


동시에 이런 발칙한(?) 생각도 조금 해 보았다. 모든 교사가 모든 업무에서 완벽한 전문가가 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을. 그렇다면 그걸 교사 개인에게 모두 책임지도록 할 것이 아니라, 제도적으로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지 않을까. 예를 들자면, 학폭 담당자는 최소한 5년 정도 업무를 꾸준히 할 수 있도록 지위를 보장해주고, 정, 부 담당자를 지정해 2인 이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교육청에서 지원해주는 것이다. 실수를 줄이는 것 뿐만 아니라 업무의 지속성을 보장할 수 있고, 2인 이상의 협업으로 인해 어려움은 더욱 줄어들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도 정 어렵다면, 아예 학폭 전담관을 학교마다 1명씩 배정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악으로 깡으로 버텨서 될 일은 아닙니다. 나중에 번아웃도 오지만 주위 사람들을 힘들게 합니다. 스트레스로 집에서 아이한테 화내기도 하고요."(142쪽)


교직에 있는 사람들 중 다수는 아이들이 좋아서 교사가 된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이 아이에게 화풀이를 하게 만드는 이런 상황은 분명 무언가 잘못된 것은 아닐까. 교사가 마음껏 아이들을 좋아하고, 아이들과 함께하며, 즐겁게 수업할 수 있는 그런 날이 오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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