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이라는 말은 지겹게 들어 왔지만 통일에 대한 입장을 물으면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막막하다. 통일은 아주 먼 '미래'의 일이거나 '대통령' 같은 사람들이 정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는가? 이 책은 귀여운 그림으로 그러나 무겁게 묻는다. 지금 '당장' '당신'이 통일을 할지 말지 결정해야 하는 입장이 되면 어떻게 하겠냐고. 이 책이 궁금해서 이 글까지 읽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가정이 섬뜩하지만 꽤 재밌다고 생각할 것이다. 아래는 책을 읽고 난 소감이기도 하지만, 정치적 선택을 위한 가이드북이라는 이 책을 선택하기 위한 가이드리뷰기도 하다.원래 아는 게 1도 없어도 상관없다. 이 책을 일단 펴고 (페이스북에서 수없이 해본 심리테스트처럼) 몇 가지 질문들에 대해 순서대로 양자택일을 하다보면 나의 유형이 정해진다. 너무 쉬운가? 해보면 알겠지만 이 유형은 의외로 내가 예상한 답과 다르다. 여기서 1부를 열심히 읽을 동기가 생긴다. 아는 게 없어서 답이 다른거라면 1부를 다시 읽고 선택을 바꿔보라. 1부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제대로 하기 위해 필요한 정보가 이슈별로 핵심만 간략히 정리되어 있다. 북핵 문제를 10페이지 안으로 정리했다니, 한번 읽어볼 마음이 들지 않는가? 내가 고르지 않은 답을 고른 사람들도 나름 다 생각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된다. 그래도 내 답은 왜 이것인지 모르겠다면, 이제 생각보다 복잡(단순)한 나의 판단의 근거들을 찾아보는 게 좋다. 2부에서 제시하는 다양한 입장들을 읽으며 뜨악하고 끄덕이다보면, 1부의 답을 수정할 기회와 함께 내가 가진 편견, 내가 중시하는 가치에 대해 알아볼 기회가 찾아올 것이다. 읽고나면, 통일이 대박인게 아니라 통일을 이렇게까지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 내가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 대박이라는 걸 알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