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물어도, 예스
메리 베스 킨 지음, 조은아 옮김 / 황금시간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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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피플>, <보그>, <앨르> 에서 2020올해의책 으로 선정이 되었고

그 유명한 작가 스티븐 킹이 아름다운 소설이라고 극찬한 메리베스 킨의 장편소설

다시 물어도, 예스.

미국 뉴욕 외곽에서 벌어진 40년에 걸친 두 이웃의 인생이 담긴 이 소설은

단순히 재미, 흥미 위주의 소설은 아니었다.

그래서 페이지를 넘기는 일이 쉽지 않았지만 다 읽고 난 후에는 여운이 길게 가는 것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소설 다시물어도 예스는 경찰관인 프랜시스 와 브라이언이 뉴욕 외곽인 길럼에 이웃으로 살게 되면서

길고도 긴 인연이랄지 악연이랄지

40년의 인생을 공유하게 된다.

프랜시스는 외로움 가득하지만 가족에 충실한 레나와 결혼해 세 명의 딸을 낳고

브라이언은 정신적으로 불안한 아내 앤과의 첫번째 아이를 사산하고 아들 피터를 낳는다.

프랜시스의 막내딸 케이트와 브라이언의 아들 피터는 같은 해에 태어나

태어난 순간부터 서로를 알아가며 우정 그리고 이후 사랑에까지 빠지게 되는데



그렇게 시간이 흐르는 사이 브라이언의 아내 앤의 정신적 불안함은 더 깊어지고

감추거나 모른척하고만 있을수는 없게 드러난다.

가족 중 누군가 심각한 정신적인 문제를 겪는다면 그것을 감당해야 하는 다른 가족들의

고통은 감히 상상하기도 힘든 일이지만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에 희생을 강요하기에도 어려운 일이고

그 문제를 벗어나기 위해 도망친다고 해도 비겁하다고 손가락질 하기에도 어렵다.

단순히 이웃이라면 그 사람을 멀리 하고 왕래하지 않으면 끝이겠지만

가족은 어떻게 해야 하지?

남편 브라이언은 앤의 정서적 아픔을 모른척 한다. 도망가고 싶어한다.

아들 피터는 엄마 앤의 남다름을 알고 있지만 모르고 싶다. 사랑하고, 사랑받고 싶고

떨어져있어도 그 먼길을 혼자 찾아갈만큼 보고 싶고

하지만 증세가 심해지고 결국 타인에게 피해를 줄만큼 앤의 상황은 좋지 않다.



피터와 케이트가 가까워지는건 두 집안이 모두 꺼려했다.

두 어린 아이가 밤에 집을 몰래 빠져나가 치기어린 결혼을 약속하고 돌아온 날

피터의 엄마 앤은 브라이언이 집에 숨겨두었던 권총을 꺼내어

집에 찾아온 이웃 프랜시스에게 발사, 크나큰 비극을 안겨주었다.

이 일을 계기로 피터와 케이트는 연락이 끊기게 되고

앤은 구속되었다가 정신병원에,

브라이언은 아들 피터를 자신의 동생인 조지에게 떠넘기고 사우스 캐롤라이나 인지 노스 캐롤라이나 인지

먼 지역으로 떠나버리고 연락이 끊긴다.

프랜시스는 죽을 고비를 넘겼지만 얼굴의 반쪽이 거의 날아가버린거나 마찬가지이고

한쪽 눈은 의안으로 해야 할 정도가 되었지만

아내 레나의 극진한 보살핌으로 다시 경찰서에 사내근무를 할 수 있게끔 호전이 되었다.




그런데 인생이 참 생각대로 흐르지는 않는 것인가보다.

자기를 위해 그렇게 희생하고 돌봐주었던 아내 레나와 몇 년째 설레이며 부부다운 생활을 하지 못하다보니

프랜시스는 우연히 집 파티에 참석한 이웃인 조앤에게 오랜만에 설레게 되고

그렇게 외도를.

자녀들은 분노했고, 가장 분노해야 할 아내 레나는 남편을 받아들인다.

인생에는 많은 굴곡이 있고

예상치못한 난관을 항상 맞닥뜨리게 되는데

다시 물어도, 예스 를 다 읽고 나서 나는 용서 라는 커다란 주제를 두고두고 생각하게 되었다.

이 소설속의 주인공들은 참 강인했다

쉽지 않은 인생을 살아가면서 자신들의 삶에 가장 큰 비극의 원인이 되었던 누군가를

미워하고도 결국엔 용서를 한다.

미움보다 큰 용기가 용서라는 것을 난 안다.

레나는 프랜시스의 외도를 용서했다.

프랜시스는 자신에게 총을 쏜 앤을 용서한다.

피터는 자신을 버리고 간 아버지 브라이언을 이해하고, 엄마 앤을 다시 삶속에 받아들인다.

케이트는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고 알코올중독에 빠진 피터를 여전히 사랑한다.



케이트와 피터의 결혼생활은 녹록치 않았다.

어릴때부터 오로지 서로만이었지만 운명적인 사랑이 온전한 행복을 보장하진 않는다.

그래서 피터는 케이트에게 물어본다.

우리의 결혼생활이 이렇게 되는걸 알았더라도 너는 내 프로포즈를 승낙했을까?

케이트는 말한다.

그때도, 지금도 내 대답은 예스야.

잘 살아가는게 참 쉽지 않은 그런 평범한 가족들의 인생이 잘 녹아든 소설.

그래서 한 장 한 장 어렵게 책을 넘겨가며 읽었고

스티븐 킹이 왜 아름답다고 이야기했는지 이해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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