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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어떻게 쓸 것인가 - 기자·PD·아나운서가 되기 위한 글쓰기의 모든 것
김창석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9월
평점 :
나만의 글쓰기 – 무엇을 어떻게 쓸 것인가 (김창석, 한겨레엔, 2024, 초판 1쇄)
겨우 ‘글’쓰기를 좋아하는 수준인 내가 20년 넘는 ‘글’ 선생의 ‘글’을 보고 ‘글’을 쓰려고 한다. 선생님 앞에서 작아지는 학생의 기분이다. 단지 취미 수준으로 살아온 내가 “글쓰기의 모든 것”에 대한 책을 쓴 분의 글에 대해 무어라 말할 수 있겠는가. 그저 나는 글을 잘 쓰고 싶었던 것뿐이다. 다른 사람이 내 글을 읽고 매력을 느끼길 바랐을 뿐이다.
가볍게 글 쓰는 팁을 얻고자 했던 나는 이 책을 통해 무거운 회초리를 얻어맞은 기분이다. 저자는 글을 잘 쓰기 위해 혹독한 노력이 필요함을 강조한다. 선천적인 재주보다도 꾸준한 독서와 준비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과연 내가 그 정도 노력을 기울여왔는가.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글을 써 본 경험이 있는가. 마치 내가 학생에게 쉽게 던졌던 말들을 무겁게 되돌려 받는 것 같다. 쉽게 읽을 수 있고 이해하기 편한 저자의 간결한 문장은 그만큼 글쓰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내게 가르쳐 주었다.
-자기 브랜드 갖기의 지름길, 글쓰기-
“글을 써서 성공했다는 건 글로 소통할 만큼의 콘텐츠가 있다는 뜻이고, 그 콘텐츠를 소통 가능한 언어로 표출할 줄 안다는 뜻이다.”(21쪽, 1장 저널리즘 글쓰기의 기초)
내가 글을 쓰고 싶은 이유는 글로 성공하고 싶어서다. 물론 성공할 만큼의 노력을 기울인다거나 대단한 투자를 하는 것은 아니다. 그저 읽는 것을 좋아해서 집에 책이 조금 쌓이고 있고, 읽고 나면 간단히 기록하는 정도의 습관을 들이기 위해 노력하는 정도다. 저자의 말처럼 좋은 글을 골라 읽고, 분석하고, 나만의 글을 만들기 위한 연습을 하고 있지 않다. 그래서 부끄러웠다. 단지 글을 잘 쓰고 싶다는 욕심만 있을 뿐, 전혀 노력하지 않았다. 시험공부는 안 하면서 좋은 성적만 바라는 학생과 같은 마음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하지만 덕분에 배운 것은 있다. 내가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게 되었다. 바로 꾸준한 독서다.
-자기만의 지식 생태계, 꾸준한 독서-
다행히 나는 책을 좋아한다. 그래서 항상 읽을 준비는 되어 있다.(물론 읽는 행위로 이어지는 시간은 많지 않다.) 읽어야 할 책이 쌓여 있고, 읽은 후 기록할 책이 쌓여 있다. 쌓여 있다는 것은 그만큼 내가 게으르다는 증거다. 하지만 미루더라도 꼭 읽고, 의무감으로라도 꼭 글을 쓴다. 꾸준한 독서만큼은 자신이 있었다. 게다가 저자가 소개한 독서 방법은 최근에 내가 관심을 기울이는 방법과 유사해서 더욱 반가웠다. 예전에는 주로 유명한 책이나 광고를 자주 접하는 책을 읽었는데, 지금은 마음에 드는 책을 중심으로 관련된 책을 검색해서 읽게 되었다. 저자가 소개한 방법과 비슷하게 말이다.
“한 권의 책을 읽으면 그 안에 ‘다음에 읽어야 할 여러 권의 책들’이 들어 있다. 보통 자신이 좋아하는 저자가 언급하는 책은 자신에게도 잘 맞을 가능성이 크다.”(8쪽, 머리말)
이 방법대로 최근 책을 읽고 있었다. 하지만 내 나름의 기준으로는 내가 좋아하는 책 중심으로만 읽게 되어(偏讀-한 분야만 계속해서 읽게 되는 병폐)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특정 출판사의 서포터즈를 신청해 신간 도서를 무작위로 선택해 읽거나, 유명한 저자의 벽돌책을 무작위로 사들여 함께 읽기도 했다. 내가 좋아하는 분야(1), 출판사 신간 서포터즈(2), 무작위 벽돌책(3)까지 세 종류의 독서를 통해 내가 좋아하거나 융합해볼 수 있는 영역을 찾기 위해 노력 중이다. 저자가 말하는 ‘자기만의 지식 생태계’(8쪽)를 만들 수 있을까. 아직은 ‘글로 소통할 만큼의 콘텐츠’(21쪽)를 확실히 만들어낼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언젠가는 할 수 있을거란 희망을 품고 오늘도 읽고 쓴다. 다만 책이 집에 쌓이는 것은 어찌 해결해야 할지 모르겠다. 책이 쌓이는 높이만큼 아내의 잔소리도 쌓이고, 먼지도 쌓인다.
-글은 그 사람이다.(87쪽)-
내가 글쓰기를 좋아하는 이유를 하나 더 발견할 수 있었다. 바로 ‘글쓴이의 향기’(87쪽)다. 어떤 글이든 읽으면 그 사람이 드러난다. 나도 나를 드러낼 수 있는 글을 쓰고 싶다. 대단한 논문이나 저서를 만들고 싶은 것보다도 사람 냄새가 나는, 특히 내 향기가 느껴지는 글로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지금 블로그에 꾸준히 그날의 일상을 올린다. 학교에서는 ‘학교기록’, 집에서는 ‘일상기록’이다. 순간 떠오르는 생각을 쓰거나 그날 있었던 일을 중심으로 짤막한 글을 써 본다. 일종의 연습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이다. 글은 쓰면 쓸수록 그 실력이 늘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내 글을 읽어주는 지인들이 있기에 꾸준히 해 온 일이다. 이것도 시작한 지 석 달 정도다. 꾸준히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아무리 자신을 숨기려 해도 글에는 글쓴이의 향기가 밴다. 자신 없는 사람이 쓴 글에는 주저함이 묻어 있고, 오만한 사람이 쓴 글에는 단정적 표현이 많다. 정신없는 사람이 쓴 글은 구성력이 떨어지고, 지나치게 꼼꼼한 사람은 디테일에 치중하다가 핵심 줄기를 놓치기도 한다.”(87쪽, 1장 저널리즘 글쓰기의 기초)
내 글은 어떨까. 나는 어떤 사람일까. 내 글을 읽어주는 지인들에게 물어보고 싶다. 사실 글을 쓰다 보면 스스로 어느 정도는 느끼는 게 분명하다. 정말 재미있게 읽은 책은 하고 싶은 말이 폭포처럼 쏟아지지만, 읽어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책에 대해서는 피상적인 단어들만 나열하는 것을 말이다. 이 책을 읽는 동안에는 열심히 뭔가 공부하고 정리해서 시험을 봐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래서 서평에 무엇을 배웠는지 정리해보고 싶었지만, 그러면 너무 뻔한 서평이 될 거란 거부감이 들었다. 책을 통해 좀 배워서 그런가 평범하게 쓰고 싶지 않았다. 비록 창의적인 글이 되지는 못하겠지만.
글쓰기는 정말 매력적이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것처럼 기자, PD, 아나운서가 될 것은 아니지만 나만의 브랜드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다. 그래서 나는 앞으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잘하는 콘텐츠를 꼭 만들어낼 것이다. 그리곤 이 책을 다시 꺼내 소통 가능한 언어로 표출하는 방법을 다시 꼼꼼하게 공부할 것이다. 지금은 독서가 먼저다. 하지만 그 언젠가를 대비해 소통하는 글쓰기 능력에 대한 저자의 말을 남겨본다.
“지식 노동자는 새롭게 쏟아지는 지식과 정보를 선별해서 대중에게 필요한 것을 대중이 가장 잘 받아들이기 쉬운 콘텐츠로 재구성할 줄 알아야 한다.”(19쪽, 1장 저널리즘 글쓰기의 기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